차이나 서비스로 배우는 UX
01. 들어가기 앞서, 요즘 가장 핫한 트렌드
요즘 가장 핫 한 단어 중 하나가 메타버스(Meta-verse)다. 여기저기 메타버스 이슈로 온라인 서비스를 만들 때 가장 고려해야 할 기술, 기능, 조건 등으로 언급된다. 메타버스는 메타(Meta)와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미디어에 담긴 새로운 세상, 때로는 디지털화된 지구라고 해석되기도 한다.
메타버스는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거울세계, 가상세계로 분류한다. 가장 익숙한 증강현실 메타버스는 현실 위에 가상의 이미지, 신기한 물건, 판타지적 세계관이나 이야기 등을 덧씌워서 만든 세계다. 대표적인 예가 몇 해전 유행했던 포켓몬 고이다. 라이프로깅 메타버스에서 우리는 삶의 기록을 텍스트, 영상 등으로 다양하게 공유한다.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SNS 플랫폼 등이 해당된다. 거울 세계는 현실세계를 거울에 비추듯이 메타버스 안에 구현해서 더 효율적으로 많은 것들을 할 수 있게 하는 세계이다. 지면 지도를 온라인으로 옮겨 둔 구글 맵이나 전화로 배달 주문을 하던 것을 온라인으로 옮겨 놓은 배달의 민족 등이 이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가상 세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로 각종 온라인 게임이 대표적이다.
메타버스는 최근 급부상했지만 없던 개념은 아니다. 점차 기술의 정교화, 디바이스의 발전, 사용자의 학습 숙련도 등이 종합적으로 상승세를 이어나가면서 현재 붐으로 형성된 것이다. 이러한 메타버스는 특히 중국의 각종 대형 플랫폼에서 기능처럼 일부를 적용하거나 세계를 융합하면서 빠르게 커지는 양상을 펴고 있다.
02. 텐센트의 메타버스는 어디까지인가?
실례로 매출의 1/3이 게임이 차지하는 텐센트는 전 세계에서 시가 총액이 10위 권 안에 드는 기업이 됐다. 유튜브와 페이스북과 같은 라이프로깅 메타버스 또한 시가 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메타버스를 통한 플랫폼 사업자가 제조나 유통업을 넘어서고 있다. 나이키와 같은 재화 브랜드도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각종 니즈가 반영되면서 메타버스를 화제로 이끄는 동인 요소로 작용했다.
위에서 언급한 텐센트는 소프트웨어 생산뿐 아니라 메타버스 투자에 열을 올린다. 위챗을 중심으로 스냅, 스포티파이와 같은 기업을 핵심 주주일 뿐 아니라 다양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함께 하고 있다.
특히 텐센트가 4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에픽의 포트나이트(Fortnit)는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게임을 제공할 뿐 아니라 MZ세대들의 커뮤니티로도 이용된다. 각종 전문영역을 가진 사용자들은 질적 수준이 높은 세계를 직접 구성할 수도 있다.
넷플릭스도 우리의 경쟁자는 HBO가 아니라 포트나이트라고 할 정도로 위상이 대단하다. 포트나이트는 단순하게 가상세계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MZ세대들이 또래들과 함께 음악을 듣기도, 아바타로 영화를 보기도, 공연을 즐기기도, 방송을 하면서 현실세계와 연결하거나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존재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었다.
텐센트가 최대 주주로 있는 쏘울(Soul)은 증강현실과 거울세계를 반영했다. 중국의 10대들에게 폭풍적인 인기를 끄는 쏘울은 현실 세계처럼 데이터, 디지털 재화, 콘텐츠를 유통하기도 하고 가상화폐인 쏘울 코인을 사용해 각종 거래활동을 발생시키는 서비스이다. 특히 사용자에게 맞는 친구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로 낯선 사람과의 소셜 네트워킹이 가능하게 한다.
사용자는 포트나이트라는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기도 쏘울에서 새로운 사람과 친구를 만들기도 한다. 텐센트는 이러한 경험에서 그치지 않고 스냅과 스포티파이 투자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스냅에서 제작되는 AR 콘텐츠와 스포티파이의 음원 콘텐츠는 텐센트의 메타버스 세계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징동, 핀뚜오뚜오와 같은 이커머스 또한 텐센트가 구성하는 메타버스 안에 융합되면서 현물 재화뿐 아니라 디지털 재화도 거래시킬 수 있는 기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03. 메타버스로 사용자에게 주고 싶은 경험?
당연히 텐센트는 수익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한다. 약 1200개의 온라인 서비스에 투자 중이라고 전해질 정도다. 사용자가 메타버스라는 또 다른 세계에서 무엇이든 잘 누리게 하기 위한 채널을 구현하고 그 속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텐센트는 이미 위챗이라는 메신저를 통해 사용자의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고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확장하는 에코시스템(eco-system)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텐센트의 이종 채널과 다양한 콘텐츠들이 합쳐진다면 그 영향력은 막강해질 것이다. 모든 건 텐센트의 가상세계에서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가 영위하는 세상에 일순간에 제약이 걸렸다. 불과 3~4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사용자는 자유로움을 원한다. 가상 세계의 세계관, 가치, 사물, 지형과 스토리에 반응한다. 그리고 현실세계에 없던 이들을 알게 되고 취향과 관심사를 통해 만나 소통하기 시작한다. 자신이 세운 계획과 이루고 싶어하는 것들을 성취해 나가면서 디지털 자산을 취득하기도 한다. 텐센트가 구축한 메타버스를 통해 사용자는 탐험하고, 소통하며, 성취감을 얻게 될 것이다. 현실세계 이상의 세밀한 개인화를 통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