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다.
사실은 당신이 나를 좋아하는 걸 알고는 있었다.
다만, 그것이 나의 회피형 마음에 반하는 일이라 모른 채 무구한 척했던 것일 뿐.
그렇게 몇 해나 흘렀는지 모른다.
숨겨야 할 것들은 오히려 더 부추겨 당신에게 보이고, 보였어야 할 것들은 자연스러운 것 마냥 구석진 자리를 찾아 숨어가고 있었다.
남아버린 잔해들을 애써 모아가며 당신을 하나하나 맞추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너무 늦게 알아버렸나.
그래도 한결 가뿐해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