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는 마음의 벽이다.
이 글은 「나의 지난 5년간의 브런치는 실패했다!」의 속편이다.
지난 글에 많은 브런치 작가분들이 라이킷해주시고, 댓글로 많은 응원을 받았다. 좋은 제안을 보내주신 분도 계셨다.(다만, 그 제안의 최종 수락 여부는 아직 숙고 중이다.) 그 모든 분께 깊은 감사를 표한다.
그와 동시에 나는 나의 글을 천천히 복기해보았다. 나는 지난 글에서 내 브런치가 실패한 이유를 '실력을 기르면... 의 함정', '아마추어리즘과 귀차니즘에 의한, 기회를 잡지 못한 어리석음', '퍼스널 브랜딩 대신 은둔형 외톨이'의 3개의 키워드로 설명했다. 하지만, 이 3개의 키워드도 나의 그동안의 나약함의 본질에는 아직 접근하지 못한 상태이다. 쓸데없이 장광설을 늘어놓은 면이 없지 않다.
나의 나약함, 실패한 브런치의 본질은 바로 부제에도 말했듯 마음의 벽이다. 나의 다른 글에서는 '아이 자아' 등으로도 표현했지만, 근본적으로는 마음의 벽이라 부르는 것이 맞다.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여러 이유로 마음의 벽을 쌓아놓고, 가족을 포함한 모든 타인의 접근을 거절하고 있었다. 나의 모든 공상, 상상, 망상도 모두 내 마음의 벽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원고가 눈앞에서 찢어지고 산산조각 날 각오'를 가지지 못하고 실력이 없다고 변명한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내 마음에 대해 터놓고 이야기할 자신이 없다는 것, 상처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작용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기에 프로가 되지 못하는 것도, 은둔형 외톨이로 틀어박혀버리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마음의 벽이 문제가 된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내가 지난 글에서 간단한 얼개를 소개한 두 개의 웹소설 구상도 사실 내 마음의 벽의 재질이다. '좋아서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진정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자기 자신이 그것을 더 잘하기 위해 더욱 갈고 닦기 마련이다. 숙련과 발전은 그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나의 웹소설 구상에서는 그것을 찾을 수 없다. 그저 망상 속에서 위안만을 찾을 뿐이다.
마음의 벽이 가지는 문제는 나의 발전을 막는 것뿐만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음의 벽의 문제는 드러난다. 아버지는 가끔 나를 한심하게 여기면서 "넌 아무것도 안하려고 한다."고 비난한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여동생이 고생하는 것이 안 보이느냐고 말한다. 나는 내 어머니가 새벽같이 일을 나가는 것도, 여동생이 아침 일찍 출근하는 것도 모두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지를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 히지만, 나는 마음의 벽에 둘러싸여 어쩌면 그것을 모른 체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또한 나는 막장 드라마의 빌런들을 향하여 지극히 파괴적인 공격성을 보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머리 속으로 「펜트하우스」의 악인 중의 악인 '주단태'와 '천서진'을 향해 이렇게 생각할 때가 있다. (물론, 배우분인 엄기준 씨외 김소연 씨에게는 아무런 원한이 없다.)
죽여라! 팔을 자르고 다리를 잘라라! 성대를 찌부러트려 말을 못하게 하고 뇌와 심장을 모두 파내어 불 속으로 던져버려라! 헤라팰리스를 파괴해라! 더러운 인류는 멸망해라!
...... 아무리 그래도 인류멸망이라니 너무 잔인한 급발진이었나? 하지만, 나의 마음의 벽이 만든 파괴적인 공격성을 날것으로 말하고자 했다. 나는 그런 내가 너무 충격적이어서, 애써 막장 드라마를 무시하려고 컴퓨터 앞에 틀어박히거나 게임에 빠진다. 마음의 벽을 단단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단단해진 마음의 벽은 그들에 대한 파괴성과 공격성을 올리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그렇듯, 마음의 벽은 나의 모든 문제와 연결되어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나의 출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들이 100미터 달리기를 한다면, 나는 나의 마음의 벽을 상대로 높이뛰기를 하거나 부수거나 해야 한다. 최근 1인 기업, 1인 출판 등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마음의 벽을 그대로 두고 하는 1인 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나는 어찌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