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레 서점_두더지북클럽
두더지는 보이지 않는 땅속을 파고들어 갑자기 지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철학자 다니엘 벤사이드는 이러한 두더지의 습성을 근대성과 정상성의 견고한 질서를 뒤흔드는 저항의 이미지로 삼았습니다. 두더지는 계획되지 않은 지점에서 불쑥 출현하여, 우리가 일상적으로 오가는 길을 끊고 전복하며새로운 길을 낼 것을 요구합니다.
‘두더지북클럽’은 두더지의 이러한 저항의 몸짓을 독서와 사유의 방식으로 전유하고자 합니다. 하나의 책을 그저 정연한 텍스트로 읽는 것이 아니라 맥락과 이해를 파고들어 책의 질서를 가로지르는 읽기를 시도합니다. 완성된 독서가 아니라 균열을 내고 돌연 다른 맥락으로 연결하는, 출몰의 읽기를 목표합니다.
북클럽의 첫 번째 주제는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입니다.
‘두더지북클럽’은 말(지시)과 사물(대상)이 어긋나는 장소성을 사유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사유가 시작하는 이 ‘반 공간’을 푸코의 회화론과 『헤테로토피아』를 통해 탐색하고자 합니다. 『말과 사물』의 서문에서 언급된 ‘공통 자리(lieu commun)’와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에서 제시한 ‘칼리그람’(calligramme)은 함께 펼쳐놓고 살펴봐야 합니다. 푸코는 마그리트의 회화를 ‘흩어진 칼리그람’으로 읽기를 제안하였고, 우리는 푸코의 시선을 빌려 한 권의 ‘책’을 ‘흩어진 텍스트’로 보고 읽기를 시도하고자 합니다. 정상성을 교란하는 반-장소—‘헤테로토피아’—가 어떻게 불시에 출몰하는 사유의 가능성이 될 수 있는지, 그 여정을 함께 하길 기대합니다.
* 일시: 2024년 5월 29일(19:30~21:30), 6월 5일(19:30~21:30)
* 장소: 무아레 서점(서울 동대문구 천호대로 89길 9, 2층)https://www.instagram.com/moire_books/
* 인원: 10명
* 참가비: 2만원 (전체 4만원)
* 공지사항
* 신청: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lWgkac5frv3xzWHuyCy60mVTyj477bcz8XKlLxSqFjO-cDw/viewfo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