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은총 Apr 10. 2022

그대 마음 꽃 피울 수 있다면 겨울도 견딜 수 있어

‘꽃피우다’ 노래에 얽힌 이야기

노래에도 생명력이 있다고 믿는 편이다. 노래를 만들 때와 시간이 지나고 나서 떠오르는 생각과 마음이 다른데, 특히나 이 노래의 경우는 더욱더 그렇다.


제목과는 다르게 제법 쌀쌀했던 날에 이 노래를 만들었다. 마냥 사랑스러울 것 같은 노랫말과는 다르게, 노래를 쓸 당시의 나는 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했고, 그 사랑이 간절했던 나는 사랑을 위해서 긴긴 겨울을 견디고 있었다.

 

 노래는 나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건반만 누르면 되는 코드가 4개뿐인  노래처럼  마음은 읽히기 쉬웠고, 화려하지않은 노랫말처럼 특별한  하나 없었으니까. 너무 사랑해서 일까, 사랑 앞에서  자신감이 없었던  같다.




긴 사랑의 열병이 끝나고, 한동안 이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실패한 사랑의 노래같았달까. 더이상 사랑 노래를 쓸 자신이 없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낭만을 이야기하는 게 맞을까 하는 근원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 이 노래를 따뜻한 봄날에 꼭 발매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더 늦어지면 안될 것 같아서 지난 겨울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꺼내어 노래를 부르는데, 뭔가.. 좋았다. 이 노래가 참 좋다고 느껴졌다. 나 뿐만 아니라 함께 연주하던 밴드 친구들도 그렇게 느꼈다.


노래 작업을 마치고 발매하기 전에 완성된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니, 제각각 느끼는 바가 다른 것 같았다. K는 예비신부와 노래를 들으며 결혼을 이야기했고,  B는 부모님과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가 떠오른다고 했다. 사랑을 쏟을 존재,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쏟았던 존재에 대한 생각이 오고가는 걸 보니 참 묘하다.


나의 사랑 가득 심어
그대 마음 꽃 피울 수 있다면
겨울도 견딜 수 있어


사랑을 주어 열매를 맺는 삶은 어떨지 아직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꽃피우다'라는 노래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이 있었음은 분명하다. 때론 이 모든 것들이 과분하고 벅차다는 생각도 들고.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 더욱 감사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래서일까, 요즘은 노래가 나를 닮았다는 말이 참 좋다.


따뜻한 사람이 되어야지. 받은 만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위은총 - 꽃피우다

https://youtu.be/uX2Ij_Mxpyo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