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위은총 Feb 28. 2024

난 사랑이 겁이 날 만큼 참 어렵더라

'마음이더라' 노래에 얽힌 이야기

몇년 전 한 뮤지션이 라디오에 나와서 어버버하는 영상을 보았다. 평소 이미지는 똑부러지고 당찬 성숙한 소녀의 느낌이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라디오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실수하고, 웃기만 한다. 알고보니 당시 DJ에게 반했고, (지금은 헤어졌지만) 결국 그 둘은 교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랑 앞에서만 서면 바보가 되는 건 잘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버버하고, 평소 본인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보이는 건 어쩌면 사랑의 힘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나다울 때 나의 매력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글쎄.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얼마나 나다울 수 있나 싶다.




짝사랑은 참으로 이상한 마음이 들게한다. 어떻게든 내 마음을 숨기려는 자아와, 내심 상대가 내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자아가 충돌한다. 그에게 작은 초콜렛을 건네는 행위에 적힌 마음을 어떻게든 숨기려 툭 던지다가도, 그걸 찰떡같이 알아듣고 읽어주었으면 하는 짝사랑의 굴레에 빠지고 만다. 덤으로 얻는 것은 이불킥.


그래서 짝사랑은 아름답기도 하다. 상대를 더 오래 보고 싶은 마음과 상대에게 부담을 주어선 안된다는 마음이 제법 공존하기에. 나의 마음이 이루어지기보다 이 사람과 함께하는 순간에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일테니까. 물론, 고백하면 거절당할까봐 그런 것도 있겠지만.


그냥, 이게 내 마음이더라 싶은거지. 꼭 알아달라는 건 아니지만, 뭐..


가끔씩 마음이 삐져나와서
그대도 알았으면


그래도 짝사랑은 짧게 하자. 힘들어.


p.s : 이번 곡은 처음으로 일렉기타를 직접 연주했다. 그래서 제법 허접하다. ㅋㅋ 알게모르게 음향적으로나 편곡적으로 많은 시도를 했는데, 정작 노래를 들어본 이들은 기타와 목소리만 나오는 노래의 첫소절이 제일 좋다고. 하하



위은총 - 마음이더라

https://youtu.be/qXMOg7_wpN0?si=zD8XFhfynpTkFODg

작가의 이전글 사랑하지 않을 핑곌 만들려 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