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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hongmin Jan 04. 2022

2021년 큰일난 2년 차 개발자 회고

큰일 났다고 느꼈다

큰일이다.


2020년에 회사에 취업해서 개발자 명함을 가지게 되었고,

2021년 올해를 보내며 2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그리고 2022년 믿기지 않게 3년 차 개발자가 되었다.


2021년 한 해는 정말 걱정과 고민이 많은 해였다.


2020년은 회사의 코드와 서비스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던 해였고,

2021년은 어느 정도 적응된 개발력으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조금씩 발을 담갔다.


잘하고 있는 건가?

걱정과 고민은 2021년 중반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다.

주된 주제는 이거였다.


잘하고 있는 건가?


초반에는 완전 신입이다 보니 상용 반영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다른 분들이 코드를 한 번이라도 봐주신 후 QA를 받고 상용에 배포를 했다.


어느샌가 유지보수를 잘하는 신입과 주니어 사이 그 어디쯤이 되어있었다


그러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 신뢰와 믿음(이라 쓰고 바빠서라고 해석)을 바탕으로 QA만 통과하면

특별히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상용에 배포를 하기 시작했다.


QA 팀이라는 안전막이 하나 더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잘 짠 코드인 건가에 대한 걱정과 부담은

날이 갈수록 쌓여 갔다.


이제 PR 문화가 도입될 예정이긴 하지만 이전까지는 없었고,

또 검토 요청을 해도 코드를 봐주실 시간도 여유롭지 않아서

봐주신다고 해도 큰 문제가 있는지 여부만 확인한 후 검토가 끝났다.


일반적으로 회사는 알아서 잘해야 한다

이건 아직 스타트업이고 관련 문화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면서

또 회사는 일을 가르쳐주는 학교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걸 이미 알고 있었고

또 나는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개발력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배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하지만 알아서 잘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중간중간 좀 더 공부해보려고 이런저런 방법들을 기웃거렸었다.

회사에서는 파이썬을 써서 파이썬 책도 사서 봐보고

이런저런 강의도 찾아서 들어봤는데 만족스럽지 않았다.


말 그대로 괜찮은 선생님을 찾지 못했다.

기초 설명들은 많은데 실무에 어떻게 사용해야겠는지 모르겠는 그런 느낌.


31살 때 개발을 시작하고

제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을 앞두고 있다 보니

얼른 자리 잡아야 한다는 조급한 마음이 앞서기도 하고,

반대로 전공 지식이 없으니 처음부터 차근차근히 공부해서

실력을 쌓아간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걱정만 하다가 2년 차가 끝나버렸다.

팀에서 요구하는 개발은 어느 정도 해낼 수 있게 되었지만

내가 짠 코드에 대한 확신이 없다 보니

내가 잘 성장하고 있는 건가 에 대한 계속되는 의구심이 쌓여갔다.



전략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이제는 결단이 필요했다.

내 실력을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그래서 2021년이 끝나가는 즈음에 결단을 내렸다.


2022년에는 자바를 공부해서 기초 체력을 탄탄하게 한다.


이 결정을 내릴 때까지 나름 고민을 엄청나게 했다.


파이썬을 사용하는 회사에 다니면서 자바를 공부하는 게 맞는 걸까


이 결정에는 이런 생각들이 뒷받침되어있다.


- 2년 차까지 이런저런 시도들을 해봤지만 아직 파이썬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하지 못했다.

    - 나름 공부는 잘하는 편인데 아직 개발에 대한 기본을 명확히 지니고 있지 않아서 그런지 공부 방향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 자바는 파이썬과 같은 객체지향 언어로 아직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OOP에 대한 컨셉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 회사 코드도 완전 파이써닉하게 짜여있진 않아서 먼저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았다.

    - 그리고 어떤 질문을 하면 자바 기반으로 예시를 들어주시는 경우가 많아 은연중에 자바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 자바를 더 빠르게 잘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 대용량 트래픽에 대응하는 실무 사례 등이 파이썬보다 자바 기반으로 레퍼런스가 많고, 인프런 김영한 님 강의 등 내가 선생님으로 삼을만한 강의가 잘 마련되어있다.

    - 회사 내에도 파이썬 경력보다 자바 경력이 많은 분들이 많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 일단 하나를 잘해야 다른 것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1~2년 내에 이직할 생각이 없다.

    - 이직 생각이 있으면 이렇게 시간이 더 들어가는 결정을 하진 않았을 텐데, 이직 생각보다는 개발을 좀 더 잘해서 회사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다.

        

나름대로의 치열한 고민 끝에 나온 생존 전략이다

나는 나름대로 전략을 세운 거다.


지금까지 해온 방식이 맞지 않음을 느꼈고

저 연차일 때 남에게 손을 안 벌리면서

가장 빠르게 지식을 잘 습득할 수 있으면서

그 지식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나름 최선의 방법을 찾으려고 고민했다.


이제는 이전처럼 이런저런 방법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할 여유가 없다.

신입과 주니어의 경계에서 발버둥 치며

이제 곧 가장이 되는 이 시점에

개발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가지고 가고 싶진 않다.


이전에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제 3년 차가 되는 시점에 하나의 방향을 정해서 꾸준히 해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꾸준히 하면 된다

결단을 내린 12월 말부터 여유 시간에 자바를 공부해나가고 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니 배우는 게 명확하다

기존에도 일을 하면서 그때그때 궁금한 것들을 찾아가면서 공부를 해나가기는 했지만

그 하나하나의 조각들이 잘 이어지지가 않아 체득되는 정도가 좀 덜했던 것 같다.


이 방법을 왜 사용하고 이 기술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고 등등

개발에 대한 이런 체계적인 이해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어서 지식을 체득하는 데 있어서 한계가 있지 않았었나 하는 걸 깨닫고 있다.


교육과정이라는 게 이래서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교육과정을 통하지 않아도 계속하다 보면 늘 수도 있지만,

난 나의 소중한 시간을 전략적으로 잘 쓸란다.


돈도 없는데

시간이라도 효율적으로 써서

ROI 라도 제대로 뽑아봐야지.


남들 눈치 볼 거 없다.

그냥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치열하게 고민해서

행동하자.

그게 내가 성장하는 가장 빠른 길인 것 같다.


정말 2022년에는 많이 성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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