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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eze Dec 31. 2023

다시 못 올 지난 날을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2023년의 자연스럽고 단정한 생활


다시 못 올 지난 날을 난 꾸밈없이 영원히 간직하리

그리움을 가득 안은 채 가 버린 지난 날

잊지 못 할 그 추억 속에 난 우리들의 미래를 비춰보리


유재하의 ‘지난날’ 노래 가사 그대로 꾸밈없이 지난 날을 그대로 간직할 수 있을만큼 좋았던 2023년. 소소하게 평안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일기를 찬찬히 돌아보니 늘 그렇듯 치열하게, 나아가려고 고군분투하며 노력했구나. 늘 진심으로 고민하며 일했고, 사람들에게 더 나누고 싶었고, 성실한 고독의 시간을 차곡차곡 쌓으며 나를 돌아보고, 나를 알아가고, 나를 돌보는 시간들이었구나. 나 스스로와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더할나위 없었다. 이번에는 일기장과 메모, 노션 회고와 앨범을 함께 돌이켜보니 크고작은 이벤트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변화까지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물컵에 물을 채우기보다는 물잔의 크기를 키우는 한 해였기를, 단단한 기본기를 위해 생활력을 다진 한 해였기를. 내년에는 단단한 일상 위에서 더 커진 물잔 안에 다채로운 감각을 채워야지. 더 자유롭게 더 재밌게


2023 things

1. 올해는 나만 생각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고 챙기고 나누자는 마음을 자주 먹었다.

2. 조급해하거나 화내지 않고, 여유로운 마음을 갖자는 다짐을 자주했고, 나의 진짜 욕망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많았다. 욕망의 모양, 욕심의 모양을 세심하게 조각했다.

3. 배움과 도전, 책임과 신뢰에 대해 생각했고, 그냥하는 일 없이 고민하고, 의미를 생각하며 임했다

4. 정갈하고, 단정한 삶. 가장 큰 변화이지 않을까. 소비와 생활에 있어 단순, 단정, 정갈이라는 키워드로 살아냈다.

5. 아무것도 안했다고 해놓고,

-<사계절 취미 잡화점, 호비클럽으로 오세요> 출간, 올해가 가기 전에 세종 도서로 선정되며 2쇄 증쇄, <우는대신 걸을게요> 밀리의서재 전자책 출간

-생애 첫 북토크와 강연

-마스3기, 핍사이더, 베터 커뮤니티 꾸준히 참여

-35권 완독, 읽고 있는 책까지 하면 거의 50권의 책을 읽었다.

-백패킹, 골프, 수상스키를 꾸준히 했고, 요가에 빠졌다.

-발리, 도쿄, 가와구치코, 통영, 충주, 양양, 가평 가족, 친구들과 여기 저기 많이도 돌아다녔다.

-이사를 했고, 청계산 근처의 이 집에 온 뒤에 삶의 질이 수직상승했다.

-프립 에디터로 활동하며 2개의 글을 적었다.

-귀한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2024년에도 지금처럼만.

1. 태도는 진지하고, 분위기는 위트있게.

2. 여유롭게 다정하게, 주변 더 보살피기

3. 지금처럼 독서, 운동, 집밥, 가족 시간 철저하게 확보하면서 만족감 있는 생활하기

4. 중용. 필요한 만큼만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5. 꾸준히 글 써서 1권 더 출판하기

6. 빵빵하고 귀여운 엉덩이 만들기 - 운동 대충하지 않고 제대로. 최적의 조합과 시간대를 찾기.

7. 요가는 계속. 나의 몸과 마음을 위해

8. 커리어의 변화 만들기

9. 여행 더 많이 다니기

10. 안락함에 익숙해지지 않기

11. 취미를 지금처럼 꾸준히~~ 즐기기~~~~


내년에도 이런 무드로 자연과 가까이 하는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다정하고 따스한 태도와 말투를 잃지 않고, 자주 웃고 자주 떠나고 탐험하고, 고독한 글의 시간에서 깊어지고, 넓어지며 삶에 감사하며.


2023 로그.

1월 1일 청계산 등산으로 시작했다. 청계산으로 가는 길목의 동네가 마음에 들었다. 올해 청계산으로 이사오게 될 줄은 전혀 몰랐다. “객관적이고 솔직하게 나를 들여다보자. 미화하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고, 불편한 것들을 해결하자. 주변에 더 많이 신경쓰고 깊고, 알찬 사람이 되자” 라는 일기를 적었다.

1월 4일 여전히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다. 건강한 음식도 자주 해먹는 중

1월 9일. 잘하고 싶다. 뭘 잘하고 싶을까.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인정받고 싶다. 누구에게? 그러다보니 불안감이 생긴다. 똑부러지고, 판단력 있고, 조언을 줄 수 있는 경험이 있으면 좋겠다. 모든 건 필요한 만큼만. 그럴 수 있다 그럴 수 있다 생각하면서 천천히 호흡하자. 못된 말과 행동을 하지 말자. 할 일이 있고 사랑할 사람이 있고 기대할 것이 있는 상태

1월 12일 고등어 온소바를 배웠다. 1년 넘게 요리 동호회를 하며 음식을 배우고 있다.

1월 14일 혜정이네 집에서 회고를 했다. 모든 것에 목말라 있는 나에게 한 컵씩 같이 마시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요즘 읽고 싶은 책이 많다. 하고 싶은 것도 많다.

1월 15일. “나는 어떻게 살고싶나. 짧은 목표에 목매지 말고, 더 크게 넓게 보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고 그러기 위해 31살을 어떤 시간, 사람, 일로 채우면 좋을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습관의 기반이 되는 1년이면 좋겠다. 쉽게 그만두지 않고, 진심으로 내가 좋아서 하는 것들로 가득 채우고, 내 마음이 편하게 될 수 있는 것들. 너무 조급하게 불안하게 살지 말고. 내 삶은 이미 감사할 것들로 가득하다는 점을 생각하고, 욕심은 내려놓고, 감사하며 살자. 삶 자체가 선물이다”

1월 16일 we eat book club 기록을 시작했다

1월 18일 생일이었다. 별 생각없이 지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온 가족이 건강하게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했다. 컨퍼런스에 갔다가 동네 삼겹살집에서 가족들과 밥을 먹고, 딸기 케이크를 먹었다. ‘진짜 마음대로 살 수 있는 용기’를 갖고싶다.

1월 20일 장줄리앙 전시를 봤다. 역시 모든 건 모아두어야 의미가 있다. 나도 흩날리지 않게 계속 저장해야지. 일에 대해 요즘 하는 생각은 명확하게 생각하고, 명확하게 말하기. 의사결정은 빠르게 하기. 인사이트와 주관을 갖고 방향성을 갖기. 신뢰를 얻기 위해 책임을 다하고, 기본적인 것을 지키기.지나간 것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기. 자유롭게 상상하기.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기. 자연스럽게 여유로우면서 줏대있는 선택을 하는 사람. 계속 새로운 걸 하자고 하고, 좋은 걸 공유하는 곁에 두면 콩고물이 떨어지는,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다. 계속 그러고 싶다. 몸 상태가 계속 좋지 않다. 두드러기와 족저근막염이 심하다. 요즘 책 많이 읽어서 좋다.

1월 21일 설 연휴다. 광주의 찜질방 가기. 야외의 찜질방에서 찜질하고 먹는 삼겹살과 맥주 끝내줬다. 캐나다 체크인을 보고 랑이에게 사랑을 많이 줘야겠다고 생각하다가 tv를 보고 사랑을 다짐하는 모습에 사랑도 모방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방이더라도 마음은 진짜면 사랑의 모방도 괜찮지 않나. 발리 여행이 얼마 안남았다. 아직 숙소도 아무것도 예약 안했지만 뜨거운 여름에 누워 전혀 다른 세상을 누릴 내가 설렌다.

1월 23일. 만트라 : 나는 35살에 나의 작업실과 브랜드가 있고, 월 2000이상 벌며 건강한 일상을 유지한다.

1월 25일. 영어 성적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튜터링 꾸준히 해야지. 스트레스 받지마. 별 거 아니야~

1월 26일. 귀찮고 피곤한 느낌. 이 느낌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시간을 쪼개서 생각해보자.

1월 28일 패밀리 백패킹 크루와 운탄고도에 갔다. 아름다운 운탄고도에서 사랑으로 가득찼던 귀했던 백패킹. 엄마이모삼촌의 웃는 모습을 더 자주 보고싶다. 민국이도, 숙모도, 남편도. 요즘의 나는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성장하려는 노력보다 그저 밥해먹고, 좋아하는 드라마보고, 과일먹고, 운동하는 소소한 일상이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래도 되는걸까 하는 불안함이 있지만, 불안해하며 억지로 끌려다니느니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를 성숙시키자. 괜찮다. 지금도 아무것도 안하는게 아니다. 충분하다. 애쓰고 있다. 이 과정들을 그저 체화시키자.

1월 31일 갈망하는 것을 제대로 정의하자. 읽고 싶은 책을 모두 적어두자.

백패킹, 일기, 원고


2월 2일 요즘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엄청 치솟는다. 욕심 과욕부리지 말고 하나씩 소화하기. 이 안에서 매몰되지 말고, 누릴 수 있는 신뢰와 자유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의 일을 만들 것. 가능성을 키울 것. 서비스가 아닌 비즈니스를 볼 것. 산업과 고객을 볼 것. 단순히 서비스가 아닌 세심한 감도와 대범한 안목, 넓은 시야를 가지자. 어떤 사람들이 어떤 산업에서 뭘 팔고 있는지 다각도로 이해해야 해.

2월 3일 송길영님 북토크에 갔고, 갑자기 약속 시간이 남아서 어노니머스 프로젝트 전시를 갔다.

2월 4일 남편이 원하는 건 존중이라는 걸 이해했다.

2월 9일 본디 서비스 붐이 일어났다. 모든 것은 한 때

2월 7일 열정이 넘치다가 다시 무기력해지는 순간인가. 나는 정말 빠르게 불타고 빠르게 소진된다. 남편 줄 유화 세트를 사고, 엄마를 위한 숙소를 예약했다. 사람들에게 못되게 굴지 말자. 나이스하게 대하자.

2월 9일 we buy work 를 만났다. 3년 뒤에 우리 모습이 궁금하다! 했더니 3년도 길다 우리 만난게 고작 2년이야 했던게 생각난다.

2월 10일 플랜트 동호회에서 했던 소포라 심기. 지금은 죽었다.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한 건 해야할 것들을 제때하지 않아서다. 해버리고 마음에서 치워야지. 취미 유랑단처럼 전국을 다니면서, 계절별로 하고 싶다. 책 속에 등장하는 장소들에서, 취미를 파는 호비트립, 호비시네마..

2월 11일 안전한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따뜻한 밥과 집, 건강한 몸,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자유로운 친구들, 인정받는 회사. 더할나위 없다. 모든게 괜찮지만 안주할 필요는 없다. 무언가를 더 해보기에 충분한 시간. 나는 무엇을 해보고 싶을까. 이 삶을 어떻게 채우고 싶을까. 찰나의 즐거움 말고, 삶 전반에서의 만족감. 발자취와 궤적이 쌓임으로써 더해가는 가치들. 나의 이 삶이 얼마나 귀한지, 귀하게 지켜진건지, 귀하게 지켜가야 하는지. 엄마오빠남편삼촌이모숙모와 보내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꼭 성취를 해야할까.

2월 13일 오늘은 아빠 제사였다. 음력 1월 23일. 내가 3살, 아빠가 34살일 때 돌아가셨다. 아빠라고 불렸지만 어린 나이. 절을 하면서 내가 아빠의 몫까지 더 행복하고 귀하게 이 인생을 살아내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아빠목의 삶만큼 더 누릴거야. 28년 전의 오늘 30살의 엄마는 어떤 하루였을까. 어떤 마음이었을까. 삶은 뭘까. 28년이라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마어마한 억겁의 시간, 한 사람을 키워낸 시간, 그렇게보면 하루, 일주일, 일년 10년이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내가 어마어마함을 가졌다. 심지어 누리고 있다.

2월 14일 요즘은 나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싱크대 수리를 했다. 1500원이면 고칠 수 있는 거였는데 그동안 방치하고 살았다. 사소한 일에 화를 내지 말자. 그럴 수 있어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여유롭게.

2월 16일 꽃시장에서 꽃을 잔뜩 사왔다. 남편과 엄마를 위한 꽃. 10분 안에 골랐지만 좋아하는게 분명해서 고르기 어렵지 않았다. 봄을 주변에 가장 먼저 선물하는 사람이고 싶다. 냉소적이 되지 말자. 눈빛에서 모든 걸 느낀다. 다정해지자. 나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따뜻하게!

2월 18일 러브앤피스 멤버들을 처음 만난 날이다. 이 때는 알았을까. 우리가 올해 1년 안에 얼마나 진한 시간을 나누게 될 지.

2월 19일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삶의 만족을 가져온다. 요즘은 어글리어스로 샐러드를 자주 해먹는다. 아주아주 좋다.

2월 22일 스트레스로 새벽에 눈이 떠졌다. 해결할 일을 해결하고, 미움 대신 사랑을 하고, 냉정하게 깔끔하게 대처하자.

2월 23일 할 일을 모두 마치니 밤 11시. 이제 내시간이다. 오늘 호비클럽 교정본을 받았다. 다시 수정해서 보내야 하는데 기쁜 일을 충분히 누리지 못했다. 언제나 떳떳할 수 있는 삶을 살자. 이번주의 나는 조금 지쳐보이지만 책임을 다하고 있다. 일하며 이게 맞는건지 답을 모르겠다. 결정할 게 하루에도 수십갠데 내가 선택한게 옳은 선택인가. 어떤 근거로? 헷갈리면 공부하고, 생각하고, 깊게 고민해보자.

원고와 일기

3월 1일 여권사진을 찍었다. 뉴서울cc로 라운딩을 나갔다. 여행이 하루 남았다.

3월 2일부터 3월 12일까지 발리에 있었다. 올해 최고의 순간들. 나에게 큰 변화의 지점이 될 것 같았는데 정말 그랬던 날들이다. 노트 하나를 빼곡히 채웠다.

3월 16일 정신없이 바빴다. 그래도 점심에 샐러드 먹고 양재 산책하며 봄을 느꼈다. 어느덧 초록 싹이 올라오고, 꽃이 핀 곳도 있다. 계절이 바뀌었다. 내일은 가벼운 봄자켓을 입어야지. 피곤하긴 하지만 화나거나 스트레스받거나 예민하진 않다. 한 번 비운 덕분일까. 몸도 마음도 무겁지 않고 개운하다. 마스3기에 가입했다. 주변에 내가 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을 잔뜩 두고 싶어서 투자했다. 나를 위한 환경을 만들어야지.

3월 17일 재택이 없어졌다고 불평하지 말고, 재택 때 누리던 아침을 잠시나마 누리자. 요즘은 저녁 11시쯤 자면 6-7시 사이에 잘 일어나진다. 몸이 가볍다고 느껴진다. ca 첫 활동으로 입주식 파티를 열었다.

3월 18일 영덕을 갔다. 고래불해수욕장에서 대게를 먹고, 연수원에서 하루를 잤다.

3월 25일 성수에서 마음에 쏙 드는 반지 하나를 샀다. 골프레슨하고, 냉이된장국, 냉이전, 달래장을 해먹었다. 옷방정리와 집 청소, 이불 빨래까지했던 날.

3월 26일 알레그리아에서 아형님을 만나 좋아한다는 샴푸를 선물 받았다. 나는 요즘 내 마음이 싫다. 자꾸 누군가를 싫어하고 질투한다. 놓치고 싶지 않은 건 일하는 사람으로서 성실하고 기민한 태도, 의사결정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철학!

3월 28일 필라테스와 골프 연습을 습관처럼 다니고 있다. 머리는 가볍고 몸은 피곤한 날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3월 29일 목련홀이 있는 용인으로 골프 라운딩을 나갔다. ttc 고민이 많은 날들.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무얼까. 테니스 정신을 바탕으로 ‘여유와 도전의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든다. 제품군의 제한 없이 테니스의 룰, 태도에 기반해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 메시지를 몰라도 구매할 수 있는 제품력이 기본이 된다. ttc balance를 알려주고,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3월 31일 책이 세상에 나왔다.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주변에 닿아야지.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 날 세상에 나왔다.

발리, 영덕, 운동, 골프, 출간


4월 1일 냉이솥밥과 쑥국을 해먹고, 이천 원적산으로 패밀리 백패킹을 떠났다. 연초록과 철쭉, 벚꽃이 모두 아름다웠던 백패킹. 진달래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에 담기지 않고 눈에만 담기는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다.

4월 2일 자고 일어났더니 어제보다 한층 초록이다. 쑥을 캐와서 까눌레를 가져다 준 친구에게 좀 가져다줬다. 손톱을 짧게 깎고 마사지를 하니 너무 개운하다.

4월 3일 아침에는 커피를 내리며 적극적으로 아침을 챙기고, 점심에는 양재천을 산책하며 봄을 누렸다. 여름같아진 날씨. 퇴근하고 회식을 했다. 팀장님은 연신 우리가 좋다고 하셨고, 우리는 연신 누군가가 싫다고 했다. 더 알고, 공부하고, 달려들어야지. 발 빼고 있지 말고, 다시 달려들자.

4월 5일 도토리에 싹이 났다. 주변에선 오늘부터 책을 받았다고 연락이 왔다. 나는 작은 사람이지만 그래도 나의 이야기는 크겠지? 옛 동료선배가 봄이 와서 나를 기억해줬다. 봄이 오면 나를 기억해주신다고 했는데. 요즘 매일 라운지에서 사인회다.

4월 8일 제철을 맞이하러 뜻한바에서 식사를 하곤 내 삶을 정성스럽게 짓겠다고 다짐했다.

4월 10일 핍사이더 2기를 하면서 샐러드연맹 웅님과 먼데이루틴을 한다. 매일 들꽃과 자연을 들여다보며 기록하는 일상이 아름답다.

4월 11일 인터뷰가 나왔다. 작가의 인터뷰라니.

4월 13일 이사할 집을 보러 다니고 있다. 채광이 잘 들고, 회사에 가까운 집.

4월 15일 수민과 이태원에서 요가를 했다. 발리 이후에 오랜만에 원데이 요가였는데 에너지가 좋았다. 끝나고 프리랜서의 삶에 대해 듣고, 교보문고에 놓인 내 책을 구경했다. 저녁엔 친구의 청첩장 모임.

4월 18일 자체 이벤트를 열었다. ‘인생에 사랑은 필수입니다. 왜냐면 원래 그럼. 좋아하는 것을 계속 좋아하세요. 반드시 행복해집니다’ 문구가 새겨진 수건을 대량 구매했다.

4월 19일 다이버 2.0 서비스 오픈날이다. 융님과 하사이시조 캔들나이트 공연을 보러 갔다. 여름날 정동길에서의 연주와 끝나고 노포에서의 저녁까지 여름날 같았던 날. 여름봄여름밤. 궁금했던 친구를 함께 만났다. 나의 실행력의 농도에 대해 생각했다. 안정적인 범위 내에서의 작은 뛰어듬. 이것도 충분하지만 더 후회없게 살아야지.

4월 20일 엄마의 생일 기념 저녁. 58살과 59살의 차이는 모르겠지만 아직도 체감이 안된다는 엄마.

4월 22일 오랜만에 혜정을 만났다. 요즘은 일하는 환경에 대한 고민이 많다. 프리워커 기획자의 레퍼런스를 주섬주섬 모아봐야지. 드림포레스트라는 대학생 강연 요청이 와서 고민하다가 하기로했다. 취미의 중요성, 디깅의 경험을 알려줘야지.

4월 23일 핍스홈에서 먼데이루틴 마지막 날을 보냈다. 그리곤 저녁에 슬아언니와 산티아고 영화를 봤다. 그 날들이 많이 많이 생각났다.

4월 26일 소소문고 전시를 갔다. 누군가의 기록을 들여다보는걸 좋아하는데, 정말 시간이 부족해서 연장해서 봤던 전시. 특히 씨드키퍼 대표님들의 일기가 너무 좋았다. 이 날 사온 디깅노트를 정말 잘 사용했다. 피곤하다고 하면서 궁금한 사람들의 생각에 대해서는 욕심을 놓을 줄 모른다. 누군가의 날 것의 생각을 보는 것만으로 용기가 생기고 무언가 하고 싶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도 하고싶다는 발걸음으로 옮겨지는 건 대단한 힘.

4월 27일 다와님과 호비클럽과 클로즈닡클럽 협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일요일 아침 니트 책갈피를 만드는 호비클럽 프로그램. 함께 할머니가 될 때까지 취미를 하자던 호비클럽 친구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바빠졌다. 마스 3기 오프라인 모임을 했다. 마스3기에서 멋진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4월 29일 4월은 여러가지 일들로 정말 달려왔다. 돌아보고, 나를 챙기는 시간이 부족했다. 프로젝트 오픈, 일들을 벌리고, 약속을 잡느라 집밥을 해먹고, 일기를 쓰고, 운동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그래도 줄어들었지.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 한 번 멈추면 다시 시작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천천히 뛰더라도,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주는 필라테스를 3번이나 하고, 탄천을 걷고, 된장국과 봄나물, 쭈꾸미 볶음에 밥을 먹었다. 요즘 브레이크 포인트라는 테니스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정말 좋다. ‘내 무기는 포핸드도, 서브도 아니고 마인드셋이다’

4월 30일 친구가 창업한 서비스의 마케팅을 도와주기로 했다.

핍사이더, 전시, 준비, 백패킹


5월 1일 클로즈닡 프로그램과 북토크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들. 오히려 이런 것들을 준비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리되고, 명료해진다.

5월 3일 생애 첫 북토크. 감상이 너무 길어 한 줄로 남길 수 없다.

5월 6일 전 세계를 누비고 싶다. 근데 갑자기 그런생각이 들었다. 세계를 누비면서 나의 세계를 넓힐 수도 있지만 내 생각과 감정, 경험과 지식이 깊고 넓어진 상태에서 세상을 만나면 더 다채롭지 않을까. 대화의 폭이 달라지고 사람들이 나에게 얻어가는 것도 다르지 않을까. 더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그러려면 내 생각이 더 깊어야겠지.

5월 7일 아침 8시 30분 웅님과 스타벅스에서 만나 모종과 씨앗을 받았다. 함께 할 수 있는게 뭘지 신나게 떠들었다. 소소한 작당에 대한 비슷한 고민이 있었는데, 지금만 하고 싶은 것들이 있고, 작은 작당이 큰 기회로 연결되기도 하니 우선은 하고 싶은 작은 작당을 지속할 것! 오후엔 골프 대회를 보러갔다.

5월 8일 신촌에서 대학생들을 위한 강연을 했다.

5월 11일 호비클럽 미팅을 하고 왔다. 한남동 앤트러사이트. 지속가능성을 위해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5월 12일 몽자네서 집들이. 이렇게 귀한 사람들이 있을까.

5월 14일 페퍼톤스의 21세기의 어느날이 너무 듣고 싶어서 뷰민라에 갔다.

5월 15일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해. 내가 이룬 것에 집중해. 내가 진짜 갖고싶은 것에 집중해. 따릉이 타고 여름을 즐기는 날들.

5월 18일 gq 파티에 갔다. 화려해라.

5월 19일. 오드리 책방 북토크. 반가운 전회사 동료들을 응원하러 갔다.

5월 20일 경험과 지식,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찾아내자. 수익보다는 경험을 만든다는 것에 의의를 두자. 기대치를 맞추자. 욕심은 티가 난다. 기버가 되자.

‘계절의 시선’ 북토크를 하러 주말 아침 연남동으로 갔다. ‘소만’이었던 날. 달래버터를 만들어갔다. 올리비아를 만났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너무 좋은 친구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5월 22일. 3박 4일간 영덕에서 명상 수련. 정말 바라고 바래왔던 시간. 먹고, 자고, 책 읽고, 걷고, 명상하는 시간들. 핸드폰 없이, 콘텐츠 없이 온전하고 충분하고 행복했던 시간들. 명상이 여기, 지금에 집중하는 것이라면 나의 취미도 모두 명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단한삶이라는 책과 아로마오일, 핸드폰 없이 쥐어진 시계. 바다를 보고, 숲을 걷고, 너무 행복했다. 또 가고 싶다.

5월 28일 피크닉 전시를 보러 갔다.

5월 29일 써닝포인트cc 라운딩. 너무 좋은 사람들과 즐거웠던 라운딩.

5월 31일 에너지가 붕 떠있고 정신이 산만하다. 내 상태가 떠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처음해보는 여러가지 일들을 준비하다보니 몸과 맘이 편하지 않은 기분이다. 정말 좋아하는 박연경 작가의 습작을 선물받았다.

호비클럽, 북토크, 강연, 명상, 전시, 골프

6월 2일 편하게 살아도 좋아. 다만 대충 말고 정성들여서 살아야지.

6월 4일 준비하는 내내 여러 고민이 많았던 프로그램 모객이 쉽지 않았다. 호암미술관에서 김환기전을 보고왔다.

6월 5일 <우는 대신 걸을게요> 전자책을 출간하기로 했다. 이사가 결정되었고, 이사준비가 시작되었다. 이사준비, 가족여행준비, 책 홍보 한 번에 할 게 많다. 세상 모두 내 맘대로 되지 않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즐겁게 하기. 간소한 삶. 고독. 자연주의. 나만의 윌든.

6월 6일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책 한줄 한줄 너무 좋다. 최근 근본적인 고통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어떤 즐거움도 즐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닳으며 ‘고통의 근본적인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했다.

6월 7일 오늘 하루 어영부영 보내지 않아야 남은 6월을 끌려가지 않을 수 있다. 스스로에게 자신을 가지기 위해 내가 할 일을 생각을 갖고 일하기. 더 효과적으로, 더 의미있게. ‘몰라서’ 라는 말로 무지에서 비롯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 공부하고 싶다. 오늘의 오카사이 ‘진정으로 기쁜것’은 뜨거운 라떼와 시원한 바람이었다. “철학자의 일이 삶을 더욱 좋아하게 만든는 것이라면 쇼니곤은 철학자다. 쇼니곤의 글을 몇시간 읽고 나면 색채가 더욱 선명해 보이고, 음식은 더 맛있어진다” 철학과 취미를 엮은 글을 적어보고싶다.

6월 8일 호비클럽과 함께 할 수 있는게 무얼지 고민하기 위해 프립과 미팅을 했다. “뭘하고 싶어요?” 라는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많이 듣는다. 단순히 호기심으로 뛰어드는건 그만하고, 나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6월 10일 인천 스카이72 골프 라운딩. 갑자기 비가 쏟아졌다.

6월 11일 북한산 진관사 코스로 등산을 다녀왔다. 아직도 겁이 많은 나에게 ‘해봐! 가봐! 할 수 있어! 잘했어! 별 거 아니야’를 외쳐주는 엄마. 내가 뭐든 거침없이 뛰어드는 건 뭐든 해보고 가보라고 용기를 주기 때문일까. “한 번 포기하면 계속 못해. 올라와야 보이는게 있어. 올라와봐!” 라고 했던 말이 지금까지도 크게 울린다. 요즘의 나는 여전히 내가 얼마나 의존적이고, 이기적인지 자주 마주한다. 그동안 참 많은 것들을 받으며, 누리며, 편하게 살아왔구나. 이제 나도 주변에 나누고, 그들도 편하게 행복만 누릴 수 있도록 짐을 나눠야지

6월 17일 규동을 배우고, 일찍 퇴근해서 맥주를 마시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놓고

6월 18일은 절망에 빠진 날. 이 순간이 너무 좋아서 멈추고 싶은게 아니라 나만 멈추고 있는 것 같아서 세상 모두가 같이 멈춰줬으면 좋겠는 마음이 들었다. 혼자 내려서 누웠다 가면 되는데 그러지 못해서 끌려가며 이유없는 눈물을 흘렸다. 나에겐 이미 감사한게 가득. 여기 있는 걸 놓치면서 다른데 침흘리지 말자. 이 날은 신나게 수상스키도 타고, 스크린 골프도 치고, 머리도 했는데 왜그랬을까.

6월 20일 올리비아의 멀하트 촬영을 도왔다.

6월 21일 하지의 여행. 엄마, 이모와 당일치기 제주도로 떠났다. 1년에 잠깐만 열리는 거문오름길을 가려했는데 알고보니 기간이 끝났다. 오름 갔다가, 서핑까지 한 알찬 당일치기 여행 덕분에 길어진 낮을 제대로 즐겼다. 내년엔 꼭 기간 맞춰서 오기로.

6월 24일 더 많이 배우고 경험하고 나만의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여전히 나는 어딘가 나에게 정말 잘 맞는 삶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지금은 내 삶의 20%를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원하는 균형 감각은 무엇인가. 이루고 싶은 삶의 모양은 어떠한가.

원스키는 박력과 스피드가 생명인데 요즘은 원스키를 제대로 즐기고 있다. 박연경 작가 그림을 사고 싶어서 보러갔는데 아직 나에겐 조금 무거운걸까.

6월 26일 클로즈닡과 함께한 호비클럽 북토크. 다와님의 집과 삶의 방식이 너무 좋다. 따뜻하고, 기분 좋았단 모임. 이 날 배운 책갈피로 종종 주변에 선물을 만들어 준다.

6월 27일 강점혁명을 다시 하고, 희님과 강연을 들었다. 나의 1등 강점은 ‘행동’. 그 날의 기록과 나의 강점을 다시 돌아봐야지.

6월 29일 서촌을 돌아다니며 세상은 여전히 단순한 쓸모의 유무보다 귀여운 것들을 찾는다고 적었다. 화면이 담을 수 없는 현실의 향, 빛 , 음악, 무드, aura

아침, 등산, 제주, 스키, 호비클럽, 강점혁명


7월 1일 엘리멘탈을 봤다. 이사 준비를 하는 겸 요즘은 청소와 정리에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당근을 하고, 물건과 공간에 제 쓰임을 갖게 하고, 항상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려고 한다. 집이 쾌적하면 뭘 해도 기분이 좋다. 눈에 거슬리는 물건 없이 적당한 온도와 습도까지 지켜지면 정말 좋다.

7월 2일 한강 수영장에 다녀왔다. 예전에 잠실의 수영장 좋았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너무 많아서 즐기기 어려웠다.

7월 4일 출근 전 아침 한강에서 수상스키를 탔다. 꼭 해보고싶었는데 정말 좋았다.

7월 7일 러브앤피스 멤버들과 가평 아난티를 갔다. 이게 세번째 모임이라니 정말 놀랍지만, 일요일엔 닭볶음탕먹고 집에 가는 길에 갑자기 두물머리로 향하기도 했다. 소서에 했던 여행 정말 행복했다. 요즘엔 당근사과주스를 갈아먹는다. 휴롬 착즙기 최고.

7월 12일 카이막 만드는 걸 배우고, 걸어가는 길에 시원한 생맥에 치킨을 먹었다.

7월 15일 양양 여행. 바다에서 신나게 놀고, 다음날 서울 올라올까 하는 길에 다시 펜션을 잡고 더 풍덩 빠져서 놀았다.

7월 23일 ttc에 대해 여전히 고민이 많다. ‘모르겠다. 어렵다’는 말을 많이한다. 브랜드란 뭘까. 본질이 중요하다. 3일 동안 집의 모든 쓰레기를 버렸다. 쇼핑백과 공병, 유통기한 지난 것들. 흩어져있던 펜. 딱 필요한 것만 소비하고, 불필요한 것들에 욕심내지 말아야지. 정말 중요한 것에 시간과 마음을 쏟자. 내 세상을 키우고, 감도를 키우자. 알맹이 있는 생각과 말을 해야지.

7월 25일 이사를 했다. 청계산으로. 이 때부터 나의 모든 변화가 시작되었다. 수박과 자두, 포도를 마구마구 먹고 있다.

7월 30일 청!계산! 최!고! 따릉이 타고, 동네를 돌아다닐 수도 있고, 청계산 바로 아래 할무니들이 파는 야채와 과일도 살 수 있고, 집 앞 천을 따라 달리다보면 양재천과 회사까지 이어진다. 심지어 동네가 너무 조용하고, 공기도 너무 좋아서 진짜 삶의 질이 수직 상승했다. 출근길이 양재천 따라가면 되는 교통체증 없는 길인 것도 최고.. 아침에 청량리 청과물 시장갔다가 갑자기 충주의 계곡으로 놀러갔다. 여름에 풍덩! 푸웅덩!

7월 31일 발리에서 ttc를 따온 융님이 요가티칭을 해주셨다. 그리고 시작되었다. 이 날 부터 요가에너지로 가득찼다. 이 날 내가 뽑은 카드는 access to

이 날의 무드와 에너지도 좋았지만 다음날 어딘지 모르게 에너지가 가득 차는 느낌이었다.

수상수키, 이사, 바다, 계곡, 청계산, 요가


8월 2일 집과 회사 근처의 요가원을 찾다가 쿠르마요가를 가게되었다. 가정집에서 하는거라 많이 놀랐는데 심상치 않은 에너지가 느껴진다. 아침마다 비트, 당근, 사과를 갈아마시고, 쓰레기는 더 자주 내다 버린다. 건강을 위해 조금씩 부지런해지는 중. 일하면서도 뭐든 대충, 빠르게 하려하지 말고 디테일하게 한 번 더 고민해서 하자.

8월 9일 6일부터 8일까지 3일동안 인천 펜타포트 락페에 다녀왔다. 이번에도 집에서 출퇴근으로 다니느라 몸은 힘들었지만 1년 중 가장 행복한 이벤트.

8월 14일 통영 비진도를 다녀왔다. 차없이 고속버스를 타고 다녀온 3박 4일 여행인데 정말 좋았다. 첫날은 통영에서 요트투어하고 다찌에서 한 잔하고, 비진도에서 2박 3일을 보냈다. 그리스가 생각나는 맑은 물과 한적한 작은 섬도시. 사람들이 빠져나간 아침 시간의 풍경.

8월 16일 요즘은 하루하루 알차게 기분좋게 보낸다. 출근해서 가치를 만들고, 점심엔 샐러드와 산책, 저녁은 요가를 하고 나를 위한 일들을 한다.

8월 20일 가족들과 가평빠지로 물놀이를 다녀왔다.

8월 21일 도배를 다시했다. 주기적으로 요즘의 나는 어떤 상태인가, 요즘 내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질문한다.

8월 22일 sda라는 삼성 디자인상에 패션부문 대표로 나가게 되었다.

8월 25일 친구 단유 파티. 즐거웠던 금요일 밤.

8월 27일 청계산에 다녀왔다. 친구들이 아이들 데리고 놀러왔다.

8월 28일 오늘은 온도가 뚝 떨어졌다. 가을이 느껴진다. 급할거없다. 기분좋은 월요일 아침이다. / 밤 10시 푸른밤 오프닝을 들으려고 라디오를 키고, 따뜻한 티를 우렸다.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다.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면 막연한 기대가 아닌 올바른 선택을 하자. 낙관은 좋지만 가려진 불행을 모른척하진 말고, 겁나서 안개를 걷고 선택하지 못하지 말고 용기를 내자. 가슴을 열고, 몸을 깊게 쓰는 연습을 했다. 개운하다.

8월 30일 요즘의 일상이 좋다. 요가하고, 요리하고, 일기쓰고, 책읽고, 집을 돌보는 여유.

통영, 가평, 락페, 요가



9월 2일 dmz 피스트레인.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걸 알고, 갈 수 있고, 함께 해줄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 60살까지 춤추고 싶다.

9월 3일 요가와 싱잉볼명상을 하고, 건강하게 밥을 지어먹고 집을 돌봤다. 2일의 주말이 달랐지만 yin yang 조화가 좋다. 난 둘다 필요하다. 철원에 가며 나의 30살이 꽤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원하는 곳에 원하는 때에 갈 수 있는 소박한 자유. 책을 읽고, 조용하게 내 공간에서 쉬고, 자고 싶을 때 잘 수 있고. 운동을 하고, 밥을 지어먹고, 좋아하는 라디오를 틀고. 감사한 일 투성이. 요가 3개월 연장했다.

9월 10일 가을 준비. 가을 이불과 러그를 꺼냈다. 따릉이를 타고 4km를 달려서 삼겹살을 먹고 돌아왔다.

9월 17일 류이치사카모토의 ‘나는 앞으로 몇번의 보람달을 볼 수 있을까’를 읽고 청계산을 다녀오니 감각이 생생하다.

9월 19일 운동 + 가벼운 식사 + 따뜻한 티 + 독서 + 일기 + 쾌적한 집 모든 조합이 좋다. 요가를 하면서 몸이 변화함을 느낀다. 핑크색 요가 바지를 샀다.

9월 20일 sda 당일. 질의응답을 준비하면서 전반적인 흐름을 볼 수 있어 좋았다.

9월 21일 컨퍼런스 다녀옴.

9월 23일 가을이 되면서 비염이 심해졌다. 질좋은 수면과 식사에 대해 생각했다. 요가를 할 때 내가 편한데로 하면 무척 잘하는 기분이 드는데 선생님이 핸즈온을 해주시면 범위가 확 줄어든다. ‘아직은 여기까지가 가동범위에요’ 정확한 자세를 취했을 때 진짜 나의 한계를 알게된다. 대충 내가 편한대로 하면 나만 속이는 격. 정확하게 열심히 살자.

9월 24일 시간과 에너지가 적게 남았을 때 애매한 것에, 해야할 것 같은 압박에 낭비하지말고 잘 모아뒀다가 정말 하고 싶은, 쓰고 싶은 것에 잘 쓰자. 하고 싶은게 무엇인지에 집중하고 시간과 에너지를 아껴두자. 성실한 고독의 시간을 더 많이 쌓자. 결과에 스포트라이트가 비춰질때 과정이 부끄럽지 않도록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차곡차곡 쌓아가자. 내가 동경하는 건 자연스러운 사람. 자신만의 시간이 켜켜이 쌓여있지만 비밀로 부치는 사람. 부스스한 헤어에 흰색 티를 입고 환하게 웃는 사람. 더 많은 고독의 시간을 비밀에 부치는 것.

9월 28일 추석 기념 바에 가서 가족들이랑 행복한 시간. 그리고 연휴 내내 누뗀에서 글을 쓰고 읽었다. 가장 좋았던 건 우정도둑.

입체적인 사람은 매력적이다. 적당함은 독인가? 나는 나의 세계에 누군가를 초대할 수있는가?

yoga read book salad coffee juice vegetable fruit bycicle riding hiking mountain  

내 세계에 다시 글이 들어왔다. 부지런히 글을 쓰자. 서랍에 점으로 남아있지 않게. 나의 경험을 조합하자. 조금 더 여행해야겠다. 안락하고 쾌적한 삶에는 점이 찍히지 않는다. 바람을 쐬고, 산을 오르고, 바다로 떠나고, 사람들과 부딫히며 점을 찍고 돌아와야겠다. 그 점으로 그림을 그려야지.

9월 30일 어느때보다 쾌적한 상태. 집도 마음도 몸도. 떠들썩하고 흥겹게 보낸 여름을 보내고, 조용하고 느긋하게 가을을 보내고 있다. 밤이 길어진다. 책을 읽을 시간이다. 깔끔히 샤워하고, 조금 이른 캐롤을 틀고, 델픽의 우롱차를 내려 주황색 조명 아래 웅크려 앉을 시간이다. 새로운 문장과 철학을 읽고, 나만의 철학과 태도를 가다듬을 시간이다. 행복의 다른 말은 ‘요즘 쓰고싶은 말’이 있다는 것. 펜을 들게 된다는 것. 깊고 천천히 흘러가는 호흡이 적당하게 느껴지고, 유지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다.

요가, 독서, 따릉이, 샐러드, 야채, 등산, 글, 가을



10월 1일 이 집의 가을빛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이정도면 충분하다는 느낌. 더 바랄게 없다. 욕심이 줄어들고, 감사가 늘어난다. 남편과 청계산 등산.

10월 2일 남서울cc 골프연습 다녀왔다. 회사앞 헬스장, 골프연습장 등록.

10월 3일 어마어마한 공주 밤을 선물받았다. 밤같은 선물을 주고받을 때 어른이 된 기분이다.

10월 4일 건조하고 추운 요즘, 따뜻하고 촉촉하고 싶다. 요즘은 대단히 이룬 것도, 가진 것도, 성취한 것도 없는데 하루하루 순간에 집중하며 느긋하게 생활하는 시간의 만족도가 높고, 시간을 쪼개 많은 가능성을 탐구하던 시간을 지나 지금은 나에게 소중한 것들에 시간을 쏟을 줄 알게 되었다. 요즘은 마음 속 창이 크게 나있는 기분. 볕이 잘 들고, 환기가 잘 된다. 트렌디한 것들에서 한발짜국 멀어진 것 같지만 어쩌면 나는 자연과 가까운 지금의 삶이 더 중요한 변화다. 이사온 뒤 모든게 좋다. 더 깊어지고 싶다. 더 바랄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은 바랄게 있다. 더 깊고 깊어지고 싶다.

10월 6일 결혼 기념일 기념으로 도쿄 여행을 떠난다. 3박 4일의 도쿄 여행. 도쿄애드텤 이후 5년 만인가. 빛 좋은 도쿄의 날씨.

10월 11일 사샤세이건 x 심채경 북토크에 다녀왔다. 사샤세이건이라니…

10월 12일 첫 붕어빵.

10월 15일 결혼식을 갔다가 친척동생들을 데리고, 서촌을 돌아다녔다. 스태픽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올라이트에서 다이어리를 사주고, 리무브 팝업에 데려갔다가 deked에서 저녁을 먹었다. 나는 저녁까지 있다가 김겨울 무과수의 토크를 들었다. 압박에서 벗어나는 건 pressure가 0이 되는 상태가 아니라 그걸 관려하는 근육과 힘을 기르는 일이라는 것. 이제는 외부의 압박은 거의 없고 스스로의 압박만 남았다는 환경 조절이 단단해보였다.

10월 17일 갑자기 운동 하나가 늘었더니 조금 지친다. 아침에 깔끔한 집이 좋아서 저녁에 정리를 하고 잔다. 요즘엔 남이 보는 나, 전시하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나를 위해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봐주지 않고, 알아주지 않아도 성실하고, 개운하고, 말끔하게 먼지 없이 차곡차곡 쌓이는 성실의 시간들. 이벤트가 없는 시간이 더 귀한 요즘.

10월 22일 충분한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쓰며 나를 돌볼 수 있는 귀한 시간들. 모든것들은 ‘이게 무슨 소용있겠어’ 하고 무시당하는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요소를 추가하는 것. 밥먹고 바로 설거지하고, 조금 걷기. 귀찮아도 바디로션 꼼꼼하게, 먼지는 매일 닦기, 현관 정리. 반대로 생각하면 ‘이것쯤이야’ 하는 작은 생활습관만 무시하지 않는다면 내가 원하는 단정한 생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화려하지 않아도 정갈한 사람.

10월 21일 gmf에 다녀왔다. 이승윤의 ‘폐허가된다해도’ 가사가 너무 좋았다. 서기가 영원해도 난 마지막 나야. 잇몸 마를 정도로 웃었던 페스티벌 절대 사수하자.

10월 29일 파주의 콩치노 콘크리트에서 요가를 했다. 프립의 에디터로써 첫 글을 적으러 갔는데 공간도 시간도 너무 좋았다. 끝나고 친구들과 마장호수 산책도 아주 좋았다.

키워드. 감사와 평화로 가득했던 성실한 고독의 시간


11월 1일 요즘은 매일 운동을 해서 근육통이 꾸준히 있는데 이게 참 좋다.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느낌. 오늘도 너무 반듯이 있지말고 조금 구겨지자. 근력보단 생명력!

11월 2일 점심에 유진을 만나서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했다.

11월 3일 아부지 생일파티하러

11월 4일 충북 단양두악산으로 패밀리 백패킹. 충주호가 그대로 내려다보이는 정상석. 산은 와도 올 때마다 힘들다는, 85세에도 올 수 있을까 고민하는,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이 넘쳐나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가족들의 대화가 깊고 진하다.

11월 6일 까페 모호라는 공간이 정말 좋다. 통창의 까페와 지하에는 shape of time이라는 책방까지. 동네의 사랑방같지만 센스있는 언니같은 느낌. 블렌드 이응의 마음으로 살고 싶어서 원두를 사와서 커피를 내릴 때마다 생각한다. ‘이응의 마음으로 둥글게 살아가자’ 입꼬리를 자주 올리고, 가벼워지자.

11월 9일 다른 사람을 위해 들이는 시간과 에너지에 인색해지지 말자. 이기적이지 않게 경계하자. 2쇄 찍고 싶다는 다짐을 홍보팀에 전했다. 어려웠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던 날. 이름도 개념도 생소했던 프로젝트를 잘 마무리하고 싶어서 노력했던 시간들. 커리어에서의 나의 메시지가 흐려지지 않도록 방향성을 잘 잡자.

11월 10일 살이 빠졌다. god 콘서트를 다녀왔다. 산티아고의 주제곡. 공연에 가기 전에 프로퍼 커피바에서 책 한권을 뚝딱 읽었고, 정말 추웠던 하루.

11월 11일 깨끗해진 집을 보며 커피마시는 기분 끝내준다. 오늘 가고 싶었던 행사가 있었는데 결국 집에 있었는데 후회없는 선택이었다. 21년 가을에는 그 무엇도 충분하지 않다는 일기가 적혀있었다. 더 바랄게 없다는 요즘의 내가 읽으면서 같은 사람인가 싶다. 역시 모든건 지나가고, 지금은 정말 좋은 상태다.

11월 12일 고모같은 고모가 되고 싶다. 이 사랑을 어떻게 보답할 수 있을까.

11월 13일 베터에서 요가 기록을 시작했다. 요즘 oum과 yin&yang의 개념이 너무 좋다. 모든 것은 새옹지마, 변하기 나름.

11월 15일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읽습니다’를 읽고 작은 시도들을 하는 중. 역시 계속 공부하고 배워야해.

11월 16일 호기심만으로 쉽게 움직이지 않는 요즘. 열정이 사라진 무기력이 아니라 축적의 시간이다. 에너지가 없는게 아니라 아껴두는 것. 일에서의 프로세스화와 경험의 축적, 아카이빙에 대한 고민이 많다. “무기력이 만연한 시대에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은 엄청난 자산이다”

11월 17일 올리부상무님을 만났다. 기본을 잘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는 안전한 기본이 아닌, 기본이 지켜진 위에서 색을 칠하는게 더 재밌는 것 같다. 김장을 한날.

11월 18일 혼자인 주말 재즈바도, 바다도 가고 싶었는데 막상 주말이 되니 내바운더리에서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고 싶어졌다. 빈야사 특강을 듣고, 양재꽃시장에서 아라우카리아와 남천을 사왔다. 나의 작은 트리! 예전에는 평범하게 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 재밌는 일이 이렇게 많은데 왜 이렇게 재미없게 살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것 같은데 자극적인 환경에서 벗어난 지금의 일상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소소하게 매일을 기록하고, 책을 읽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다.

11월 19일 잘 쉰다는 건 숨을 잘 쉰다는 것. 편안하고 깊게 느리게 호흡하며 가빠지거나 답답해지지 않는 것. 숨을 쉴 공간과 시간을 사수하자. 그게 나에게 잘 쉬는 것. 요가와 크리스마스는 나를 숨쉬게 하는 것. 붕어빵과 사우나는 나를 숨쉬게 하는 것.

페어웰 글을 적었다. 나는 사판과 이제 이별한다.(아직 못했다.)

11월 20일 프립 에디터로 ‘절기’라는 티하우스 인터뷰를 했다.

11월 21일 을지로 인현골방에서 새로운 경험을 했다. 좋은 스피커로 음악을 듣는 경험. 놀라는 내표정을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지 못한 일이 생길 수 있다’는 메시지처럼 정말 생각지 못한 경험이었다. 러브앤피스 친구들과 다정하고, 깊었던 시간. 감도의 레이어를 쌓았다.

11월 22일 에스콰이어 매거진 파티. 성수의 온갖 팝업을 돌아다니고, 매거진 파티에서 화려한 사람들 구경했다. 나는 인플루언서가 되고 싶은가?

내 책이 세종도서에 선정되면서 추천마크가 달리고, 2쇄를 찍는다고 했다. 문학은 4천종 정도가 접수되는데 그 중에 550종이 선정되는거라 정말 뿌듯한 선정.

11월 23일 동료의 무례한 발언들로 화가 나서 화장실에서 30분을 울었다. 다음엔 울지 말고, 정확히 말하자. 너 무례하다고. 네가 할 일을 하라고.

11월 24일 이번주는 외부 일정이 많았다. 취약해진 틈을 타 무너지지 않도록 다시 코어를 단단하게.

11월 25일 청계산에 친구가 왔다는 말을 듣고, 따릉이 타고 달려가서 만났다. 질투하나 없이 진심으로 행복하고, 잘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친구. 리스를 만들고, 위스키를 잔뜩 사온 날. 내 주변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고 싶다. 인터뷰 원고를 넘겼다. 요즘꺼내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빨리 꺼내놓고싶다.

11월 28일 뭐든지 원하는 자리에 원하는 걸 두고, 불필요한 걸 없애기 위해서는 매일 작은 노력이더라도 꾸준히 움직이는 수밖에는 없다. 무턱대고 없애거나, 무조건 많이 쌓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어디에 무엇을 채우거나 비우고 싶은지 알고 움직이는게 중요하다. 나의 ‘욕심의 모양’을 정확히 하면 달려나가는 타인들의 속도에 조급해지지 않고, 내 속도에 발맞출 수 있다. 욕심 많은 사람에겐 조급함이 늘 있는데 그게 비대해지지 않게 바람을 잘 빼주자고.

11월 29일 ca의 마지막 활동. 명랑온동회. 고생많았다. 1년 동안 동료들에게 공동의 추억과 가벼운 대화주제를 만들어주며 ‘물꼬를 터주는 사람’이 아니었을지.

11월 30일 나에게 에너지가 1%라면 가장 먼저 가지치기할 것과 마지막까지 힘을 모아 쓰고싶은 건 무엇일까. 외부 만남을 가장 먼저 끊고, 가족과 운동, 책읽기를 남길 것 같다. 48시간의 주말도 늘 이 기준으로 선택한다. 다행이도 주말은 5일에 한 번 오기때문에 매주 1%를 다르게 사용할 수 있다.

life is good!

예상치 못한 경험들


12월 1일 나의 인터뷰가 나왔다. 새벽배송으로 하리보 어드벤트 캘린더를 시켰다. 내년엔 차 캘린더 미리 시켜야지.

12월 2일 러브앤피스 멤버들과 연말 결산. 뭐하나 허투로 준비하지 않는 친구들, 양손에 선물 바리바리 싸오는 친구들 덕분에 깊고 진한 대화가 항상 가능하다. 대화카드, 모루인형 만들기, 롤링페이퍼 진짜 귀한 친구들에게 하나하나 보답해야지.

12월 3일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 날.

12월 4일 요가에서 ‘협응’을 배운 날. 최근에 퇴사나 휴직하는 분들이 많은데 왜 이제서야 밥을 먹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동료들과 더 자주 얘기하자. 새로운 프로젝트에 들어가게 되었다. 항상 모든 프로젝트를 3개월 뒤에 보면 빈 구석, 아쉬운 점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엔 정말 진심으로 꼼꼼하게 잘 해보자.

12월 5일 오픽 공부중

12월 7일 트러플크림리조또를 배웠는데 올해의 요리.

12월 8일 친구 신혼집 집들이. 나의 어렸을 적 동네에 신혼집을 꾸리다니. 컨디션이 계속 난조여서 힘들었다.

12월 9일 4년만에 조카를 만났다. 역시 실제로 보니사랑스럽고 너무 사랑스럽다..

12월 10일 10일 동안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하게 컨디션이 너무 안좋아서 당황스러웠다. 명확한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던가, 약속이 많았던게 아닌 것 같은데 에너지가 바닥났다. 이상한데, 이럴리가 없는데라고 반기를 들기보다 천천히 되돌아보기로 했다. 1일부터의 모든 생각과 활동을 되돌아보면 이유가 나올거다. 내 차는 항상 경고등이 꺼지지 않는다. 주로 ‘기동’에 이슈가 없는 워셔액, 엔진 점검 등의 이슈인데 지금 당장 달리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꼭필요할 때 없으면 제 때 해두지 않으면 곤란할 수 있는 것들. 집의 상태와 나의 상태를 연결하듯이 나는 늘 함께하는 차와도 비슷한 것 같다. 지금 당장 큰 일이 나지 않는 경고등을 무시하고 켜두다보면 하나둘씩 쌓여 큰 일이 되고, 엥? 갑자기/? 싶게 어리둥절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10일간의 root 와 alert 찾기 기록을 시작하고 나서는 결론이 났다. 충분히 그럴만 했다. 무리했고, 마음 쓰임이 많았다. 푹 쉬어야할 때다.

12월 14일 부터 16일까지 엄마와 일본 가와구치코에 다녀왔다. 산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후지산이 보이는 가와구치코에서 3일을, 그리고 도쿄에서 2일을 보내기로 했다. 이 또한 한 줄에 담을 수 없는 기록들. 꼭 독립출판물로 만들어야지. 어렸을 때는 엄마가 내 손을 잡고 다녔는데, 이제는 내가 엄마 손을 잡고 다닌다. 무언가를 해줄 수 있어 그것만으로 행복했던 여행.

12월 18일 날이 맑으면 늘 ‘오늘 후지 보이겠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12월 20일 매일 동료들이 산타처럼 선물을 하나씩 쥐어준다.

12월 22일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 가서 ‘사랑’ 포스터를 사왔다. 우리 집의 가훈. 원하는 오픽 점수를 달성했다. 뿌듯해라.

12월 23일 연휴 동안 집 정리. 옷방의 옷을 많이 비웠고, 화장대를 정리하고, 서울의 봄을 봤다. 당근을 많이 하는 중

12월 24일 푸에르자부르타 공연을 봤다. 즐겁게 웃으며 일하는 사람들의 에너지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 이번 크리스마스이브는 내가 나를 행복하게 할 줄 알아서 너무 행복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좋아하는 빵과 커피를 마시고, 여유로운 일요일의 감각이 느겨지는 월요일이었다. 주방의 위스키장을 만들었다. 남은 일주일은 더 버리고더 가벼워져야지.딱 필요한 만큼만, 딱 필요한 물건만.

12월 27일 위바이워크와 회고

12월 28일 책방 갔다가 괴물 본 소소한 휴가

12월 29일 치과갔다가 친구들과 선물 주고 받으며 따스한 마무리

12월 30일 눈이 펑!펑!왔다. 우와! 소리를 내고 눈사람을 맞고, 눈썰매를 타고 행복한 풍경을 맞이했다.

12월 31일 어제 새벽까지 나의 일기를 구경하다가 늦게 잤다. 지금도 눈 뜨자마자 또 일기 구경 중. 이제 배고프다. 밥해먹고, 올해를 보내줘야지. 올해는 정말 기분 좋게 보내줄 수 있다. 내년은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겠는데, 지금처럼 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올해의 책. @we eat book club

그 중 최고의 책은 우정도둑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규칙없음, 자이언트임팩트,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떨림과울림, 도쿄 큐레이션, 그냥하지말라, 아무목이나 끌어안고 울고 싶을때, 브랜드로 남는다는 것, 순간을 믿어요,. 뉴그레이, 계속 가봅시다남는게체력인데, 책과 삶에 관한 짧은 문답, 레이달리오의 원칙, 내가 가진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인생의 역사, 컨티뉴어스, 단단한 삶, 디테일의 발견, 날마다 좋아지고 있습니다, 모든 삶은 흐른다, 소크라테스익스프레스, 나는 앞으로 몇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화이트스페이스, 나자신으로살아가기, 스몰콜렉팅, 단정한생활자, 질문있는 사람, 그렇게 쓰면 아무도 안읽습니다. 자기계발의 말들, 멀리메일, 어떤 섬세함, 끝내주는 인생, 우정도둑, 도둑맞은 집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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