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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유소풍선 Nov 21. 2022

G

난 네게 반했어

난 늘 잘생긴 남자보다 예쁜 여자에게 눈이 간다.

17살의 내가 첫눈에 반했던 그 아이는 기숙사에서 바로 내 앞 방에 살던 G였다. 난 제법 낯을 가리는 편인데 그땐 어디서 용기가 샘솟았는지 다짜고짜 G의 번호를 땄다.


저 애랑 꼭 친해지고 말겠어!


지리적 이점(?)을 맘껏 활용하여, G와는 같은 반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엉뚱한 성격까지 무척 매력 있는 그녀였다.


전형적인 타입의 미녀는 아니지만 오밀조밀한 게 누가 봐도 그녀는 예뻤다. 처음에는 얼굴만 보고 좋아했지만 난 점차 G의 껍데기보다 알맹이가 더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람


G와는 단 한 번도 같은 반을 한적도 없고, 같은 대학을 가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따로 연락해서 만나며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작고 소중해서 가끔 너무 여린 아이가 아닐까 하던 그녀는 알면 알 수록 나보다 단단한 사람임을 느꼈다. 오히려 내가 위로와 조언을 얻은 편이라고나 할까. 지금은 아주 귀여운 남자아이를 하나 키우고 있는 그녀는 제법 어른이 되었다.


언제나 내가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까? 몰라도 괜찮아. 그냥 그녀가 언제까지고 행복하게 처음 만났던 그때처럼 활짝 웃고 있기를. 내가 반했던 그 미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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