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여름휴가 갑니다.
학교 진학으로 향한 서울말고, 크고 자란 포항으로 휴가를 온 지 오일째. 이젠 다시 휴가를 떠날 때가 왔다. 원가족 새가족 가족이 모여 오일을 한 집에 있다보면 별 것 아닌 일에 의견 충돌이 생긴다.
복숭아 때문이었다. 10년 전 방태산 자연휴양림에서 프로포즈한 뒤 7번 국도를 따라오다 산 복숭아 한 상자가 뿌듯했던지 남편은 아이한테 사줘야한다고 했다. 네이버에 영덕 복숭아 부터 검색해 복숭아 페스티벌을 찾아냈다. 누구보다 동네 사람 정보가 최고인 엄마는 누가 복숭아를 너무나 싸게 샀더라며 과수원에선 빨갛고 노란 상자를 사와야한다고 들떴다. 네비보다 먼저 지도가 익숙한 아빠는 영덕, 영해 길을 종이에 그려가며 머물 자연휴양림과 과수원과는 답이 안 나온다고 짜증 냈다.
복숭아는 과수원, 휴영림과 양립불가능 하다는 게 아빠 의견이었고, 과수원 의견을 낸 엄마가 못마땅 하다 했고, 왜 엄마에게 뭐라하나며 내가 맞써고, 민망해진 사위는 자리를 피하고, 복숭아를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는 나 때문인가 했다. 아빠는 속답답하다고 집을 받차고 나서고 사위가 위로에 따라 갔고 엄마는 그 와중에 아빠 밥을 차리고 뭐...
결론은 길가다 너무나 쉽게 복숭아페스티벌(이라 해도 10개 남짓의 부스)에 들러 복숭아 사서 휴양림에서 가족이 모여 삼겹살 가리비 구워 먹으며 술 한 잔 나눴다는 이야기.
조지훈 문학관, 주실 마을, 반딧불생태공원,별 관측관, 수비 계곡, 계곡 무료 슬라이드, 약수탕, 닭갈비와 약 닭백숙...
고향으로 휴가는 관광지 그 이상의 이야기와 푸근함이 있다. 아이 놀려고 쳐 놓은 해먹에 누워 엄마가 그런다.
“편한데... 눈물이 찔끔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