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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작나무 Jun 16. 2020

끝나지 않는 엄마의 퇴사 고민

어린이집에서 온 전화를 받고 회사에서 참지 못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엄마의 삶은 원래 이렇게 드라마틱한 것일까.


어린이집 등원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는데 여전히 등원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아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아이도 있다 하니, 마음 아프지만 아이를 맡기고 서둘러 출근길에 섰다.


처음 한 달은 등원 시 우는 날이 대부분이었지만, 두 달째 들어서는 매일이 우는 날이었다.


이는 종종 밤에 깨서 "아니야~"하며 잠꼬대를 하나, 울면서 "엄마 좋아"하며 옆에서 자는 내 소매를 붙잡으며 다시 추스르다 잠들곤 했다.


아이가 23개월이라 아직 말을 못 하지만 어느 정도 의사표현을 하는데, 어린이집에 대한 것은 모두 부정적으로 표시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선생님은 상담 때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잘 지낸다고 밝게 얘기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직접 서 아이가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도 없으니 어린이집 생활이 어떤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주부터 아이가 밤에 깨서 발작하듯이 울고 달래주어도 달래지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는 아이가 나를 때리거나 바닥을 치고 소리 지르는 등 거친 행동들이 반복되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고민 끝에 퇴소하기로 했지만, 이러나저러나 마음이 여전히 심란하긴 마찬가지.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면 이까짓 일이 문제냐 싶다가도, 의 퇴사나 남편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쉬운 결정 아니다. (나는 이미 육아휴직을 단축근무로 써버렸으므로.)


문득 작년 동창모임 나갔다가 10명 중 9명 전업주부 보고 안타까워했던 게 생각났다. 퇴사는 자발적이기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때가 더 많았으니까. 그들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각기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그들에게 존재하던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출산


그리고 10명 중 마지막 1명이었던 나마저 아슬아슬하게 회사생활을 연장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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