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서 온 전화를 받고 회사에서 참지 못한 눈물을 뚝뚝 흘렸다. 엄마의 삶은 원래 이렇게 드라마틱한 것일까.
어린이집 등원한 지 두 달이 훌쩍 넘었는데 여전히 등원을 격렬하게 거부하는 아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아이도 있다 하니, 마음 아프지만 아이를 맡기고 서둘러 출근길에 섰다.
처음 한 달은 등원 시 우는 날이 대부분이었지만, 두 달째 들어서는 매일이 우는 날이었다.
아이는 종종 밤에 깨서 "아니야~"하며 잠꼬대를 하거나, 울면서 "엄마 좋아"하며 옆에서 자는 내 소매를 붙잡으며 다시 추스르다 잠들곤 했다.
아이가 23개월이라 아직 말을 못 하지만 어느 정도 의사표현을 하는데, 어린이집에 대한 것은 모두 부정적으로 표시했다. 선생님도, 친구들도.
선생님은 상담 때마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잘 지낸다고 밝게 얘기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직접 가서 아이가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도 없으니 어린이집 생활이 어떤지 전혀 감이 오질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주부터 아이가 밤에 깨서 발작하듯이 울고 달래주어도 달래지지 않았다. 며칠 전부터는 아이가 나를 때리거나 바닥을 치고 소리 지르는 등 거친 행동들이 반복되었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고민 끝에 퇴소하기로 했지만, 이러나저러나 마음이 여전히 심란하긴 마찬가지.
힘들었을 아이를 생각하면 이까짓 일이 문제냐 싶다가도, 나의 퇴사나 남편의 육아휴직은 여전히 쉬운 결정은 아니다. (나는 이미 육아휴직을 단축근무로 써버렸으므로.)
문득 작년 동창모임에 나갔다가 10명 중 9명의 전업주부를 보고 안타까워했던 게 생각났다. 퇴사는 자발적이기보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때가 더 많았으니까. 그들이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없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각기 처한 상황이 다르지만 그들에게 존재하던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출산
그리고 10명 중 마지막 1명이었던 나마저 아슬아슬하게 회사생활을 연장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