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은 역시, 단연, ‘착하고 쾌활한 사람’을 연기한 것이었다. 스스로 연기를 잘한다고 착각하며 일찍 매너리즘에 빠진 연극배우처럼.
자기 멋대로 배설하는 못된 인간을 향해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재치’ 있는 농담을 건네며 이렇게 스스로 달래 주었다. ‘나는 좋은 사람이니까’
그건 단지 불편한 상황을 회피하기 급급한 보호 본능이었다. 오만하기까지 그 밋밋한 연기가 스스로를 갉아먹는 줄도 모르고.
후회는 과거의 부정적 기억이고 추억은 과거의 긍정적 기억이다. 추억보다 후회가 많은 삶을 산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