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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수많은 모기떼.

by 윤타

“숲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사방에서 귓가를 울리고, 수많은 모기떼가 마지막 붉은 햇살 속에서 대담하게 춤을 추고, 태양의 움찔거리는 최후의 눈길이 윙윙거리는 풍뎅이를 풀숲에서 해방시켰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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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하지만 아직 읽지 못했던 소설 중 하나였다. (사실 그런 책이 한두 권이 아니지만)


이 소설이 발표되었던 당시 노란 조끼와 푸른색 연미복의 베르테르식 복장이 유행했다는 컬러 자료를 준비하다가 문득 궁금해져 이 소설을 꾸역꾸역 읽었다. (색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그러다 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수많은 모기떼가 마지막 붉은 햇살 속에서 대담하게 춤을 추고”

멋진 글이었다. 역시 괴테라는 이름은 허명이 아니었다.


‘수많은 모기떼’를 상상했고, ‘수많은 모기떼’가 내 온몸을 물어뜯는 참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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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어젯밤 오랜만에 출현한 독한 모기에게 두 방을 물리고 괴로워했습니다. 만약 모기떼였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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