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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범준쌤 Jun 30. 2024

과신감과 자신감의 차이

몇 주 전 아침에 헬스를 하다가 허리를 다쳤다. 잠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몸도 제대로 풀지 않고 중량 스쿼트를 하다가 허리 근육과 인대를 다쳤다. 발목이 심하게 삐면 걸어 다닐 때 통증이 큰 것처럼 허리를 삐었다. '요추염좌'였다. 첫날은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커서 누워만 있었다. 


5개월 동안 헬스를 꾸준히 해왔기에 나를 너무 과신했다. "이 정도 운동하는데 몸을 대충 풀고 그냥 하면 되지 뭐!"라는 생각이었다.  


대학생 시절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2,3개월 정도 러닝을 꾸준히 하다 보니 기록이 점점 좋아졌고, 욕심이 생겨 올바르지 못한 자세로 무리하다 무릎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그때에도 나를 과신했다. '과신감'은 나의 몸과 마음을 결국엔 상하게 한다는 걸 그때와 지금의 경험에서 깨달았다. 지나치게 나를 믿다 보면 무리하게 된다. 그리고 과신감과 자신감은 다르다는 것을 더 느낄 수 있었다. 


그 차이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는 '나의 몸과 마음을 배려하는가, 돌보는가'이다. 나의 몸과 마음, 역량을 너무 믿다 보면 스스로 배려하지 못하고, 돌보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보다 훨씬 더 벗어나게 되고 몸과 마음은 삐그덕 거리게 된다. 


노트북 용량이 30분이 채 남지 않았는데, 3시간 이상 쓰려고 하면 당연히 노트북은 꺼진다. 그때에는 노트북을 탓할게 아니라 충전기를 찾아서 콘센트에 꽂아야 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배려하고 돌보는 행위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신감은 나를 믿는 것인 동시에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명확히 아는 것이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배려하고 돌보면서 할 수 있는 영역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이 과신감을 덜어내고,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길이지 않을까.  


조급함을 가지고, 과신감을 가지고 떠나는 여정은 불편하고 불안할 수밖에 없다. 조급이 아닌 꾸준한 조금의 마음으로, 과신이 아닌 자신으로, 계발이 아닌 배려와 돌봄의 태도로 편안하게 떠날 수 있는 여정이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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