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에 일어나 서울에서 강원도 평창으로 당일 출장을 가려던 날, 하필이면 폭설이 내렸다. 기차는 6시 기차, 내가 나온 것은 5시. 여유 있게 나왔지만 10분째 잡히지 않는 택시로 인해 내 마음은 분주해졌다. 항상 새벽에도 잘 잡혔던 택시, 그 택시가 이렇게나 소중한 것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올해부터 마음 챙김과 명상을 제대로 배웠으나 멘탈이 털리기 직전이었다. 새로운 클라이언트였고, 아는 분의 소개였기에 강의를 펑크 내고 싶지 않았다.
'그래, 아직 50분 남았으니까 대중교통을 타고 가자'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 지금 버스를 잘 타면 6시 기차를 간신히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카카오 택시를 놓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변에 없는 '블루 파트너스'를 계속 확인했다. 그때였다. 블루 파트너스 택시가 주변에 생겨 호출하기가 가능해졌다. 바로 클릭. 나는 그렇게 무사히 서울역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내 생애 가장 따스했던 택시였다. 얼어가는 내 마음으로 이OO 택시 기사님이 따스한 히터를 틀어줬다. 5시 40분에 여유 있게 도착하여 시간에 맞게 기차를 탔다. 그리고 안전히 내 목적지였던 국립평창청소년수련원에 잘 도착했다.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겼던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이 이번에는 참 어려웠다. 그래서 더 감사했다. 폭설에도 제시간에 맞게 나타나준 택시 기사님과 평창까지 나를 빠르고도 안전하게 데려다준 KTX와 평창역에서 청소녀수련원까지 태워준 택시 기사님이 참 고마웠다.
당연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이번 출장길에서 톡톡히 느꼈다. 그래서일까. 1박 2일 동안의 강의와 동료들과의 시간이 더 행복했다. 따뜻한 온돌이 있는 숙소에서 '줌'으로 트레바리 독서모임을 할 수 있어서, 따뜻한 물로 하루의 노곤함을 풀 수 있는 샤워를 할 수 있음이 참으로 감사했다. 미소를 지으며 맛있게 드시라고 말했던 수련원 조리사분들도 고마웠고, 강의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수련원 직원분들도 고마웠다. 감사하다고 말하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 강의를 할 수 있는 것도. 또 폭설로 이동에 고생을 했지만 그로 인해 멋진 설경을 또 볼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에 감사하다. 폭설로 인해 출장길의 시작은 '분주함'과 '걱정스러움'이었지만 그 과정과 끝은 '행복'과 '감사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