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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을 생일

by 범준쌤

예전에는 생일을 소중한 사람들과 시간을 꼭 보내야 한다는 고집이 있었던 것 같다. 가족들, 친한 친구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케이크를 불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생일만이 내게 기쁨을 줄 거라 여겼다. 물론 그 시간들은 보물이었다. 가족들과 다 같이 큰누나네 보령 세컨 하우스에서 맛있는 걸 먹으며 보냈던 생일, 그 당시에 사랑하는 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평안하게 보냈던 생일, 친구들과 맛있는 걸 먹으며 왁자지껄하게 보냈던 생일은 소중한 기억들이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일요일인 오늘이 내 생일이다. 오늘을 거의 다 보낸 지금, 처음으로 또 다른 형태로 생일을 가졌다. 바로 '좋아하는 동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이때까지 주말이 생일이었을 때 일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연결'과 '건강', '사랑'이 중요한 나로서 주말인 데다가 생일이면 무조건 소중한 사람들과 보물 같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나만의 암묵적인 규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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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 청설단 워크숍의 테이블 진행자로 참여했다. 2019년에는 청년인생설계학교 참여자였고, 2020년, 2021년에는 청년인생설계학교 진로 코치로 함께 했는데 오랜만이었다. 뭔가 설렜다. 오늘은 어떤 참여자들이 올까, 그리고 함께 어떠한 사회공헌 모임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가 됐다.


예전에 워크숍을 진행할 때는 긴장이 많이 됐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부담을 느낄 때도 있었다. 오랜만에 찾은 이번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조금은 달랐다. 편안했다. 내가 잘하고 싶은 마음보다 참여자들이 함께 '사회적 자본'을 만들어나가고 '좋은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기초 토대를 잘 만들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이것이 생일 POWER인가? >_< 금요일, 토요일을 잘 쉬고 온 에너지 덕분일 수도 있겠다. 아마 두 가지다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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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중간중간에 생일을 다양한 방법으로 축하를 해줬던 친구들, 가족들 덕분에 행복했다. 축하도 받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이 생일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항상 말하고 다니던 "100살까지 건강하게, 기쁘게 일을 하고 싶다."를 내 삶에서 지킬 수 있다면 나는 앞으로 수많은 생일을 마주할 것이다. 그때 난 또 어떤 오늘을 보낼까. 어떤 이들과 함께 어떤 시간을 보낼지 참 궁금하다. 다들 생일 축하해 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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