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커지면 문제는 작아진다>, 문요한
배우고 익히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그리고 그 학습이란 시행착오, ‘시도-실패-재시도’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을 배움의 과정이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자라면서 우리는 넘어질까 봐 두려워하다가 실패를 통한 학습본능을 잃어버립니다. 중요한 것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고, 넘어짐으로써 어떻게 하면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지를 배우는 것인데도 말입니다.
물론 아무리 실패를 통해 배운다지만 충격이 없는 실패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에서 필연적으로 맞이할 수밖에 없는 좌절과 실패 앞에서 충격을 최소화하는 낙법을 익혀야 합니다.
우선 넘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절망하거나 자신의 가치가 위협을 받는다는 느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넘어졌다는 사실은 자신이 도전하고 배우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말하며, 그 과정을 통해 점점 더 잘할 수 있음을 몸과 마음에 익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제 넘어진 곳에서 도망치지 않고 반복적으로 도전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극복 경험’이 꼭 필요합니다. 그 극복 경험이 있을 때 우리는 안전하게 넘어질 수 있고, 또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삶의 낙법을 익히게 됩니다.
사람은 성장하는 존재다. 성장은 배움의 과정이기도 한데, 그 과정에서 여러 번 넘어질 수밖에 없다. 이 시행착오들은 사람을 소진시킨다. 무한한 배터리를 지닌 존재는 없다. 그렇기에 자기 돌봄과 마음 챙김은 필요하다. 휴식과 놀이의 시간이 일상에 있어야 한다. 이는 삶의 낙법이기도 하다. 넘어지더라도 잘 넘어질 수 있게 해 주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준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그 과정이 자연스러운 과정임을 알며 스스로 자책하지 않는 게 필요하다. '두 번째 화살'을 쏘지 않고 온전히 그 감정을 바라봐주고 나를 다정히 대해줄 때 '시도-실패-재시도'의 과정이 선순환으로 일어날 것이다.
수영을 배울 때 한번 만에 자유형을 해내지는 못했다. 자전거를 배울 때 한번 만에 균형을 잡지는 못했다. 걸음마를 배울 때 한번 만에 걷지 못했다. 그러나 다시 일어났고, 시작했기에 자유롭게 그것들을 할 수 있게 되었다.
100살의 삶에서 우리는 언젠가 새로이 무언가를 배워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무언가를 시작해야 할 때가 온다. 그때는 '삶의 낙법'과 '자기 돌봄'이 필요하다. 스스로를 책망하는 게 아니라 다정히 대하며, 충분히 쉬고, 충전의 시기를 가지는 것, 그리고 다시 해보는 '용기'를 기억하고 싶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해 보는 것, 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두려움에 도망치거나 멈추었더라도 그 시기는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이자 필요한 시간일 수 있다. 마음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그 무언가는 언젠가 다시 시작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면 된다?, 하면 안 될 수 있다. 되면 한다. 그리고 하면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