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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땔감을 누가 제공하는가

밝은사람들 학술연찬회를 다녀와서

by 범준쌤

어제 동국대학교 본관 남산홀에서 열렸던 밝은사람들 학술연찬회를 다녀왔다. '수행, 초탈인가 치유인가'를 주제로 여러 발표가 있었고, 마지막 시간에는 발표자분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인상 깊었던 것 중에 하나는 '부정적이든 긍정적 감정이든 그것을 없애서 바꿔라'가 아니라 내가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분명히 알아라 라는 대념처경의 메시지였다.


바꿀 수 없는 대상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나의 마음을 다스리라는 말이었다. "지금 내가 화가 나고 있구나.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구나." 이렇게 나를 알아차리고 있으면 마음속의 땔감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비유도 기억에 남았다. 그 땔감을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것은 그 대상일 수도 있지만 어찌 보면 내가 계속해서 과도하게 만들어내는 경우가 더 많다.


법륜 스님이 말한 이야기와도 맥락이 이어졌다. 누군가 음식물 쓰레기를 억지로 준다면, 그걸 얼른 버리면 되는데 계속해서 그 음식물 쓰레기를 스스로 열어보고 또 보고 하는 것은 나를 돌보지 않고 계속해서 괴로움에 빠져있게 하는 땔감을 제공하는 것과 같다.


그리고 책 <마음 챙김의 배신>으로 대표되는 상품화된 명상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배울 수 있었다. 기업에서 먼저 시작된 명상이 결국 생산성 향상을 위한 하나의 도구와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과 명상과 마음챙김에 지성과 윤리성이 통합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는 메시지는 보다 더 폭넓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줬다.


그 외에도 수행과 명상에 대한 차이점 등 인상 깊은 내용들이 많았다. 추후에 더 정리를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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