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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hee Jung Aug 21. 2020

더 독한 놈들이 왔다

1만원이 4,000원이 되는 마법, 쿠팡잇츠

(※ 주의 : 주제가 길어 선 요약을 합니다.)


3줄 요약

1. 쿠팡이츠가 배민, 요기요 고객과 라이더를 흡수하고 있다.

2. 많은 부담이 배달전문점에 전가되고 있다.

3. 자영업 시장은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 척박해졌다.





이쯤 되면 자영업 그만해야할 것 같다.


8월 19일 기준, 쿠팡이츠가 인천지역에 상륙했다.


쿠팡이츠는 배민과 요기요의 매출을 흡수하고 있다. 일부 매장은 기존 배민 매출의 절반 정도의 매출이 쿠팡잇츠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단 기존 배민 매출이 100이었다면, 현재는 배민 55, 쿠팡이츠 55 정도의 느낌이라 문제이다.


오늘 첫 주문의 정산 금액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매출 1만원, 정산금 4,070원


실화냐!?


에..또 그러니까 패키지, 부자재 등 원가 다 따져봤을 때 원가율 36% 정도되니 500원정도 남는 것이다. 


야레야레 쿠팡쿤, 이러면 배달료와 최소주문단가를를 올릴 수 밖에 없지않은가?

나니? 배민하고 똑같이 해야해서 올릴 수 없다고? 쿠소...


쿠팡이츠의 행보는 배달업 종사자의 일원으로 심히 매우 많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마치 국내 양식을 위해 들여온 황소개구리가 생태교란종이 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는 느낌이랄까...



쿠팡이츠가 시장의 질서를 왜곡시키고 있는 요소는 3가지 지점이다.




1. 배달앱 사용자의 이동


쿠팡이츠는 소비자와 라이더를 대상으로 엄청난 혜택을 부여하며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첫주문 7,000원 할인 정책과 라이더 1건당 8,000원 프로모션이 바로 그것이다. 뭐 시장점유율을 높여서 미래에 쿠팡이츠가 가져갈 이익을 생각하면 배팅해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배달전문점에서는 기존 배달 매출이 쿠팡이츠로 이동하고 있으니 사용을 안하기 애매한 포지션에 처해지게 되었다.



2. 배송 비용의 급상승, 부담금의 전가


소비자의 이동은 일시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배달앱의 가장 큰 이용 목적은 다양한 맛집을 손쉽게 골라먹을 수 있다는 부분일테니 쿠폰의 효과가 떨어질 즈음 소비자들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라이더 비용의 증가이다.


쿠팡이츠의 기존 시장의 거의 2배 가까운 라이더비용 제공과 배민측의 맞불 작적으로 라이더비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당연히 기존 라이더들의 몸값도 함께 뛰는 것은 인지 상정일 것이다.

(물론 묶음 배송이 안되기 때문에 아직까지 이동의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라이더비용이 기존 배달대행의 2배 가까운 비용이다보니 배달전문점 입장에서는 기존에 받던 배송료를 고객에게 전가해야한다.

(이미 배달전문점은 치열한 경쟁으로 한계상황까지 배달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프로모션 요금이다.


3. 가격 동결


쿠팡이츠의 정책상 상승된 비용에 대한 부담은 배달전문점이 모두 떠안아야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매장 입장에서는 당연히 가격을 올려야만 한다. 통상 음식값에서 적게는 2,000원 많게는 4천원선까지 음식값에서 배달요금을 라이더비용으로 부담하고 있는 배달 전문점에서 그 이상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면 정말 남는게 없다. 배달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가격 상승을 허가하지 않는다. 배민과 무조건 같은 조건으로 음식값을 유지해야한다는 정책이다. 그들도 알것이다. 그렇다면 배달전문점에서는 쿠팡이츠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수수료도 줄여주고, 배달요금 설정도 인상할 수 있도록 열어주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일반 매장들에게는 무자비한 잣대를 들이댄다. 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라고.


어자피 쿠팡이츠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고나면 점주들이 죽던 살던 상관없기 때문이다.



◆ 향후 예측되는 배달 시장의 판도


다양한 배달앱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고, 배달전문점의 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이 많아진다는 것은 수수료를 떠나서 고객들이 분산된다는 의미이고, 다양한 배달앱을 관리하기 위해서 또 공부해야하고, 또 배달앱을 관리해야한다. 배달의 민족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장님들의 수가 적게 잡아도 50% 이상인데 배달앱이 늘어나는 상황은 참 피곤한 상황임에는 틀림없다.


막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고객과 배달인프라를 확보해놓고, 그 부담금은 매장에 강제하니 현대판 마름과 소작농이 이런게 아닌가 싶다.


더욱 걱정되는 부분은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배달 데이터를 일부나마 공개하여 점주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으나 쿠팡이츠는 그 어떤 정보도 주지 않는다. 누가 시켰는지, 어디서 시켰는지, 내 매장이 노출이 잘 되고 있는지 잘 안되고 있는지. 그냥 내가 주문을 줄테니 너는 감사한 줄 알고 받기나 해라라는 느낌이다.


더 심각한 것은 계약 조건이 일관성 없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누구는 주문건당 500원, 누구는 주문건당 15%, 누구는 주문건당 1000원, 배달료 부담을 풀어준 곳도 있고, 무조건 해야하는 곳도 있고. 아주 왕서방 마음대로이다.


시장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막무가내식의 경영은 당연히 필패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의 총알이 떨어지기 전까지 수많은 자영업 사장님들은 고통을 겪을 것이다.


총알이 떨어진 이후에도 한번 올라간 비용은 대부분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자영업 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었고, 자영업을 하면서 배달을 안한다는 것은 자살하겠다는 것과 진배없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시장은 건전해야한다."


시장이 건전하다는 것은 그 속에 속해있는 플레이어들이 서로의 이익을 충분히 가져가는 수평점이 맞춰지고, 거래가 이뤄진다는 의미이다. 이를 어느 일방의 욕심으로 인위적으로 조작하여 플레이어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그 행위는 잘못된 것이 아닐까? 


주가조작으로 누군가는 돈을 벌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한다면 책임감 있는 행동은 아닐 것이다.


말이 길었다. 


사실 이번 사태에 쿠팡이츠를 활용한 전략을 짤 여지가 없다.


단순하게 쓸 것이냐, 말것이냐에 대한 문제이다.


계륵이란 표현이 이렇게 실감할 수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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