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anhee Jung Jul 08. 2021

배달앱 리뷰는 어떻게 소비자 권력으로 변화했는가?

# 플랫폼사의 고객 데이터 독점  # 배달앱 CRM 솔루션, 앳트래커

◆ 리뷰는 중요하다


  

딜리버리 비지니스에서 리뷰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이다.

소비자들은 리뷰를 보고 매장에서 주문을 결정한다.


[배달앱 소비자 구매 동선]


배달업은 비대면 서비스이다. 

고객은 상품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선택에 어려움이 있다.

리뷰는 이러한 선택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플랫폼사는 리뷰가 고객의 주문을 쉽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대부분의 플랫폼사의 리뷰 정책은 그들의 전략과 생각과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다.







◆ 리뷰 이벤트는 필수인가?


배달의민족 기준 약 70% 이상의 업장이 리뷰 이벤트를 하고 있다. 

리뷰가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부분의 매장들은 리뷰 이벤트를 할 수 밖에 없다.

[어뷰징 업체들이 있지만 이는 논외로 치기로 하자]



남들이 다 하니 소비자들에게는 어찌보면 당연한 권리 중에 하나로 인식되어지고 있고, 리뷰 이벤트를 하지 않는 매장은 '배 부른 매장'으로 낙인찍힐 수도 있는게 현재의 상황이다.




문제는 리뷰 이벤트는 '선지급'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리뷰이벤트 지급 프로세스]



선지급 시스템의 문제점은 고객이 이벤트 상품을 받고 리뷰 약속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고객들이 상품을 받고 리뷰를 달지 않더라도 누가 주문을 했는지, 리뷰 답글을 달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부 부지런한 점주들은 리뷰를 다는 아이디를 확인하고, 리뷰를 달지 않은 고객에게는 이벤트 상품이 나가지 않는 정성(?!)을 보이기도 하지만 하루에 주문이 30건, 50건씩 들어오는데 이를 일일이 확인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호의가 계속되면...


더욱 큰 문제는 리뷰 이벤트가 소비자의 당연한(?!) 권리처럼 받아들여지다보니 소비자가 리뷰를 미끼로 서비스를 당당히 요구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 플랫폼에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없는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당연히 해결 가능하다.

하지만 배달앱 플랫폼은 이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


문제의 핵심은 업주가 고객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장사의 기본은 손님을 알아보고, 인사라도 한번 더 하는 것이다. 

하지만 배달업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배달앱은 안심번호를 사용하여 고객의 연락처 정보를 숨기고, 위치 정보를 일정 시간 후에는 삭제한다.


최근 유행하는 단건배송 - 쿠팡이츠, 배민1 - 의 경우 그동안 제공했던 위치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사실 고객을 알아볼 수 있도록 장치를 제공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배달앱은 점주들의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쿠팡이츠의 경우는 점주의 댓글 기능까지 차단하여 불합리한 댓글에 대한 항변할 기회까지도 차단하였다.


까라면 까...



그렇다면 왜 배달앱들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지 않는가?


플랫폼은 비즈니스 구조상 업주와 고객의 분쟁에 끼어있다. 

[플랫폼 비지니스의 구조]

플랫폼사는 분쟁 발생시 업주의 컴플레인과 고객의 컴플레인을 동시에 해결해야한다. 

그 수가 적다면 처리가 가능하겠지만 사용자가 많아지면 많아질 수록 처리가 복잡해지고, 어려워진다.



SV 생활을 오래한 경험상 중간에 끼인 컴플레인은 정말 머리아픈 일이다



손벽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했을까? 

사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손벽이 마주치지 않게 구조를 짤 경우 이 분쟁해결 비용이 급격하게 낮아진다. 


어느 한쪽이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그건 플랫폼의 통제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업주들은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영업이 불가능해진 환경이다보니 어느 한쪽의 의견을 묵살하는 편이 플랫폼 입장에서는 속편한 일이다.


그리고 플랫폼의 입장에서는 업주가 정보가 많을 수록 다른 플랫폼과의 비교가 심해질테니 굳이 점주에게 많은 정보를 줄 이유가 없다. 광고 효율에 대한 부분은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후발 주자는 굳이 자신의 약점을 점주에게 노출할 필요가 없다.



◆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은 과연 옳은 것인가?


공정 (公正) : 공평하고 올바름


플랫폼 비즈니스는 산업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업이다.


플랫폼 안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와 서비스를 제공받는 이가 공정하지 않게 운영된다면 플랫폼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라고 믿고 싶다)


링위에서 한쪽의 눈을 가려놓고 경기를 하라고 한다면 과연 누가 그 링위에 올라갈 것인가?


내가 장사를 잘 하고 있는지, 우리 고객은 누구인지를 모르고, 부당한 상황이 발생할 때 항변할 수 없다면 비참할 것이다.


'새우튀김 갑질 사건'은 그동안 문제가 되어왔던 불공정이 표현된 사례이다.

쿠팡이츠 새우튀김 환불 갑질



◆ 서비스 하지 않을 권리, 더 나은 서비스를 할 권리



이러한 환경으로 인해 배달앱 전용 CRM에 대한 필요성은 항상 있어왔다.


최근 몇개월간 한 스타트업과 배달앱 전용 CRM 기능을 베타 테스트해왔다.



주소위치를 기반으로 이 고객이 몇번의 주문을 해왔는지, 어떤 플랫폼에서 주문했는지, 누적 주문 금액은 얼마인지 등의 정보를 주문과 동시에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서 받아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앳트래커 주문알리미 화면]



사용해보니 실제로 의미 있는 지점이 있었다.


일부 고객은 월 30만원이 넘는 금액을 주문해주셨고, 그 중 몇몇 고객은 누적 주문 금액이 100만원을 넘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동안에는 몰랐지만 우리 가게에 100만원 이상을 써주신 고객님에게는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한 고객님들에게는 감사인사와 함께 음료라도 서비스를 더 넣어드렸고, 당연히 고객님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김춘추 시인의 '꽃'



음식 장사를 하면서 고객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서비스는 바로 알아봐 주는 것이다.


최근 메모 기능을 업데이트 하면서 고객의 특징을 주문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이 기능이 좀 더 발전한다면 더 나은 서비스를 할 수도, 일부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거절할 수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플랫폼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다양한 서드파티에서 해결하는 것은 이 업계를 보다 풍요롭고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작가의 이전글 배달앱의 UI 변화로 살펴본 배달앱 마케팅 전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