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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애 Jul 30. 2022

선거대의제는 민주주의일까

《민중의 이름으로》

민주주의의 뜻은 민중이 스스로 통치하는 것이다. 선거로 뽑힌 소수의 대표자(정치인)들이 대다수 시민의 뜻대로 정치를 하는가? 대표자는 대개 부유한 엘리트다. 이 대표자들은 대부분의 경우 민중을 위하지 않는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지금 정치, 경제제도 속에서 다수의 시민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기 어렵다.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책이 우리의 뜻과 다르게 수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보 모슬리가 쓴 책 《민중의 이름으로》는 우리가 어떻게 해서 선거대의제를 민주주의로 착각하게 되었는가를 밝히고,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이야기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금융통화제도를 살펴보는데, “화폐에 대한 통제야말로 모든 권력에서 근원적인 중요성을” 갖기 때문이다(83쪽).    

 

대의정부는 은행이 돈을 만들어내 통화공급을 장악하게 허용했다. 은행은 실제 갖고 있는 예치금을 빌려주는 것일까? 지금 사용되는 돈의 약 3%만이 실제 현금이다(85쪽). 은행은 실제로는 갖고 있지 않은 돈을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챙겨 많은 돈을 번다.     


“모든 시민이 자신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하는 돈을 바로 내일 당장 현찰로 요구한다면 정부와 은행들은 붕괴할 것이다―혹은 이 시스템은 즉각 개혁을 단행해야 할 것이다!”(89쪽)     


실제로는 없는 돈을 만들어내는 금융시스템은 근대 영국정부와 은행의 합작품으로, 다른 나라들로 퍼져나갔다. 은행이 만들어낸 돈은 어떠한 실물로도 뒷받침되지 않으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미국의 2대 대통령 존 애덤스는 말했다(120~121쪽).     


전에는 자립적으로 살던 많은 민중이 이러한 금융통화제도 속에서 자립기반을 잃게 되었다. 이 책은 이 제도를 개혁할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이를 포함해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한 제안을 내놓는다. 정치제도 개선안은 시민의회 등 다양하다.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정치 참여로 이루어진다. 부유한 소수의 사람은 더욱더 부유해지고, 다수의 가난한 사람은 가난에서 벗어나기 힘든 사회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많은 시민이 가족들 먹을 것을 기를 자그만 땅과 작은 집과 같은 자립기반이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거나,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고통받고 있다. 이 시점에, 다음 문장은 매우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자본의 최대의 적(敵)은 자립한 삶이다”(69쪽).      


다수 시민의 삶이 소수 권력자의 결정에 흔들리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함께 힘쓴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공동체에서 더 자유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민중의 이름으로》. 이보 모슬리 지음. 김정현 옮김. 녹색평론사.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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