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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명 May 16. 2021

기업가 정신은 해커다

해커(hacker)는 1950년대 말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취미 동아리인 테크모델철도클럽(TMRC, Tech ModelRailroad Club)의 활동에서 유래되었다. 철도의 신호기와 동력 시스템을 연구하던 클럽 학생들은 복잡한 계산을 위해 MIT에 처음 도입된 DEC의 미니컴퓨터 PDP-1(Programmed Data Processor-1)을 장시간 사용하였는데, 당시의 컴퓨터는 크기가 강의실 하나를 다 채울 만큼 컸고 사용 후 오랜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학과에서는 일부의 몇몇 학생이 시스템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전산실을 폐쇄하였다. 그러자 클럽 학생들은 학교측의 통제를 뚫고 컴퓨터실에 몰래 잠입하여 컴퓨터를 사용하였으며, 보안을 뚫고 컴퓨터를 몰래 사용한다는 것 자체를 점점 즐기게 되었다. 당시 MIT에서는 그와 같이 '작업과정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순수한 즐거움 이외에는 어떠한 건설적인 목표도 갖지 않는 프로젝트나 그에 따른 결과물'을 지칭하는 은어로 '해크(hack)'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며, 클럽 학생들은 여기에 사람을 뜻하는 '-er'을 붙여 해커라고 사용하였다.


해커들은 컴퓨터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였으며, 현재의 컴퓨터 문화를 이룩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애플컴퓨터를 창업한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과 스티브 잡스(Steve Jobs)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BillGates)도 초기에는 해커로 활동하기도 하였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정보시스템 해킹 현황과 대응〉(1996)에 따르면, 해커란 "컴퓨터 시스템 내부구조와 동작 따위에 심취하여 이를 알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대부분 뛰어난 컴퓨터 및 통신 실력을 가진 사람들"로 정의하고 있다. 또 정보의 공유를 주장한다는 점에서 해커를 정보사회주의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원래 해커는 컴퓨터나 네트워크 등에 대하여 탐구를 즐기는 사람들로서, 다른 컴퓨터에 불법으로 침입하여 자료의 불법 열람·변조·파괴 등의 행위를 하는 크래커(cracker)와 구별된다. 하지만 대중 매체의 영향으로 인해 컴퓨터 범죄자를 일반적으로 지칭할 때 해커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타인의 프로그램을 사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스크립트 키디(script Kiddie)나 액세스 제한 돌파와 기능 파괴를 주목적으로 하는 어태커(attacker) 등을 대신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리눅스(Linux)를 개발한 리누스 토발즈(Linus Tovalds)와 같이 프로그래밍 하부 문화와 기술에 강한 열정을 보이는 원래 의미의 해커와 불법적인 범죄를 일으키는 크래커, 스크립트 키디, 어태커 등은 구별해서 사용하여야 한다.  




기업가는 해커정신을 가지고 있다. 기존 틀을 파괴하고 혁신적인 사고로 정형화된 프레임에 도전한다.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아 내기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하는 해커정신이 있다.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고 미래로 나아가는 삶의 가치에 집중한다.  



최근 모 스타트업 대표를 만났다. 그 대표는 호주 시민권자이고 공동대표로 공연예술업계의 대부다. 이 스타트업의 핵심 기술은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실내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도교 올림픽과 파나소닉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한다. 스타트업 공동대표의 기업가 정신은 해커정신이다. 수없이 많은 문제를 해커 정신으로 돌파한다. 이 모든 과장을 필자는 지켜보고 있다. 현재 이 스타트업은 시리즈 A로 20 억 투자 유치했고 시리즈 B로 30억 투자 유치를 하기로 이미 결정되었다. "와따"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문명 와따는 EXIT을 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 재학 시절 대학 기숙사 서버를 해킹하는 해커로 활동하며 페이스북을 시작했지만,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을 일궈낸 뒤에도 수시로 ‘해커 정신’을 강조해왔다.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는 해커 정신을 상징하는 각종 상징물과 표어로 가득하다. 저커버그는 2012년 2월 기업공개를 신청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페이스북이 해커의 길을 걷는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편지에서 “흔히 해커에게는 컴퓨터 침입이라는 부당하고 부정적인 설명이 따라붙지만, 본디 해킹은 ‘단순히 뭔가를 재빨리 만들어내거나 시험해보는 것’을 의미한다”며 ‘해커 정신’은 “끊임없는 개선과 재시도에 몰두하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2014년 4월30일 페이스북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의 모토를 ‘빠르게 움직이고 틀을 깨뜨리는 것’(Move fast and break things)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형화된 성공 모델이 없고 변화가 빠른 인터넷 서비스에서는 실행을 머뭇거리는 대신 과감하게 아이디어를 실행해보고 실패를 통해 빠르게 학습하는 것이 무엇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 페이스북의 성장을 설명하는 기업 철학이자, 많은 정보기술기업들의 서비스 방침이었다.




해커정신은 스타트업 대표에게는 필요충분조건이다. 시리즈 A를 받은 스타트업 대표에게 꼭 하는 조언이 있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삼페인를 섣불리 떠트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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