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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J CllWOO Sep 28. 2019

신을 사랑한 엄마

종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아름다운 존재에 대한 이야기


6. 선생님을 그만둔 엄마. 인도 여행을 시작하다.

아버지와 이런저런 일들이 매듭지어지면서, 엄마는 선생님이라는 자리를 그만두고 나와 동생을 데리고 고향인 제주도로 내려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엄마의 퇴직금으로 모든 게 해결될 거라는 어린 생각을 했었다;;
외할머니 댁에서 지내게 된 우리 가족은 앞날이 어떻게 될지 정말 너무 몰랐던 것 같다.

현실은 어차피 일어나버렸기에 받아들여야 했다. 새로운 변화 앞에서 두려움도 컸지만 새로운 '나'로 바뀔 수 있는 기회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도 생겼던 것 같다.

엄마의 속내야 어린 자식들을 대리고 친정으로 내려왔기에 정말 많은 두려움이 있었겠지만, 엄마가 추구하고자 했던 삶의 방향으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기였기에 어느 정도의 기대감이 수반되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제주도로 내려온 후에 인도로 6개월간 여행을 다녀와야겠다고 말을 했다. 나는 그간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그 어린 나이에도 엄마에게 치유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엄마의 의견을 존중해서 엄마의 6개월간 인도 여행이 결정되었다.

그렇게 중학교 3학년 학기말에 접어들어
나는 갑작스레 제주도의 중학생이 되었고
엄마는 인도 여행을 떠났으며, 동생은 제주도의 초등학생이 되었다.

어쩌면 엄마의 '신'이라 통칭하는 존재에 대한 추구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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