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대표 Feb 21. 2024

꿈결 속에서 나누는 대화

잠자리에 들기 전, 세상에 캄캄한 어둠 속에 잠겨 있음에도 잠이 오지 않을 때, 마음속으로 항상 되뇌는 말이 있다. 

"하나님, 오늘은 무슨 대화를 나누어볼까요?"

인간은 침팬지에서 진화되어 왔고, 지금의 영장류가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를 두고 논쟁할 생각은 없다. 수혈이 되지 않는 동물로부터 인간이 창조되었다는 이야기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종교인은 아니다. 그러나 절대자는 존재한다고 믿는다. 어쨌거나 자리에 누워 신적인 존재, 절대자를 부르며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 나는 그 시간을 참 좋아한다. 


우리가 선생님께로 가서 뵙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선생님께서 더 자주 이리로 오셔야 하겠습니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육신과 관련된 다른 즐거움이 지루해짐에 따라, 그만큼 대화에 대한 욕심과 즐거움이 증가되었다는 사실을 선생님께서는 잘 아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그러지 마시고, 젊은이들과 어울려서 우리를 친구나 가까운 친지처럼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플라톤의 <국가> 중 328d


나이가 들고 철이 들면 육신에 관련된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 이를테면 게임, 술, 노름이 지루해지며, 대화에 대한 욕심과 즐거움이 증대된다고 한다. 대화는 대화할 수 있는 대상이 분명해야 한다. 동료가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책과 사색이 될 수도 있다. 대화의 가장 장점은 생각과 관점변화다. 식견을 가진 사람, 혹은 대상과의 대화는 생각과 마음에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성경에서 사자는 육신을 의미한다. 자비와 은혜가 없고, 살육일삼으며, 어떤 생명체든지 가리지 않고 먹는 악독함을 갖고 있다. 그런 사자를 손으로 찢어 죽인 삼손은 20여 년 이스라엘의 사사 Judge였으며 괴력을 자랑하는 영웅이었으나, 부모와 마음을 나누지 않고 대화를 나누지 않아서 부모에게서 얻을 있는 사랑, 겸손, 지혜와 같은 것들을 배우지도, 얻지도 못했다. 결국 머리카락이 잘리고 눈이 뽑힌 적군과 동반자살을 하되는데,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결말이다. 


대화는 사색의 가장 높은 단계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준 높은 대화는 생각의 깊이와 넓이를 더하고, 습관과 기질, 성격,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감사한 마음으로 읽은 책의 한 구절, 시구 한 줄, 누군가의 충언과 조언 등을 바탕으로 조금씩 사색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놀라운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어있는 시간의 침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