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없는 그녀의 2주간의 미서부여행
여행자의 권리를 찾아서
2019년 6월 2일~ 6월17일 2주 간 미 서부를 다녀왔다.
여행지를 '미서부'로 결정한 이유는 그랜드캐년의 압도적인 크기를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오로지 그랜드캐년과 자연, 하나만 바라보고 출발했던 여행에서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을 경험할 수 있었다.
계획하지 않고 떠나는 배낭여행이 으레 그러하듯이 나 또한 여러번의 역경을 겪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있었다.
그것들을 모두 여과없이 작성하려한다.
관광지만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니었다.
여행지에서 사기도 당해보고 그로인해 미국의 경찰서에 3번 방문하고, 손편지를 작성하여
시청에 방문하여 시장을 뵙고, 회사 본사에 찾아가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였다.
그리고 결국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었다.
처음 사기를 당했을 때 나의 심정은 "여행 망했구나."
저 6음절보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저 심정이었다.
돈을 잃었고, 동양인으로서 혹은 나 자신의 권리를 잃었다고 생각했다.
즐거운 추억과 낭만을 찾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었으나 예상외의 과정에 마음이 아팠다.
여행을 망쳤다는 생각에 견딜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그깟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나의 자존심과 동양인으로서의 권리, 관광지로 부상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유치되는 관광객의 내부적인 상처와 고름을 치유하고 싶었다.
표면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내부의 문제점, 고름에 깊게 파고들었다.
회사에 찾아갈 때마다 핸드폰 녹음을 하여 증거를 확보하였으며 샌프란시스코 주 내의 경찰서 뿐만 아니라
바트를 타고 이동한 오클랜드 경찰서까지 방문해가면서 발로 뛰어가며 나의 권리를 찾았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샌디에고로 떠나는 당일,
결국 나의 구글메일로 취소영수증 (cancellation reception)을 받았다.
그리고 5일 후 은행에 돈이 전액 입금되었다.
나는 이 매거진을 통해 꼭 말하고 싶다.
관광객으로서의 자존심과 권리를 지키며 여행을 해야 한다.
당연히 그 나라의 문화나 언어에 대해 현지인만큼 잘 알지 못한다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기죽어서는 안 된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그래야만 마땅하다.
세상에 존재하는
혼자 여행하는 모든 여자분들께 이 글을 바칩니다.
경찰서와 시청을 드나드느라 그만큼의 관광지는 분명 '덜' 봤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나는 이를 진정한 여행이라 칭하고 싶다.
진정한 여행이란 무엇일까?
단순히 관광객으로서 관광지만 보고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나마 자국민의 문화를 느껴봐야 한다.
존재하는 문화가 무엇인지도 모른채 외부적인 건축에만 의거하여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자국민으로서 느낄 수 있는 삶과 문화의 진정한 의미와 해석을 하기 위해 작은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여행이다.
지나도 한참 가슴에 여운이 남는 여행이다.
미국에서 사기를 당하고 그것을 되돌려내는 과정에서 나는 미약하게나마 미국의 환불제도와 그들이 동양인 여성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일부의 문제를 느낄 수 있었다.
미국사회, 혹은 선진국의 다른 국가들에게도 고착되어있을 일종의 문화적 우월감에 대해 동양 여성이 권리를 찾고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