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스완네 집 쪽으로
*"장일순 평전"을 마치고 아주 거의 10년 만에 다시 도전하게 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그땐 2권을 채 읽지 못하고 끝냈지만, 이번엔 1년 프로젝트로(더 길어져도 상관없다) 다시 시작한다. 부담을 내려놓고 그저 하루에 조금씩 마르셀을 통해 나를 보려고 한다.
한 달이 좀 넘는 긴 여정이었다. 다시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그의 긴 호흡이 담긴 문장들에 익숙해지기 위해 또 애썼다. 그의 뜻을 다 읽어내지 못하면 어떠랴. 내가 읽어내는 만큼이 내 몫인 것을.
프루스트의 섬세한 단어와 문장들은 내 눈과 귀와 코를 날마다 자극한다. 감사하다. 읽는 이들에게도 그 감각이 아주 조금이라도 전달된다면 정말 좋겠다.
#1 가족과 인물 소개: 마르셀(푸르스트가 만들어낸 또 다른 자신이라고 추정)과 부모, 조부모, 스완씨네)
#2 잠 못 드는 사람의 표상
#3 습관이 주는 편안함
#4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엄마
#5 스완씨의 등장
#6 너무 가까이 있는 보물은 알아보기 어렵다.
#7 스완씨의 방문으로 엄마의 키스를 받지 못한 괴로움
#8 엄마를 갈구하는 마르셀
#9 뚜렷한 자신의 세계를 가진 할머니
#10 마들렌에서 시작된 추억 회상
#11 남편을 잃은 슬픔으로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레오니 아주머니
#12 사물을 보는 프루스트의 깊은 눈
#13 누구보다 성스러운 돌보미 프랑수아즈
#14 생틸레르 종탑
#15 레오니 아주머니와 우리 엄마
#16 연극에 빠진 아이 마르셀
#17 의도치 않은 오해로 빚어진 일
#18 ’ 죽음‘이라는 관념보다 ’ 호흡‘ 같은 실제적 공포가 주는 힘이 크다
#19 바로 그 순간의 감각에 예민한 마르셀
#20 순간 밖에 살지 못하는 인간의 한없는 욕망: 책
#21 가족들이 바라는 진정한 친구
#22 베르고트 작가에 대한 추앙
#23 금기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24 그들만의 세계
#25 죽고 싶다는 사람은 진정 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26 프랑수아즈의 양면성
#27 허영 덩어리 르그랑댕 씨
#28 왜곡된 기억의 표상
#29 그 애는 마르셀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30 사실은 믿음을 바꾸기 어렵다.
#31 오랜 시간의 정은 끈끈하다.
#32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나를 보듬어 주자.
#33 게르망트 쪽으로의 여정. 프루스트의 과거 회상에 다시 한번 감탄.
#34 날마다 같은 하루 같지만 돌아보면 어느새 저만치 가 있다. 마르셀의 변화가 기특하다.
책갈피
습관! 능숙하면서도 느린 이 조정자는 잠시 머무르는 숙소에서 몇 주 동안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다가, 우리가 찾아내면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습관의 도움 없이 정신이 가진 수단만으로는 우리의 거처를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24쪽
어느 겨울날, 집에 돌아온 내가 추워하는 걸 본 어머니께서는 평소 내 습관과는 달리 홍차를 마시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셨다.~~ 어머니는 사람을 시켜 생자크라는 조가비 모양의, 가느다란 홈이 팬 틀에 넣어 만든 ‘프트 마들렌’이라는 짧고 통통한 과자를 사 오게 하셨다. ~~ 과자 조각이 섞인 홍차 한 모금이 내 입천장에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감미로운 기쁨이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두 번째 모금을 마셨다. 첫 번째 모금이 가져다준 것 외에 다른 것은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못했다. 세 번째 모금은 두 번째보다 못했다. 멈춰야 할 때다. ~ 내가 찾는 진실은 차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85~86쪽
소설가는 한 시간 동안 모든 가능한 행복과 불행을 우리 마음속에서 폭발시키는데, 실제 삶에서라면 그중 몇 개를 아는 데도 몇 년이 걸리며, 또 그중에서도 가장 격렬한 것들은 너무도 느리게 진행되어 우리 자각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을 것도 있다.
155쪽
어머니의 얼굴이 오늘 저녁 내 방에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이미 머릿속으로 보고 있었다. 나는 차라리 죽고 싶었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는 다음 날까지 계속될 것이었다. 그러나 아침 햇살이 내 방 창문까지 올라와서는 금련화로 뒤덮인 벽에 정원사처럼 사다리를 놓으면, 나는 어머니와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저녁이 온다는 사실도 기억하지 못하고 재빨리 침대에서 뛰쳐나와 정원으로 내려갈 것이었다.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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