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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Skywalker Nov 21. 2016

여인의 향기 (1992)

알 파치노의 인생연기

알 파치노. 아마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말론 브란도의 뒤를 이어 메소드연기의 대가라고 할 수 있는 출연한 작품마다 뛰어난 연기를 선보이는 이 배우는 69년에 데뷔를 해서 72년 대부로 엄청난 인기를 얻은 후,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배우이다. 물론 80년대에 침체기가 있긴 했지만 89년도에 개봉한 사랑의 파도로 재기에 성공해 지금까지 훌륭한 배우로 활동중이다.

1992년에 개봉한 여연의 향기는 알 파치노가 생애 최고의 열연을 보여준 작품 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영화 조반부터 끝까지 그의 맹인퇴역군인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시작한 명문고의 모범생 찰리( 크리스 오도넬)는 프랭크(알 파치노)라는 중령으로 퇴역한 맹인군인을 돌보는 일을 맡게 된다. 처음 프랭크를 대면한 찰리는 그의 지나치게 솔직하면서도 괴팍스러운 면 때문에 굉장히 불편해한다. 사실 프랭크는 자신이 세운 몇가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조수가 필요해서 알바생을 구하고 있었는데 조금은 운명적으로 찰리가 선택 된 것이다. 일단 프랭크는 찰리에게 자신이 생각해뒀던 뉴욕의 최고급 호텔로 함께 가자고 한다. 호텔로 함께 간 찰리는 프랭크와 함께 스위트룸에서 지내면서 고급 음식을 먹고 심지어 프랭크는 맹인임에도 불구하고 페라리를 잠시 빌려 몰기도 한다.. 찰리는 졸지에 프랭크와 함께 잠시동안 호화롭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프랭크는 비록 시력을 잃었지만 놀라운 후각을 지녀서 향기만으로 호텔에 있던 한 여인의 모든 것을 맞추면서 급기야는 그 여인에게 탱고를 제안해 그 여인과 멋진 탱고를 선보이기도 한다. 또한 찰리가 엉뚱한 행동을 할 때에는 후각으로 알아차려 따끔한 질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찰리는 이 모든것이 전부 프랭크가 삶의 의욕을 잃고 자살을 생각하고 하는 행동들임을 알게 된다. 프랭크와 얼마간 함께 지내면서 프랭크의 내면의 외로움을 알게되고 그를 점점 인간적으로 좋아하게 된 찰리는 프랭크를 설득하려고 노력하지만 프랭크는 약속한 돈을 가져가고 떠나라고 하지만 찰리는 포기하지 않고 프랭크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일깨우면서 프랭크도 그런 찰리의 선한 모습에 마음이 움직여 조금씩 삶의 의미를 되찾기 시작한다.

한편, 교내에서 교창이 자신과 자신이 차에 이물질을 뒤집어 쓰는 사건이 발생하고 찰리와 그의 친구 조지는 전날밤 다른 친구들이 이물질을 투척하기 위해 기계를 설치하는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고 이를 알게 된 교장은 찰리와 조리를 교장실로 부른다. 조지와는 짧은 대화로 끝냈지만 찰리에게는 하버드 특채를 제안하면서 사건공모자들을 밝히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대답 할 수 없다는 찰리. 교장은 주말동안 생각해보라고 권한다.

뉴욕에서 프랭크와 머무는 동안에도 장거리 전화로 조지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가며 상황을 파악해가던 찰리. 그러면서 프랭크도 찰리의 사정을 조금씩 알게되고 그러는 와중에 프랭크는 억지로 찰리를 자신의 형의 집으로 끌고가고 거기서 프랭크는 조카에게 심한 모욕을 듣게 된다. 결국 프랭크는 폭발해 조카에게 달려드는 데 특이한 것은 자신을 모욕할때는 묵묵히 참았지만 찰리를 꼬마라고 부르자 그런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찰리에 대한 마음이 그만큼 깊어졌다는 뜻이다.

뉴욕에서의 마지막날. 프랭크는 찰리에게 시가를 사오라고 시킨다. 호텔룸을 나온 찰리는 로비에서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어 다시 돌아왔는데 역시나.. 제복을 갖춰입은 프랭크는 권총자살 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당황한 찰리는 총을 계속 달라고 하며 그의 자살을 어떻게든 막으려 한다. 프랭크는 결국 카운트다운을 하게 되고 자신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갖다 대려는 순간, 찰리가 그에게 뛰어들면서 간신히 막지만 프랭크는 찰리를 제압하고 찰리에게 권총을 들이대면서 제발 자신에게서 떠나라고 절규한다. 찰리도 이판사판으로 그렇게 쏘고 싶으면 자신을 향해서 방아쇠를 당기하고 한다. 그런 찰리의 태도에 다시 한번 억장이 무너져 내리는 프랭크 결국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고 총을 내린다. 그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잭 대니엘스를 한 잔 하기로 한다.

프랭크와 함께 돌아온 찰리. 프랭크는 그를 학교앞에 내려다주고 약속한 돈 300달러를 건네고 찰리와 작별을 한다. 프랭크와 작별인사를 하고 찰리는 상벌위원회가 열리는 강당으로 향한다.

강당안에는 이미 전교생들이 꽉 들어차 있고 상벌위원선생님들도 앉아 있다. 잠시 후 교장이 들어오고 양쪽에 앉아 있는 조지와 찰리를 번갈아 가면서 그날 밤 누구를 보았는지 심문하기 시작한다. 그때 프랭크와 그의 운전사인 매니가 들어오고 찰리 옆에 앉는 프랭크. 찰리는 당황하지만 이내 침착함을 되찾는다. 하지만 교장의 끈질긴 심문에 찰리는 코너로 몰리게 되고 결국 찰리를 퇴학조치 시키겠다고 하자, 프랭크는 찰리가 밀고자는 아니라며 반박하기 시작한다. 어이없어하는 교장. 하지만 프랭크는 자신이 과거에 겪었던 특히 자신이 맹인이 되기 전 일들을 쏟아내기 시작하면서 찰리 같은 학생을 퇴학시키는 것은 찰리의 인생을 망치는 길이라며 열변을 토했고 그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은 모든 사람들은 일제히 그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회의결과, 조지는 징계를 받게 되고 찰리는 처벌을 면하게 됨으로서 프랭크와 찰리는 정의로운 승리를 거두게 된다.

말론 브란도, 로버트 드니로와 함께 메소드연기의 달인이라 불리우며 7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하며 강한 카리스마로 맡은 배역을 훌륭하게 해내는 알 파치노. 이 영화는 그의 연기의 절정을 유감없이 볼 수 있는 영화로 결국 이 영화로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게 된다. 일전에 대부로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에 실패한 아쉬움을 제대로 보상받은 것이다.  알 파치노의 경력에서 가장 뛰어난 휴먼드라마로 꼽히는 여인의 향기. 그의 강한 카리스마와 절망의 끝이라는 절벽에 선 전직 퇴역군인이자 맹인프랭크 슬래이드라는 인물의 내면연기를  보고 싶은 영화팬이라면 정말 강추하고 싶은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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