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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동원 Dec 21. 2018

택시 파업과 스타트업, 그리고 혁신

승차공유 및 카풀은 택시기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써 택시 파업을 바라보는 입장에 대해 몇자 적습니다.


일주일 전 쯤 택시를 탔는데 택시 뒷좌석 문에 검은 천이 달려있는게 보였다.

승객이 두꺼운 옷을 입고 옷을 잘못 닫아서 옷이 삐져나온 줄 알고 신호를 보내서 알려주려고 하는 찰나,


자세히 들여다 보니 얼마전 카풀 택시에 반대하며 목숨을 희생한 분을 기억하기 위한 표식이라고 보여졌다.


그 뒤로 택시 업계는 '카풀 반대'를 외치며 파업에 이르르게 되었다.


시민들은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고, 나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 차가운 시선이 느껴지면서도 스타트업 업계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안타까운 시선이 느껴진다.



그랩(Grab)과 우버(Uber) 그리고 택시


요즘 해외 여행의 가장 큰 편리함은 이동에 있다. 그 이유는 그랩과 우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말이 안통할 수도 있는 드라이버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최소화하고 나의 현재 위치에서 목적지까지 아주 간결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로 도착하게 만들어준다. 


그랩과 우버를 사용해본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의 택시가 얼마나 만족도가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우버가 탄생하기 시절에 동남아에 여행 갈 때 택시를 타기 위해서는 잔돈을 많이 준비해야 되고 (큰 지폐를 주면 말이 안통하면서 잔돈이 없다고 하는게 흔한 현상이다.) 바가지를 안쓰기 위해 공항에서 멀찌감치 걸어나와 (현지인들을 많이 태우는) 로컬 택시를 잡으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가까운 거리는 더운 날씨에도 걸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우버는 택시 기사와 승객의 커뮤니케이션문제, 신뢰문제, 가격문제, 위치를 설명하는 불편함을 통째로 날려버리면서 큰 히트를 치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그랩은 이를 그대로 베끼면서 더 현지화를 추구하면서 더 큰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에 싱가폴에 갔었던 적이 있다. (우버와 그랩이 합병 되기전이었으리라 판단) 우버와 그랩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었고, 그랩이 조금 더 저렴한 탓에 그랩을 자주 사용을 했었다.(서비스 자체의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 서양 여행자들은 주로 사용해오던 우버를 쓰는 습관이 있어서 우버를 쓰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러던 중에 영업용 택시 기사가 그랩으로 콜을 받아서 나를 태우는 것을 보고 매우 흥미롭게 생각을 했던 적이 있다. 대한민국의 택시기사하고는 전혀 다른 마인드를 보였기에 더 흥미로웠으리라 생각된다.


잠시 대화를 했었다.

나 : "기사님은 왜 그랩을 씁니까?" "그랩으로 하면 버는 돈이 더 적지 않습니까?"

기사 : "택시회사의 콜 시스템으로도 여전히 콜을 받는다. 요금은 더 비싸다. 당연히 택시회사 콜을 받고 싶지만, 콜이 별로 없다. 대신에 그랩은 콜을 훨씬 더 많이 받는다. 노는 시간이 현저히 줄었고, 고객과의 대화도 필요없다." 

나 : "그렇네요....."


아마 시간이 지날 수록 기존의 택시회사 콜은 급격히 줄어들고, 그랩으로만 콜을 받는 시대가 언젠가는 올 것이다. 그러면 택시 기사들은 다 거리로 나오게 되는것인가? 


(택시 시장의 규모가 정해져 있다면) 카풀 기사의 등장이 택시기사의 매출을 빼앗는 요소가 될 것이다. 택시기사는 매출이 줄게 되고, 영업 면허도 없이 무임승차로 (택시와 비슷한) 영업을 하는 일반인들이 부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랩과 우버의 탄생으로 여행자들이 해외를 갈때 대중교통 대신 그랩과 우버를 사용하는 인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결론적으로 그랩과 우버의 탄생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던 사람들이 그랩과 우버를 사용하기 시작하게 된다. 비단 여행자 뿐이 아니다.)


그랩, 우버, 카풀, 택시를 총 칭하여 택시 시장이라고 부르자면,


택시 시장의 크기는 카풀 및 승차공유 서비스가 등장하게 되면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랩과 우버의 자동화 시스템은 (택시) 기사의 업무효율을 극도로 높이게 될 것이다. 단거리 장거리 노선 배치을 효율 극대화, 합승으로 인한 매출 상승, 전체적인 사용자 증가, 승객의 만족도 상승으로 인한 재사용 증가등 다양한 장점으로 택시요금의 20% 정도 할인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움으로써 매출이 상승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 드라이버들이 급격하게 늘 것으로 생각이 되겠지만, 실상은 (싱가폴의 경우를 보면) 택시 기사의 비중이 계속 클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택시업을 그렇게 존경 받는 직업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용돈 벌이로 몇 번 해보고 고정 드라이버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랩과 우버의 수수료 문제를 또 문제 삼을 수 있겠지만, 사용자가 있다면 기업은 그에 정당하게 수수료를 책정하게 되고, 그게 마음에 안들면 기사들이 그 서비스를 사용 안하면 그만이다. (그것이 자본주의이고 자본주의에서 기업의 영리 추구는 올바른 행태이다.) 


택시기사들은 넓은 안목을 가지고 세상을 내다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택시기사들이 이 같은 사실을 깨닫게 세상에 알릴 필요도 있고, (많은 표를 행사하는) 택시 기사들을 정치적으로 이용을 해서도 안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기업이 없다고 한다. 

그것이 문화에 따른 특성인지, 제도적인 문제인지는 잘 알 수 없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여행을 왔는데 우버와 그랩이 서비스 되지 않는 나라라고 한다면,

나는 이 외국인에게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될 것인가? 

스타트업의 허브, 본 글로벌 스타트업을 키워내야하는 대한민국인데 왜 이러한 혁신적인 서비스는 규제에 막히고 있는것인가?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는 우버와 그랩이 안되는 보수적인 나라로 보여질 수도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이 있다고 하나 실제로 혁신적인 서비스는 규제와 경쟁에 막혀 풀러스처럼 좌충우돌 하는 현상을 겪을 것이다. 


선진국의 좋은 것들 그동안 많이 벤치마킹 해왔는데 왜 우버는 벤치마킹이 안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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