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원 May 02. 2017

엘론 머스크, 애플의 CEO가 된다면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그 순간을 기억하는가


만약 그 순간의 기억이 무뎌졌다면

함께 되뇌어 보며 글을 시작해본다


스티브 잡스 아이폰 프레젠테이션 출처: 광고쟁이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공개할 때면 우리는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 개봉만큼이나 부푼 마음을 다잡고 지켜보게 됐다. 밤을 새우며 영화 상영시간과 같이 긴 영상을 끝까지 보고 그날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적어도 필자는 그랬다. 그들이 재시한 미래는 이미 우리가 접했던 기술들을 융합하여 하나의 환경을 조성했고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안겨줬다.


사실 애플이 그간 세계시장을 얼마나 주도해왔는지 설명하는 것은 시간 때우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면


맥이 끊긴 애플의 비전을 테슬라가 이어가고 있다.

팀쿡이 CEO로 들어오고 큰 장애 없이 지금까지 온 것은 상당히 대단한 일이지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그저 그런... 영혼 없는 기업이 되어가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싶다. 많은 외신들이 이미 말하고 있듯이 팀쿡의 경영 전략은 내실을 단단히 다지고 있으며 완벽하게 안전하다, 그 점에서는 아마 현존 최고의 기업일 것이다. 앞으로 망할 일은 없다는 뜻이다. 다만 혁신이 없다는 의미는 앞으로의 사업 확장에 있어서 큰 난관이 된다.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선 기존 제품과의 차별성을 보여주며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되는데, 이때 가장 쉬운 방법이 혁신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다. 그 이름을 사용하는 대가로 자신 고유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그걸 팀쿡이 할 수 있을까.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 출처:  Business Insider

엘론 머스크는 페이팔에서 손을 털고 전기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었다. 2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그의 비전에 의심을 품고 있었으며 주가는 폭락했다. 그는 개의치 않고 재사용 가능한 reusable 로켓을 쏘아 올렸고 성공했다. hype loop로 새로운 운송 수단을 보여 줬고, Solar City에서 태양열 지붕 타일을 만들었으며, 기계와 뇌를 연결하는 기술을 만들어 AI를 대적할 것이라며 새로운 창업을 시도했다. 그리고 얼마 전 테슬라의 트럭시장 진입, 자동차 지하 운송 기술까지, 그는 물 만난 물고기 마냥 미래 기술을 토해내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혁신과 엘론 머스크가 보여주는 혁신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기술을 응용하여 새로운 환경을 재시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스티브 잡스가 이끌던 애플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혁신가" 성격의 경영을 하며 너무 비슷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여기서 TED 명강의로 꼽히는 영상을 잠시 끄집어내 보고 싶어 진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이먼 사이넥  출처: 타임 북스

스티브 잡스와 엘론 머스크는 why에서 what으로 팀쿡은 what에서 why로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필자는 팀쿡의 방법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다, 단지 애플에 어울리는 옷이 엘론 머스크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것일 뿐. 좋은 비유일지는 모르지만, 소프트웨어는 애플에서 만들고 하드웨어는 삼성이 만들어 공개하는 스마트폰이 실현 가능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모두 완벽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엘론 머스크가 이끄는 애플이 같은 느낌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애플은 현금을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30일 워싱턴포스트에서 애플의 현금 보유고가 한화 약 285조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는 테슬라와 넷플릭스를 동시에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한다. 한편 테슬라는 혁신적인 기술을 뿜어내고 있지만 자금난 문제를 항상 꼬리표처럼 달고 다닌다. 엘론 머스크는 자금이 부족하고 애플은 혁신이 부족하니 당연히 이런 조합을 생각하게 만든다. 인수는 경제적으로 가능하고 애플 이사회의 결정이 엘론 머스크를 향한다면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필자가 들은 인터뷰 내용에서 애플의 부사장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동차 산업에 뛰어드는 게 맞는 건가요?라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우리는 mobility 산업에 초점을 둡니다, 자동차 산업이 그중 가장 마지막/최종 단계이죠." 또한 애플은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을 도로에서 테스트할 수 있도록 허가까지 받은 상황이다. 

당사자의 의견은 아쉽게도 어긋나 보이긴 하다.

TED 2017 엘론 머스크 인터뷰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이제 손 떼고 다른 사업에 집중해도 되지 않나요"라고 질문이 왔지만, 가능하면 오랫동안 테슬라에서 머물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어쩌면 테슬라의 가장 큰 적이 애플이 될 수도

애플의 가장 큰 실수가 테슬라가 될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참고 자료

futurism(메인사진출처): https://futurism.com/why-apple-should-buy-tesla-and-make-elon-musk-ceo/

전자신문: http://www.etnews.com/20170501000201?SNS=0000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