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산골에서 태어나서 산골 신작로 길에서 세상의 길을 배우며 자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쉬운 4월
우리네 어르신들은 자신의 고향을 그리워하며 감상에 담겨
현실로 돌아오는 것을 아쉬워한다.
다시 돌아간다면,
그 자리에서 늘 당신을 기다려 주며
반겨주는 신작로 길 가에 핀 패랭이 꽃도 있지만
먼 언덕 위의 산 아래쯤 화사한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산나리의 수줍은 자태도
고향이라는 그리움을 더욱 부채질한다.
내 아버지와 어머니도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시려고 길을 가신다
젊은 자녀에게 모진 도시 생활에 몸과 마음이 아파도 참아내며 자식들을 키웠다고 쑥부쟁이처럼
쓴 마음 달래자고 재촉하신다.
오랜 세월 5백 년, 5천 년 그 보다도 더 옛날 원시적에도 그곳, 그 언덕에는
언제나 그 자리에서 활짝 웃으며 나를 그리고,
내 아버지와 그 아버지, 아버지......
기다리던 그대
야생화
내 고향은 충청도 두메나 산골
그 옛날에는 가는 길이 험하고 멀었기에
도시 사는 촌놈 길 못 찾아 어스름 저녁에 도착했었다.
마을 어귀 돌아서 들어서면 싸리문 넘어
장작불 지펴 밥 짓던 작은 어머니는 족두리 꽃처럼 키가 크신 탓에 싸리문 밖 조카에게
함박꽃 웃음으로 먼저 반겨 맞이하셨다.
이젠,
고향의 언저리에 가야 볼 수 있는 그대들을
너무나 빠르게 달려가는 도시에서
볼 수 있을까?
그 고민의 해결을 찾게 되었다.
내 고향, 내 언덕, 내 시골집에서 만난
자연의 이야기를 담은 야생화를
그려보고, 조각해 보고, 심어보고, 이야기를 만들어서 내 살 던 이 곳에
담아 보았다.
나의 전공과 전혀 달랐던 야생화를 만난 시간이 벌써 일곱 해이다.
늘 있었던 그대를 그동안 관심 없이 지나치곤 했었기에 미안하고 아프다.
산 아래와 나무 사이, 들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야생화 그대를
더욱 아끼고 사랑해서 참 좋은 동반자로
가슴에 담아 본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여유로움을 찾고
온갖 세상일에 기쁨과 희망을 잃은 우리네
심성에 자연의 이야기를 디오라마처럼 만들어 보자.
모두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내 옆에 혹은
내 발아래 숨겨진 야생화를 찾아본다면
한결
마음의 여유로움이 앞으로 있을
미래의 행복한 꿈을 당겨보게 되지 않을까.
어느 시인의 세월의 뒤안길에서 선 그 누이가
벌써 내 나이가 되었다.
순결하고 청초한 야생화
가슴 시리도록
애틋한 사랑을 그 대와 하고 싶다.
문 틈에 살짝 얼굴 내밀고 멀리 새 신랑 오는지 기다리는 새 각시의 마음으로
첫 글 시작해 봅니다.
평생을 티벳과 같은 오지는 당연하고 전국 방방곡곡의 산을 찾아다니며
야생화 명인이 되셔서 40여 년 연구에 매진하신 선생님을 통해
인생과 더불어 야생화를 글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추신
야생화를 강남에서도 만나실 수 있어요
4월 26일 대치2동 주민센터에서......
Good 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