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할 수 없는 러브 스토리
여주인공이 어릴 때부터 봐 온 친구의 아빠에게 사랑을 느낀다?!
현실에서는 딱! 말 나기 좋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소한 한 편의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은 이해할 수 있다. 영화를 선택한 관객들은 기본적으로 어떤 말도 안 되는 상황이 펼쳐진다 해도 50%이상은 그 상황을 이해하고자하는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슬러>를 보고 난 느낌은,,,, 정말 갑갑하기 이를 데 없다.
오랜 시간 함께 옆에서 봐 왔단 이유만으로 사랑에 빠졌다는 여주인공 이성경의 마음이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 유해진과 이성경 간에 꼬딱지만한 사건이라도 하나 있어야하지 않을까?
가장 친한 친구의 아빠, 어릴 때부터 봐온 아저씨, 아들의 성공만을 바라며 살림 잘 하는 아저씨. 그래, 다 매력 넘치는 조건이라 이해한다해도 남녀가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만 존재하는 ‘교감’이 있어야 설득력이 있는 게 아닐까?
<레슬러>에는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을 지켜보며 성장했을 뿐, 그 시간 속에 두 사람만이 엮일 수 있는 손톱만큼의 작은 에피소드도 존재하지 않는다. 때문에 관객들의 입장에선 여주인공이 단지 미성년자가 아니란 이류로, 하루 빨리 아저씨 옆을 지키는 반쪽이 되어야겠다고 선언하지만, 이에 대해 눈꼽만큼의 이해도, 공감도 쉽지가 않다.
오랜 세월 동안 함께 곁에서 지내 왔으니 “사랑이야”는 작가가 너무 쉽게 가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듯. 관객의 입장에선 도저히 공감 불가.
좀 더 다듬어진 대본으로 촬영을 했다면 좀 더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을 거라 생각이 되어 참으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