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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삿헌 Aug 31. 2020

바람 타는 섬, 탐라.

과거의 제주로부터 현재 너머로의 fusion 그리고 음식

제주가 바람이 세다는 것은 상식.

그 바람 중에서 제일은 동남풍 두번째 센것이 북서풍이다.

바다 가까운 곳은 사람이 살만한 좋은 집터로 쳐주지 않았고, 가난한 이들의 바닷가의 초가는 바람이 잘 비껴 가도록 지붕이 돌담 높이 만큼 나지막 했다. 돌담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바람도 지나다녔고 그래서 센 바람에도무너지지 않았다.


바람을 타고 육지에서 들어오는 배들이 바람을 안전하게 가려주는 포구로 들어온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제주 북쪽의 三포구 (三軍港)는 산지포구, 조천포구, 행원포구(어등포) 이다.

제주목에서 가까운 포구로는 성안의 산지포구 :지금의 산지천광장과 동문시장근처, 화북동의 화북포구, 그리고 연북정이 있는 조천포구가 있었다.  산지포구는 성안 중심지에 위치한  아무배를 댈 수 없는 특수 포구여서 관선이나 특별히 허가 받은 배들만 드나듦이 가능했다.

조천포 연북정

조천포구는 사진에 보이듯 여가 발달해 동풍과 북풍에 안전했기 때문에 육지와 연결하는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선박에서 내려진 물자들을 다시 육로를 이용해 제주성안으로 옮기려면 많은 경비가 소요되었다.. 그 이유로 노봉 김정이 제주성안으로 물자이동이 가까운 수심깊고 동풍에 안전한 화북에 축항을 하게 되었고 그 뒤로 조천포구는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화북에 있는 지명 고우니모루(고마장)은 배로 들어 온 물자들을 나르기 위한 말들을 세워두던 기지 같은 곳인데 이곳 말을 관리하는 사람은 그 기세가 등등했다고 한다! 다들 좋은 말을 얻어 쓰고 싶었을테니!

 

큰 바람이 불고나면 연한 해초들이 해안으로 밀려 들어온다. 때를 놓치지 않고 온 동네 해녀들이 거두러 나간다.

어느해는 톳이 어느해는 모자반이 풍년이고 어떤때는 우믜를 거두는 이 곳을 물밭이라한다.

씩씩한 제주 해녀들은 자기가 타고 온 자가용 스쿠터에 망태기들을 싣고 공동 작업장으로 가서 무게를 달고 상인에게  넘기거나 말린다.

보통 톳은 데쳐서 무쳐먹고 모자반은 흔히 큰 일에 고깃국물에 푹 끓여 국을 만든다.


그러나 모자반은 기름과도 잘 어울리는 바다식물, 바다밭의 채소이다.

다진 양파와 모자반을 들들 볶다가 삶은 제주 어금니동부까지 들어가는 이 음식은 아프리칸들이 라틴아메리카에 이주한 뒤에 현지화 된 그들의 애환과 역사가 담긴 음식 Tacu Tacu 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내가 이 음식을 첨 만들었을때는 누구도 모자반으로 볶음밥을 하지 않았지만 요즘은 그런 메뉴를 하는 레스토랑들이 더러 있다.   먹을거리가 단순할 수 밖에 없었던 고단한 세월이 지나자  퓨젼의 속도는 빨라졌다.

삶은 늘 새로운 것과 먼저 있던 것들의 융합이 일어나는 현장, 퓨젼이 없는 시대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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