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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늘막 Feb 23. 2017

카페 콜라 in 제주

붉은빛의 향연

2월 2일부터 4일까지, 짧았던 제주 여행의 기록



푸른 제주도
붉은 카페



 2월 3일 오후 7시경, 우리는 카페 콜라에 도착했다. 전 날, 생각보다 일찍 문을 닫는 여러 관광지들 덕분에 이마트로 발을 돌렸던 터라 전화로 영업을 확인한 뒤 방문을 한 것이었다. 해는 이미 지고 난 뒤여서 날은 어두웠고, 그 덕에 홀로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는 카페만이 더욱 눈에 띄는 그런 시간이었다. 바다가 있는 쪽에 주차를 하고 그쪽 창가에 앉았지만, 날이 어두워져 바다를 보지 못했던 것은 조금 아쉬웠다.


카페 콜라의 영업시간은 10:00~21:00(화요일 휴무)이라고 한다
카페 콜라 (바깥 사진, 바다 방향)
카페 콜라 (바깥 사진, 도로 방향)



콜라가 사는 집


 카페 콜라의 안에 들어서자 수많은 코카콜라 관련 제품들이 실내 장식을 이루고 있었다. 냉장고 안에는 평범한 콜라부터 아직까지 생산중인 코카콜라의 한정판 제품들(예. 리우 올림픽 기념 한정판)이 진열되어 팔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카페 콜라 (1층, 내부)


 이 카페 콜라에서 가장 유명한 음료는 바로 커피콕. 브라질에서 많이 사랑받는다는 이 음료수는 콜라와 커피를 이용해 만든다. 커피콕 두 잔, 병 모양의 콜라 한 캔, 그리고 티라미수 하나를 시킨 뒤 1층을 더 구경하고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코카콜라 박물관


카페 콜라 (계단 벽면)


 카페 콜라는 둘러보면 둘러볼수록 박물관 같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곳곳에 있는 포스터와 상품들은 코카콜라가 걸어왔던 길이자 흔적이었다. 이 곳은 곧 브랜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코카콜라가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가를 직각적으로 알 수 있게 되는 공간이었다. 누구라도 이곳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가지고 싶은 것들이 한두 가지는 생길 테니 말이다.




눈이 즐거운 공간


 하지만 카페 콜라가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코카콜라 관련 제품만에  그치지 않는다. 빨간 뽀글이 가발, 코카콜라 캔으로 만든 캡 모자, 이상한 안경 등 눈으로 즐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소품들도 함께 준비되어 있었다. 계속해서 눈이 즐거워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달까.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방문해 사진을 찍고 인스타 등에 업로드를 한다. 물론 나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입도 덩달아 즐거웠던


커피콕 두 잔, 콜라 한 캔, 그리고 티라미수


 하지만 무엇보다 카페의 본질인 음료수의 맛이 없다면 비싼 돈을 주고 굳이 이 곳에서 음료를 사 마실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다행으로 내 생에 처음 먹어본 커피콕은 너무 맛있었다. 게다가 예쁘게 꾸며져 나오기까지 하니 이것마저 볼거리인 것처럼 느껴질 지경이었다. 입이 덩달아 즐거워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달까.


 커피콕은 콜라 위에 에스프레소를 부어 만드는 음료수이다. 취향에 따라 섞어 먹기도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바리스타의 말을 그대로 따라 섞지 않은 채 천천히 음료를 마셨다. 그렇게 마시자 커피콕은 첫인상은 커피에 콜라 향이 섞여있는 느낌, 하지만 마무리는 달콤한 콜라 향이 나는 커피처럼 느껴지는 두 얼굴을 가진 음료가 되었다.



성공한 덕후


 티라미수를 다 먹고 음료수도 넉넉히 즐긴 후 밖으로 나가 사진을 찍었다. 이미 밖은 어두워져 있어 좋은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진을 안 찍고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곳이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있다 보니 한 분이 카페에서 나오셔서 우리 사진을 찍어주시겠다고 하셨다. 사장님이었다.


 비록 어두운 곳에서 역광으로 사진을 찍게 되어 그 사진도 제대로 건지지는 못했다. 하지만 카페가 어땠냐고 물어보신 사장님과 대화하면서 질문 아닌 질문들을 하게 될 계기가 생겼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대화는

어떻게 이것들을 다 모아 카페를 여셨어요?


라는 질문에 대한 사장님의 답변이었다. 사장님은

카페를 차리려고 모은 건 아니고 그냥 수집하던 거였어요.

이라 대답해 주셨다.


 그러다 보니 카페를 가득 채울 만큼 수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성공한 덕후가 바로 이런 것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걸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의미 있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


 바로 옆 건물에 또 다른 무언가를 준비 중이라고 하셨는데, 그게 과연 무엇일지 기대가 된다.


 언젠가 다시 찾게 된다면 그 새로운 무언가를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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