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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늘막 May 10. 2021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는 당신에게

스타트업의 마케팅



잘못된 만남

(출처 : 스폰지밥 찢어진 바지)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브랜딩도, 바이럴도 아니다.


정말 매력적인 스타트업은 아이템 그 자체가 곧 정체성이고, 파급력이 되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마케팅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이는 치명적인 실패로 이어지고 말았다.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면서


크라우드 펀딩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초기 바이럴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 바이럴의 지표는 다름 아닌 '초기 참가자들의 참여도'가 된다.


하지만 우리의 마케팅 방향은 플랫폼 내에서가 아닌 SNS에서의 바이럴에 중점을 두고 있었고, 제때 하지 못한 성과분석은 잘못된 홍보에 열심히 돈을 쏟는 결과로 이어졌다.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잘 되는 펀딩은 플랫폼에서도 밀어준다. 만약 처음부터 빠르게 목표금액을 달성하는 펀딩이 있다면 프로젝트가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고, 펀딩 성공 금액에 비례해 수수료를 받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의 입장에서는 성공할 프로젝트를 밀어주는 것이 훨씬 더 유리하다.





성공하는 크라우드 펀딩이란?


펀딩 기간이 절반쯤 지났을 무렵, 어떻게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을 하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리고 여러 사례를 뒤늦게 분석하면서 알게 된 몇 가지 중요한 점이 있다.



1. 학연, 지연, 혈연을 써라


앞서 말했듯 펀딩 초기 모금액은 플랫폼 차원에서도 프로젝트를 평가하는 좋은 지표이지만, 동시에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을지 모르는 고객 입장에서도 그 신뢰도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하면, 펀딩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이 신뢰도를 높여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대학을 다닌다면 대학에 광고를 하고,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회사든 교회든 절이든 어디든 설득을 하면서 초기 참여를 유도해라. 그래도 부족하다면 부모님의 네트워크까지 활용해서라도 많은 초기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내 주변 사람도 설득시키지 못할 아이템이라면 펀딩을 할 이유조차 없다. 그러니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약간의 철면피를 준비하시라.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시켜라



2. 목표금액은 적당히


목표 금액이 너무 높다면 펀딩 투자자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자면, 실제 참가자 수가 늘어나지 않자 펀딩을 취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계속해서 떨어지는 모금액을 보면서 매일 가슴 아파했던 슬픈 기억이지만, 우리는 그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했다.

원인 1. 사람들이 하지 않는 걸 보니 신뢰도가 떨어진다
(=다들 안 사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원인 2. 실패할 것 같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이 망설여진다 (사표심리)



원인 1은 앞서 말한 것처럼 펀딩 달성률이 프로젝트의 신뢰도를 측정하는 유일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소위 '앵콜'로 진행하는 펀딩 프로젝트들이나 펀딩을 통해 공개된 신제품을 보면, 대부분이 '이전 펀딩에서 목표금액의 N% 달성'과 같은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판매가 진행된다. 이는 곧 다른 사람들이 구매한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심리, 그리고 검증된 후기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그리고 N%의 기준이 되는 목표금액이 100만 원인지 500만 원 인지는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다. 결국 큰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는 적은 목표금액이 미래의 당신에게도 더 좋을 수 있다는 것이다.



원인 2는 사표심리로 표현할 수 있는, 실패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본능에 따른 중도포기이다.


실제로 성공한 펀딩 프로젝트에 사람들이 투자가 몰리는 시점은 주로 (1) 펀딩 초기와 (2) 성공 직전이다. 펀딩 내에서 충분한 신뢰도와 정보를 제공한다는 전제 하에, 초기 적은 참여자 수와 높은 모금금액이 온다면 더 높은 참여로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펀딩 성공 직전, '성공을 직감'한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참여하는 시점이 오게 된다.


재인용(유영글 외(2014), 국내 창업분야 크라우드펀딩 현황과 성공전략, 벤처창업연구, 9(4), pp.1-12)



사람들은 실패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설령 그것이 펀딩 프로젝트일지라도 말이다.




3. 타겟의 지불능력을 보아라


마케팅이 실패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가장 성공한 SNS 홍보물이 10대가 소비했다는 것에 있었다.


프로젝트를 펀딩하기 위해서는 개당 3만8천 원을 지불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10대가 한 번에 지출하기에는 부담되는 금액이지 않은가?


마케팅 타겟은 1020인데 반해, 프로젝트 타겟이 3040이었기 때문에 그 지불능력이 서로 다를 수밖에 없었고, 이것은 결국 프로젝트 실패로 이어졌다.


만약 조금 더 빠른 성과분석을 통해 'SNS상에서 반응이 좋은 1020으로 타겟을 바꾸고, 가격을 낮출 수 있도록 키트를 세분화하자'라거나, 'SNS 홍보 게시글의 스타일이나 채널 등을 다시 설정하고, 프로젝트 시작 전 홍보 기간을 더 가지자'라는 결론이 나왔더라면 이처럼 쓰라린 경험을 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소비자가 지갑을 열어주시도록 최선을 다하자






우리가 실패한 이유


마케팅은 단순히 홍보물을 만드는 것을 넘어, 타겟 설정과 가격 책정을 통한 수요예측 (혹은 수요 창출) 그리고 구매로의 유도가 핵심인 활동이다. 그리고 스타트업은 마케팅을 통해 가장 원초적인 고객의 MOT(Moment of Truth)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듯이, 우리가 위에 있는 것을 실천하지 못한 많은 이유들도 있다.   

우리의 서비스는 정신건강과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주변인들에게 쓰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러웠다
펀딩 상품 제작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되는 규모의 돈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 많은 수량을 제작해야 했기 때문에 300만 원을 목표로 책정했다
원가를 바탕으로 임의로 가격 책정을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기간이 길어졌어서 빠르게 이를 시행하고 싶었다.


등등.. 하지만 결국 우리는 감수할만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기로 하고(1~2),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할 부분에 잘못된 위험을 감수(3)하는 의사결정을 내리고야 말았다.



무엇보다 처음 도전하는 펀딩이라는 분야에 대해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기존에 가진 얕은 지식과 경험만을 의지했던 것도 큰 패인이다.






사실 크라우드 펀딩 자체를 제품의 시장성을 판단하기 위한 리서치 도구로써 사용할 것인지, 혹은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마케팅 채널로 쓸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리서치 도구로써 크라우드 펀딩 결과를 놓고 본다면, 우리의 실패는 1) 우리 아이템이 별로라서 혹은 2) B2B 시장에 적합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의 원인이 너무나도 많다면 이를 판단할 수도 원인을 알 수 없기에, 적절한 리서치 결과를 얻고자 헀다면 펀딩이 실패할 수 있는 외부적 요인을 최대한 제거했어야 했다.



우리는 있는 게 별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네트워크, 플랫폼이라는 특성, 마케팅 채널 등 가진 모든 리소스를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를 더욱 고민해야만 했다. 잘못된 서비스라면 빨리 피벗할 수 있도록, 적어도 마케팅만큼은 완벽했어야만 더욱 정확한 원인 분석이 가능했을 것이다.


대기업들의 멋있는 브랜딩 영상과 파격적인 마케팅 기법들은 물론 멋있지만,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사실 더 현실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린 돈은 없으니, 앞으로는 적은 바이럴일지라도 높은 구매 전환율을 가질 수 있도록 타겟을 정밀하게 세팅하고자 한다.




매거진 소개

대학에서 만나 창업한 스타트업 햇병아리들입니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를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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