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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모씨 Apr 05. 2023

4월 3일, 2023년

캣냅

 한동안 못 올리다가 다시 쓴다. 이게 다시 지속될 수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하는 사진과 사진활동이 언젠가는 끝을 맺게 될 것이다. 그게 언제가 되었든지 간에, 끝을 맺는 날이 오면 내가 사진을 해왔던 과정과 실패록에 대한 글을 쓰고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을 언제나 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부터 기분부전을 앓아오면서, 내 사고 능력과 실천 능력이 많이 떨어졌음을 느낀다. '이걸 해야지, 저걸 해야지' 하는 생각은 많이 하지만, '이걸 꼭 해야지, 이걸 꼭 이뤄야지' 하는 결심까지는 잘 다다르지 못한다.


 보통 새벽시간이 면 자존감은 더 떨어진다. '올해는 밥 벌어먹고 살 수 있나?' 라는 생각이 나라는 존재의 파멸과 연결되는 비약을 떠올리곤 한다. '이대로 살아서는 안되는데, 이대로 작업해서는 안되는데, 뭔가를 더 해야하는데' 와 같은, 그런 강박도 겪는다. 그와 함께, 왜 부지런히 살고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생계활동이 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지도 생각한다. 미덕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수행하며 한 푼도 못 버는 것, 그것이 결국 넓은 의미의 부덕이 되는 아이러니를 겪는다. 어쩌면 내가 하는 것이 결국은 이 사회에서의 미덕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 아닐까?


내가 하는 일을 굳이 말하지 않고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때 겪는 부조화적 상황을 겪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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