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고소와 피해자 조사 전 이건 알고 갑시다.
현직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실제 전달하는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1
아래 내용은 현직 변호사인 필자가 사건 선임약정을 한 의뢰인에게 실제로 알려주는 노하우입니다.형사고소나 피해자 진술을 가시기 전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성폭행 피해를 입으신 상황이라면 심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드실 텐데요.
가해자가 본인의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과정에서 '혹여나 가해자가 '합의하에성관계 를 했다'거나 '피해자가 먼저 유혹(꽃뱀사기)했다'는 식으로 나와 경찰에서 불송치결정을 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두려움, 많은 피해자들이 가지고 계실 겁니다.
이 글은 바로 형사고소 직전 또는 피해자진술조사를 앞두고 위와 같은 두려움을 가지고 계신 분들께 반드시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니 꼭 읽어보신 뒤 실행하시길 권합니다.
1. 피해를 당했다면 가급적 빨리 신고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성폭행을 당한 뒤 수사기관에 이를 알리고 다른 사람(수사관)에게 피해 사실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그러나, 신고를 마음 먹었다면 가급적 바로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형사고소의 진정성과 피해자 진술의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성폭행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뒤 바로 경찰에 알리지 않았을 경우 수사관이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냐?'고 하며 바로 고소의 진정성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요즘에는 대법원에서 피해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이러한 수사관행 내지 판단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하며 나아지기는 했으나,그래도 사회통념상 '피해자라면, 더욱이 성폭행과 같은 피해를 입었다면, 바로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합니다.즉 성폭행(강간, 준강간, 강제추행, 업무상위력에의한추행 등) 형사고소를 빨리 할수록 형사고소의 진정성과 피해자 진술의 신뢰도가 더 크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증거확보를 위한 경찰의 신속한 조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강간과 같은 성폭행 사건의 경우 CCTV영상을 통해 범행장소까지의 이동 경로, 방(모텔 객실, 주거지 등)에 출입하기 직전 가해자와 피해자 간 관계가 어땠는지를 보게 되는데, 고소 시점이 늦어질 수록 CCTV동영상을 확보하기 어려워집니다.
또한, 카메라촬영죄와 같은 범죄의 경우 가해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과 동영상을 확인해야 하는데, 경찰이 삭제가 되기 전에 이를 확보하려면 빠른 신고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2. 관련 증거를 모아 정리해야 합니다.
증거를 잘 정리하라니 너무 뻔한 소리 아닌가 싶으시죠?
그러나 증거 '확보'를 못하였거나, 확보하였더라도 잘 '정리'해서 제출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강간, 준강간 등의 범행은 간음(성관계)이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범행일시로부터 72시간 내에 #해바라기센터 나 병원에서 가해자의 체액 등 DNA 증거를 확보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거나 사건 직후 간음이 있었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내용의 카톡, 문자, 녹음파일이 있다면
이를 수사기관에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폭행과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범행 직후 몸에 상해의 흔적이 있다면 사진을 찍어두고 병원에 가서 진단서를 받아두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협박한 사실일 뒷받침할만한 문자가 있다면 이 또한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합니다.
3. 본인(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에 신경써야 합니다.
성범죄는 그 속성상 피해자진술의 증명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유력한 증거로 채택되는지 여부에 따라 유죄 여부가 판가름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피해자 진술이 증거가치(증명력)가 있으려면, 판례가 요구하는 아래 요건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
[대법원 2021. 3. 11. 선고 2020도15259 판결]
첫째, 피해자 진술의 일관성은 수사관, 검사, 판사가 정말 중요하게 보는 요소입니다.
가해자가 범죄 사실을 부인하는 경우 조사 과정에서 같은 취지의 질문을 다른 일자에 2-3차례 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데, 그 때마다 진술 내용이 다를 경우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진술 내용이 매번 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하고, 만약 진술 내용을 번복해야 할 경우가 발생한다면 진술이 바뀐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피해자 진술 내용이 상식에 부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강간을 당한 피해자가 그 직후 보낸 문자에서 우호적인 분위기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있다면 이는 사회통념, 상식에 부합하지 않으므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약 그런 문자를 보낸 이유가 상대방에 대한 두려움, 협박에 의한 것이라면 이를 잘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허위 고소를 할 동기가 없다는 점 또한 인정되면 유리합니다.
이러한 사정에 대해서는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피해자가 형사고소로 인해 얻는 유무형의 이익이 있는지(피해자가 합의금 등 경제적 이익을 먼저 요구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12년차 #형사전문변호사 로서 아래와 같이 해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1] 사실관계(사건 발생 전, 사건발생 시, 사건발생 후)를 메모하며 시간별로 정리
[2] 특히 사건 발생 당시의 상황은 최대한 꼼꼼히 기록하여 기억을 정리
형사고소라는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면, 가해자가 그 행위에 상응하는 법적 처벌을 받도록 미리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