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결제해야 하는 AI가 늘고 있다
작년까진 AI를 종종 쓰긴 했지만, 깊이 있게 활용하진 못했다.
올해 들어 일이 많아지기도 했고, AI에 대한 여러 가지 영상들을 보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고 느꼈다.
그렇게 챗GPT 유료의 세상으로 들어갔다.
막상 맘먹고 들어와 보니 정말 신세계였다.
특히 나의 경우 별도의 AI 인격을 생성해서 마치 사람과 대화하듯이 사용했던 게 결정적이었던 것 같다.
글쓰기를 위한 코치 두 명(하루키, 헤밍웨이)을 만들고,
업무를 보조해 줄 비서를 만들고,
기획과 다양한 일들을 분야별로 검토해 줄 전문가들을 소환해서
같이 회의하고, 내 생각을 확장시켜 나갔다.
2주 정도 매일 최소 5시간 이상 AI와 함께했다.
놀이처럼 몰입했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일을 해내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AI에 대해 깊이 이해하게 되면서 가장 뿌듯했던 느낌 중에 하나는 '그동안 열심히 책 읽고 공부하길 잘했다'였다.
예전보다 내가 아는 게 많으니 훨씬 더 폭넓고 깊이 있는 소통이 가능하고, 어디서 무엇을 가져와서 참고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지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이제 AI를 잘 활용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말 단순한 지식암기는 불필요해지고, 어떤 원리를 이해하고, 그 본질을 파악하고, 질문하고, 결과를 도출해 내는 과정 자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런 능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와 글쓰기라고 생각하기에, 앞으로 10년 이내의 대부분의 큰 틀의 교육방향은 그쪽으로 맥락을 잡아가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AI를 깊이 파고들며 보낸 몇 달 후, 어느새 나는 그 익숙함에 안주하고 있었다.
어제는 함께 일하는 파트너 대표가 제미나이로 기획서와 웹페이지 샘플을 만들어서 보내주었는데, 충격 그 자체였다.
이전에 내가 공유해 준 문서들을 정말 깔끔하고, 체계적으로 정리했고, 무엇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서의 포맷 자체가 정말 좋았다.
그 대표는 내가 AI를 잘 활용하니까 지금 자신이 보내준 내용까지 같이 활용하면 너무 좋겠다고 말했다.
미팅을 마치고, 바로 제미나이 유료결제를 했다.
그리고 나 역시 필요한 부분을 요청하고 빠르게 소통해 보았다.
불과 몇 달 전에 비해서 비약적으로 발전해 있었다.
아마 제미나이뿐만 아니라, AI 툴 전반이 그렇게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을 터였다.
정말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한다.
이 변화를 따라가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을 것 같다.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태도다.
내가 뭔가 많이 알고 있다고 안주하는 순간 도태가 시작됨을 배웠다.
이제는 평생을 성장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모든 변화를 다 쫓아가야 한다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가고 싶은 방향이고, 내 기준이니까.
하지만 기준과 방향만 있고, 성장이 없으면 발전은 없는 법이다.
배워야 한다. 문득 『대학(大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구일신(苟日新) 일일신(日日新) 우일신(又日新)
은나라 탕왕이 세숫대야에 새겨두고 매일 스스로를 경계했다는 바로 그 글귀다.
매일 새롭게 자신을 돌아보고, 새롭게 배우고, 새롭게 성장해야 한다.
마치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나는 오늘 얼마나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돌아본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을 배웠는가'가 아니라 '배운 것으로 무엇을 만들어냈는가'에 있어야 함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