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방 편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운트 May 22. 2023

시간이 사라지고 새로운 시간이 만들어졌다

《딥 타임》, 크리스티앙 클로


2021년 3월 14일부터 40일간, 15명의 사람들이 프랑스 롱브리브 동굴에서 생활하는 실험, '딥 타임'이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나 날짜를 알 수 있는 전자기기는 일체 휴대하지 않은 채, 외부와도 단절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 것이죠. 《딥 타임》은 이 전대미문의, 흥미로워 보이지만 한편으로 위험스럽게도 보이는 실험의 생생한 진행과정을 엮은 책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하여 국경이 폐쇄되고 이동이 제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피로와 불안을 느꼈습니다. 특히 이들 중에는 시간 개념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았다고 하는데요, '딥 타임' 프로젝트는 과연 어떤 결과를 도출하고 인류에 어떤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요.



동굴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 '딥 타이머' - 은 24시간으로 나눠진 기존의 시간 개념이 아니라 온전히 자신의 신체리듬으로 생활합니다. 이것을 '사이클'이라는 단위로 세는데요, 한 사이클이 보통의 '하루'가 되지 않으며 각자의 사이클이 차이를 보이다가 점차 비슷한 사이클로 공유되는 과정이 놀랍습니다. 반면에 동굴 속 시간과 바깥의 시간이 어긋나게 되고요. 이러한 실험을 통해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하는 인간의 잠재력과, 극한 상황에서도 공동체의식과 개인의 자유를 조화시키는 모습, 나름대로의 질서를 만드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시간에 얽매여 생활하지 않다 보니 시간이라는 독재자에게서 벗어나 어느새 우리의 방식대로 살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아침이면 휴대전화의 알람에 겨우 몸을 일으키고 자주 시계를 들여다보며 데드라인과 계획에 쫓겨다니던 일상에서 조금은 해방될 수 있는 주말에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생활해보시면 어떨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