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5. 그림자에도 공간이 있다 (1)

by 민경민
그림2.jpg


1부 완벽한 영화는 없다


제1장 영상 편



5. 그림자에도 공간이 있다 (1)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영화라는 매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프레임 속에 담겨있는 이미지는 미장센을 구축하고 영화 전체의 세계관과 맞물려 우리에게 온갖 종류의 의도를 담아내지만 어찌 됐건 프레임을 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화면이 클로즈업이어도, 미디엄숏이어도 화면보다 더 큰 공간을 인식하고 있다. 가령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이 있다면 우리는 프레임 너머에 보이지도 않는 카페 직원과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인식한다. 이것은 추후 ‘영화의 소리’에서 또다시 다루겠지만, 이미지 역시 프레임을 초과하는 외부를 함께 표현함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영화적인, 색다른 세계를 열어준다.


화면 바깥에 있는 화면


카페 신을 계속해서 떠올려보자. 두 남녀가 카페에 입장하는 장면은 카페 외부에서 롱 숏으로 찍히고, 그다음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카페 안에 들어간 남녀가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기까지는 미디엄숏 정도에서 카메라가 따라붙는다. 남녀가 각자 자리에 앉을 때는 화면이 각각 바스트 숏과 클로즈업으로 전환되고, 두 사람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듯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띤 채 서로를 응시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민경민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영화, 삶, 인간, '지적 감성인'들을 위한 사유 공간입니다.

1,81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8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1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13화4.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