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영화라는 매체에 가장 잘 어울리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프레임 속에 담겨있는 이미지는 미장센을 구축하고 영화 전체의 세계관과 맞물려 우리에게 온갖 종류의 의도를 담아내지만 어찌 됐건 프레임을 넘지는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화면이 클로즈업이어도, 미디엄숏이어도 화면보다 더 큰 공간을 인식하고 있다. 가령 카페에 앉아서 대화를 나누는 인물이 있다면 우리는 프레임 너머에 보이지도 않는 카페 직원과 주변 사람들이 있다는 걸 인식한다. 이것은 추후 ‘영화의 소리’에서 또다시 다루겠지만, 이미지 역시 프레임을 초과하는 외부를 함께 표현함으로써 우리에게 가장 영화적인, 색다른 세계를 열어준다.
화면 바깥에 있는 화면
카페 신을 계속해서 떠올려보자. 두 남녀가 카페에 입장하는 장면은 카페 외부에서 롱 숏으로 찍히고, 그다음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득한 카페 안에 들어간 남녀가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기까지는 미디엄숏 정도에서 카메라가 따라붙는다. 남녀가 각자 자리에 앉을 때는 화면이 각각 바스트 숏과 클로즈업으로 전환되고, 두 사람은 보기만 해도 즐거운 듯 한동안 아무 말 없이 미소를 띤 채 서로를 응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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