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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앤트윤antyoon Dec 10. 2024

무엇이든 과도해서는 안 된다

마틴 울프(Martin Wolf)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2024년 17번째 읽기록

Words by Jeong-Yoon Lee


언제부터인가 과잉보단 차라리 결핍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어요. 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책을 펼치자마자 "무엇이든 과도해서는 안 된다"란 말로 시작되는데 보자마자 확 끌어당기는 말이라 냉큼 카카오톡 프로필 메시지까지 바꿔놓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네이트 실버의 신호와 소음보다 먼저 대출하긴 했지만 표지만 봐도 뭔가 구체적으로 어려울 거 같지 않나요? 그래서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은 신호와 소음 먼저 읽은 뒤에 대출 연장을 해놓고 일주일 남겨놓고 하루에 조금씩 도서관에서 읽게 되었어요. 등산 갔다가 바로 도서관으로 달려가 하루의 양만큼 독서를 하니 나름 뿌듯한 하루가 완성되었습니다.


이 책은 경제평론가 마틴 울프님도 완성하는 것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어려웠고 오래 걸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읽는 독자들도 얼마나 오래 걸리고 어렵겠어요. 그래서 욕심부리지 않고 하루에 100페이지씩만 읽으면서 대충 넘기는 페이지 없이 읽는 게 목표였습니다. 요즘 한국 사회, 경제, 정치랑도 맞물리는 부분들이 많아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책 내용들이 저에게서 튕겨나가지 않고 비교적 신호와 소음보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문득 내가 회사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올해 읽은 책들을 평생토록 읽을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일단 책들의 두께감이 벽돌과 비슷해서 일하면서 읽기에는 엄청 오래 걸렸을 거 같긴 하거든요. 도서관을 이용하니 끊기지 않고 릴레이 하듯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사회, 경제, 정치 쪽은 워낙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라 지금이라도 이런 책들과 친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에요. 그리고 도서관에서 읽다 보면 다른 사람들은 요즘 무슨 책을 읽는지 자연스럽게 눈에 담게 되는데, 어르신들은 미국 경제 책들을 챙겨보고 계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사회, 경제, 정치에 가장 큰 관심을 가지는 연령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직 보진 않았지만 기안84의 '기안이쎄오' 제작발표회에서 "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라는 소신 발언을 했는데, 저 또한 대단히 공감되는 말이었거든요.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잘하는 것이 애국심이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회사를 차리거나 사장이 될 마음은 없지만, 지금까지 직원으로 일을 하면서 가졌던 생각은 새로운 브랜드가 태어나면 그 브랜드가 잘 성장해서 기업이 되고, 그 기업이 잘 성장해서 한나라를 책임지는 경제가 될 거라는 원대한 기대는 품고 있었던 거 같아요. 기대는 어차피 내 거니까요.


저처럼 사회, 경제, 정치를 잘 모르는 사람도 한번 읽고 나면 이 사회가 왜 지금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운 건지 이해되는 부분들이 꽤 많아질 거예요.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이 "아~ 이래서 이런 현상들이 생긴 거였구나!"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시민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한지 다시 한번 깨우쳐주게 되는 시간이 되었던 거 같아요.


더구나 요즘 한국이 소란스럽잖아요. 제 위치에 제대로 된 사람이 있어야 뭐든 제대로 굴러가듯이 나부터가 제대로 된 인간이었나?라는 깊은 반성과 용기를 가져보는 점검의 시간이 되기도 했던 거 같아요. 다가오는 2025년엔 굿뉴스가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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