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관심 있는 세계로 들어가는 가장 빠른 루트
Words by Jeong-Yoon Lee
블로그하면 좋은 점. 관심 있는 분야를 쉽게 발들여볼 수 있다는 것. 뭐랄까? 모든 것에 대한 입장권 같달까?
내 인생에서 디자이너만큼이나 블로거로도 오랜 시간 활동하고 있다. 둘다 15년이 넘었다! 나는 하고 싶고 관심은 많으나 겁이 많은 스타일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잘 모르거나 자신 없어 하는 부분에 대해, 깊게 파고들어 공부를 한 다음 떳떳한 자격을 갖추고 시작하는 방식을 정말 귀찮아(무서워) 한다. 안 될 생각부터 먼저 한 뒤 겁먹고 그런 루트는 피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나랑 맞는 방법이 블로그였다. 개인 블로그부터 브랜드 블로그 관리까지 다양하게 경험해오며, 처음엔 순수하게 ‘해보고 싶어서’ 시작했던 일이 결국 직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요즘엔 디자이너라는 직업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돈을 벌고 있다.
디자이너로서 어느 순간부터 나보다 훨씬 뛰어나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을 보면서, 디자인이라는 일이 직업으로서는 너무 매력적이고 흥미롭지만 생각보다 돈벌이는 쉽지 않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래도 무언가를 예쁘게 꾸미고, 정리하고, 다듬고, 제시하고, 제안하는 디자인 작업 자체는 좋아한다.
하지만 블로그는 다르다. 일단 심적으로 부담감을 덜 느낀다. 그리고 진심 나는 이 일을 더 즐겁게, 더 신나서 한다. 블로그에 대해서는 정말 할 말이 많지만,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관심 있는 분야에 쉽게 발을 들일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전혀 나와 다른 카테고리의 분야라도 블로그 운영 업무를 맡게 되면 충분히 가능하다. 초반에는 그 분야에 대한 공부와 적응기가 필요하지만, 본인만의 블로그를 운영하는 프로세스만 있다면 어떤 주제든 다 할 수 있다. 그게 참 매력적이다. 그래서 정윤님 스타일대로 해주세요란 말이 제일 듣기 좋다.
그래서 처음은 단순한 블로그 운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분야의 기획자가 될 수도 있다. 처음과 끝, 과정까지 모두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든 외부적으로든 습득이 빠르다. 그리고 그만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방향을 제안할 수도 있다. 내 스스로 만들어내는 의지와 야망, 그리고 즐거움만 있다면 큰돈도 벌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