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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학 Apr 22. 2019

29살, 도대체 왜 가는 거야? 호주 워킹 홀리데이

[막차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롤로그



2017년 4월 27일.

한국 나이로 29세였던 나는 무작정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시작했다. 준비 기간은 고작 한 달. 충동에 가까운 결정이었다.


도대체 왜 가는 거야?

모두가 내게 그렇게 물었다. 흔히 워킹 홀리데이에서 얻고자 하는 돈, 영어, 경험 중에 내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없었으니 당연한 의문이었을 거다. 그러니 내 대답은 항상 이러했다.


그냥 살고 싶어서.

중의적인 대답이었다. 우선은 장기 거주 목적이 맞다. 인생 길게 살면 백세인데 그중 일년쯤은 해외에서 살아봐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이십대 후반 나이에 일년 공백이 취업 시장에서 얼마나 치명적인지, 모두가 내게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그렇게 해서 무너질 인생이라면 그건 내 잘못이 아니라 사회의 잘못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두번째로는 정말 살고 싶었다. 당시 헬조선이라 불릴 만큼 최악이었던 한국 사회도 싫었고,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었다.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 우울했다. 그래서 생각을 멈추고 그냥 살기만 하면 되는 곳이 필요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 진지하게 살아야 했다. 내가 평생을 살아야할 곳이니까, 한 걸음이라도 삐끗하면 모든게 무너져버릴지 모르니까 무엇을 선택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뭐 이리 부정적이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말했지 않는가,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고. 지금 한국을 떠나면 돌아와서는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죽기살기로 뛰어야 한다는 것을, 그렇게 해도 못 따라잡을지 모른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 떠나지 않으면 이 우울감을 끊어내지 못할것 같았다.


나는 살기 위해 호주로 떠났다.






이 글은 그렇게 호주로 떠난 한 사람의 2년 간의 생활기이다. 나는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데, '브런치'를 통해서 한 사람에게라도 나처럼 사는 삶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작은 위로나 용기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마음으로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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