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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세기여행자 Jan 22. 2024

마케터들은 어떻게 AI 기술을 품을 것인가

챗GPT가 출시된지 1년. 커리어맵이 바뀐다.

시장에 가장 맞닿아 있는 마케터. 때문에 마케터들은 오늘도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와 정보를 탐구하기 바쁘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이 도래한 시대에서 마케터의 업무 범위 확장과 그 안에서의 창의성 그리고 AI 기술들이 조직 규모, 역할, 업무 범위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탐구해보려고 한다.


마케터는 과거 단순한 광고 제작자가 아닌,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다양한 역량을 발휘했다. 특히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는 일찌감치 애드테크를 도입해 기술과 보다 더 가까웠고 알고리즘, AI, 개인화, 자동화 등과 가까운 분야였을 것이다. TV 광고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그리고 현재 2024년 쿠키 수집의 제한으로 인해 마케터들은 고객 데이터를 보다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핵심은 마케팅은 고객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시청률이 30%를 넘는 드라마가 수두룩할 정도로 사람들은 공중파 채널을 통해 상당한 여가 시간을 보냈고 이는 케이블 채널로, 인터넷 매체로, 소셜네트워크 공간으로, 현재는 유튜브로… 온라인 오프라인 여부를 떠나서 사람들이 많은 곳은 자본이 모인다.


광고판으로 가득찬 뉴욕 타임스퀘어 거리. (사진 출처: Unsplash) 하루 유동인구가 300만명이 달한다고 한다. (출처: 조선일보)


마케터는 앞으로 AI의 도입에 어떤 영향을 받을까? 사람을 대체하냐,라는 질문을 적지 않게 듣지만 적어도 마케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창의성이 요구되는 직군으로, 오히려 AI 기술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알고리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AI를 이해하고 관련 툴과 플랫폼을 사용할 줄 아는 마케터와 그렇지 않은 마케터는 명확하게 구분될 것이다.


이 글에서 우리는 AI를 활용한다는 말보다 AI 툴을 활용한다는 표현을 할 것이다. AI를 활용할 시 이것은 AI 엔지니어를 고용하자는 의미고, 챗GPT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곡해될 것이다. 물론 기업이 고유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면, 해당 데이터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에 뛰어든다면, 할만 하다. 실제로 LG와 같은 대기업은 이러한 생태계에 들어섰고 이러한 시장 니즈를 채우기 위해 AI 인프라를 구축해주는 스타트업도 있다.


싱거운 결론일 수도 있지만 마케터가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것은 적어도 당분간은 챗GPT 같은 도구를 활용하여 일상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에 있을 것 같다. 이때, 단순히 툴을 사용한다기보다 팀을 리드하는 주체인지 객체인지에 대한 설정 그리고 어떤 업무에 대해 AI를 사용할지 등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는 다른 사람보다도 더 ‘잘’ AI를 다뤄야 한다. 그렇지 않은 마케터와의 격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툴을 업무 효율화에 적용한 사례


우선 팀을 이끄는 리더는 팀원들이 특정 도구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며, 주니어는 스스로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AI 툴을 활용해야 한다. 어떤 팀은 여러 마케팅 전략을 구사함과 동시에 CRM 마케팅도 진행 하면서 관련 툴을 사용하고 있는데, 간단한 메일 포멧을 HTML 코드로 작업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인볼브 되어야 하는 분야나, 한 사람을 추가 채용할만큼의 성과가 나오는 업무는 아니기에 내부에서 자동화했다고 한다. 이때, HTML 코드를 짤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국가 지원 교육 강좌와 챗GPT라고 한다. 웹개발 커리큘럼을 통해 웹 공용 문법과 스트럭쳐를 배우고, 여기서 살을 붙이고 효율적으로 코드를 짜주는 역할은 챗GPT가 해주는 것이다. 적어도 일을 주려면 상대방에게 가능한 업무와 케파 선에서 디렉션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니어의 경우 AI의 힘을 빌리되 스스로 창의성을 증진시켜야 한다. 예를들어 '스타벅스'의 뉴스 기사를 클리핑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 인턴이 있다. 이 인턴은 매일 검색 엔진으로 기사를 찾고 수작업으로 엑셀에 기사를 넣어둔다. 해당 업무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뉴스 기사를 클리핑하고 적제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데이터 적제 작업은 업무의 효율을 증대 시키고 인사이트(창의성)을 얻기 위함에 있다. 해당 인턴은 GitHub의 코파일럿으로 뉴스 기사를 자동 스크래핑하는 코드를 만들었다. 본인이 매번 해야하는 반복적인 업무(노동집약적)를 자동화하는 것이다. 이때 유의할 점은 만약 이를 그대로 제출하면 이 사람은 마케터가 아니라 개발자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자동화함으로써 검색에 썼던 시간이 줄어들었으니 읽어본 기사를 토대로 도출한 인간의 창의성(인사이트)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된다.


생각하고 질문하는 방법의 중요성


업무 스콥은 내가 해야할 질문에 가깝다. 만약 콘텐츠를 다듬고 싶다면, 코드를 자동 생성하고 싶다면, 특정 글의 요약본이 필요하다면… 이처럼 내가 해야하는 업무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고 AI에게 질문해야 한다. 앞으로는 생각하고 질문하는 방법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번 쯤 생각한 적이 있을 수도 있다. '대체 무엇을 위해 이 업무를 시키는 것이지?' 선배의 큰 뜻이었을 수도, 관성과도 같은 자투리 업무였을 수도 있다. AI에게도 내가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디렉션 내려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단순 문법 체크일지, 문장을 조금 더 전문적이게 보이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톤앤매너가 무엇일지. 


그것을 알기 위해서 인간은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마케터는 벤치마크 삼을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 AI 기술에서 이것은 universe를 좁힌다고 말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주인공 앨런 튜링 역을 맡은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가 있다.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만든 영화로, 24시간마다 리셋되는 나치군의 암호 코드를 해독해야 하는데, 문제는 무작위로 설정되는 경우의 수가 천문학적이라 인간이 풀 수 없는 것에 가깝다. 겨우 ‘크리스토퍼’라는 기계를 만들었으나 그럼에도 경우의 수는 큰 것이다. 주인공이 쉼 없이 돌아가는 기계를 보다 해결점을 찾았는데, 바로 universe를 좁힌 작업이었다. 해독이 가능한 언어를 기반으로 기계가 모든 세상을 다 뒤져야 알 수 있는 것을 이쪽만 살펴보면 된다고 세상을 좁혀준 것이다. 물론 너무 좁혀도 문제지만 너무 넓은 것은 더더욱 문제다. 예시가 거창했으나, 이와 같이 개개인이 직간접적으로 수집한 하나 하나의 케이스 스터디는 유니버스를 좁혀줄 일종의 필터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경험이 적을 수록 남들과 똑같은 마케팅 전략을 내세울 것이다. 애플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애플 광고처럼'만들어주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의 AI는 ‘애플 광고처럼’이란 말의 컨텍스트를 인간에 가깝게 이해한다. 다시 말해 내 견문이 넓어지면 AI 툴을 활용하여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야마구치 요헤이 저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편집 썸원 뉴스레터 윤성원 대표)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AI나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흘러나오지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면) AI 위협론에 대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AI는 단지 계산할 뿐, 사고하지 못하며 관계를 형성하지도 못하니까. AI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보의 최적화다. 그래서 AI에게는 상위 차원에서 사물을 파악하고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21세기에는 ‘업계 사람'이라는 것이 가지는 가치가 계속해서 떨어질 것이다. (물론) 전문성이 불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전문성은 계속 필요할 것이다. (다만, 한 업계에 오랫동안 머물렀다고 해서 생기는 장점은 사라질 것이다) 업계란, 일종의 고정 관념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관념적으로 확립된 구조 속에서 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업계이고, 업계는 효율화와 최적화의 산물이다. 그런데 최적화와 효율화는 이미 AI가 인간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따라서 미래는 업계 사람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된다. 만약 당신이 출판업계에서 일하고 있다면 IT업계나 예술업계와 반드시 연결되어야 하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커뮤니티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종적 연결고리와 횡적 연결고리를 촘촘하게 짜지 않으면, 업계에 오래 있었다는 이유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커뮤니티와 연결되려면, 당연히 훌륭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할 것이다)

사진 출처: Shutterstock


이러한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마케터는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기술의 발전에 맞춰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특히 AI 툴을 활용하는 것은 단순히 기술 사용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통해 얻어진 인사이트와 창의성을 마케팅에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마케터가 새로운 시대에 발맞추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까 라는 내용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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