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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회고 | 키워드로 돌아보는 8월~9월

by 슥슥





키워드로 돌아보는 8월 ~ 9월

통증 | 완쾌란 쉽지 않은 걸까

8월은 주에 1회씩 신경외과를 가야 했다. 오른쪽 날개뼈 부근의 통증이 지속되었으니까. 그러고 보니 2월에 처음으로 방문하고 pc 작업시간이 길어질 때마다 계속 병원신세를 지고 있다. 연말정산할 때 의료비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게 내가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자부심(?)이었는데, 역시 건강이 나빠지는 건 한순간이구나.

방문 횟수가 늘어갈 때마다 분명 통증은 나아지긴 하나, 예전처럼 깔끔하게 완치되는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주사와 물리치료를 병행해도 잔잔한 욱신거림과 뻐근함이 왜 지속되는가.

그래서인지 8월과 9월은 활력과 무력의 롤러코스터를 탔던 시간들이었다. 그러면서 작업의 지속성은 결국 '체력 싸움'이라는 걸 새삼 실감했다. 운동은 오래 일하기 위해라도 꼭 필요하단 걸 아프게 배우는 중.







디자인 | 초보 고수로서 숨고만 바라볼 수는 없어서

숨고에서 디자인 요청서가 오면 견적서를 전송해야 하는데, 이게 건마다 유료이다 보니 리뷰를 적극적으로 쌓아야 하는 초보자에겐 은근 부담이 되었다. 물론 초기 투자 비용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숨고만을 바라볼 수는 없다고 생각돼서 정보성 포스팅을 했던 티스토리 블로그를 활용하기로 했다.

그곳에 내가 작업했던 디자인의 작업 후기를 기록한 후, 노션 포트폴리오와 숨고 프로필을 연결한 것이다. 포스팅 방식도 규격화하고, 동생의 도움으로 호버 버튼도 반영해서 괜히 홀로 뿌듯 :)

미미한 숫자이긴 하나 내 티스토리 블로그는 네이버보다 구글에서 유입이 훨씬 많은 편인데, 네이버가 아닌 구글에서 디자이너를 찾는 이들에게 노출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일단 희망 회로를 돌리며 작업해 보았다.








생신 |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8월과 9월은 부모님의 생신이 있는 달이라 가족 행사가 연이어 있었다. 아빠 생신 때는 가까운 친척들과 샤부샤부집에서 푸짐하게 점심을 먹었고, 엄마 생신 때는 무직자 주제에 약간 무리를 해서 가방 선물을 드리기도 했다. 제법 큰 지출이 이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작게나마 돈을 벌고 있고 모아둔 돈에도 아직 여유(?)가 있다 보니 다행히 큰 타격은 없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갖고 있는 현금을 마구 써버릴 생각으로 지금의 생활을 유지하는 건 아니기에 슬슬 불안감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런 이벤트가 많은 달엔, 진급을 앞둔 직장인 시절이었다면 지갑을 좀 더 쉽게 열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스치곤 한다. 물론, 그런 상상은 언제나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끝나지만, 아직 과거의 급여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건 솔로워커 연습생으로서 다소 기운 빠지는 요소긴 하다.








좌절 | 난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인가

잊을 만하면 재발했던 등의 통증과 불쑥 이어지던 가족 행사로 인해 수시로 일상이 흔들렸다. 몸이 회복되었을 땐 의욕 넘치게 포스팅과 디자인 작업 과정을 구상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쉽게 늘어졌다. 일정하지 못한 일상을 보낸 건 루틴이 부재한 탓도 컸다. 직장인 시절엔 강제적으로라도 일과 휴식 시간이 구분되었지만, 프리랜서에겐 그러한 통제가 없으니 작업 효율이 제멋대로였던 것이다.

신체리듬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는 스스로를 목격하니 문득, 내가 과연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나에게 주어진 24시간 시간을 어떻게 배분할까, 지치지 않고 지속하게 만드는 루틴은 무엇일까,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가라앉은 감정을 어떻게 추스를까 등.

이 질문에 명쾌하게 답하지 못하는 지금의 나는 성과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연습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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