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무엇을 계속해야 할지 몰라 방황을 할 때 책장에 꽂혀있던 아주 오래된 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 분명 언제가 읽었던 것 같은데 이 책에서 얘기하는 것들을 행한 적은 없었다. 다시 나의 길을 찾고자 함에 있어 조언을 해주는 것 같은 부분들이 많아 다시 읽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실천한 것은 모닝 페이지 쓰기. 이 책을 읽고 난 후 모닝 페이지부터 쓰기 시작했다. 매년 일기를 꾸준히 쓰지 못하고 감정이 엉망일 때만 쓰던 일기를 아침마다 쓰려고 하니 생각보다 어려웠다. 책에서는 그냥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 우선 페이지를 채워보라는 식이었다. 그리고 그 변화를 직접 경험해 보라고. 그래서 우선 쓰기 시작했다. 21년 8월부터 쓰기 시작한 모닝 페이지를 지금까지 6개월째 계속 쓰고 있다. 모닝 페이지를 쓰기 시작하면서 내가 가고자 했던 길이 무엇이었는지 더 뚜렷이 보이게 되었고 초조함이 많이 사라졌다.
처음 쓰기 시작한 1개월 동안은 강박처럼 모닝 페이지를 써 내려갔다. 이거라도 쓰지 않으면 정말 쓸모없는 시간을 보내게 될까 봐 겁이 났다. 본가에 가서 자고 올 때도 모닝 페이지 노트를 꼭 들고 가서 아침마다 눈을 뜨면 바로 썼다. 초반의 글들은 대부분 초조함 마음들이 담겨있다. 매일 같이 써 내려가다 보니 현재 나의 상태가 어떤지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점점 더 나를 알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글로써 감정들을 내뱉고 현재 상황을 정리하고 사실 가장 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솔직하게 적어 내려가다 보니 더 뚜렷하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여전히 초조하고 약간의 강박은 있지만 6개월째 모닝 페이지를 쓰고 있는 시점에 나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우선 내가 연재하고 있는 이 글들을 쓰게 되었고 내 작업의 방향성을 알게 되었다. 정리되지 않았던 복잡한 것들이 차즘 차즘 정리가 되어간다. 그리고 지칠 때마다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어제의 내가 어떤 고민을 안고 하루를 시작했는지 확인하면서 오늘도 다시 굳은 다짐을 해본다. 인생에 느닷없이 방황기가 시작되고 혼란스럽다면 모닝 페이지 혹은 일기라고도 얘기할 수 있는 글을 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