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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영 Nov 19. 2024

'사랑'을 묘사하자면,


 가라앉아 있던 그것이 표면 위로 떠오르기 전까지, 나는 그것이 이토록 강인한 형태임을 깨닫지 못했다. 그것이 밖으로 튀어 오르기 전까지, 참고 있던 숨을 토해내며 헐떡이기 전까지. 그 녀석들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숨 막혀 죽으라고 그 몸들을 있는 힘껏 눌렀다. 그러다 마침내 형태 하나가 튀어 올랐다. 그것은 내 심장을 있는 힘껏 쥐며 말했다. 아직 살아 있다고, 죽지 않았다고. 그 얼굴을 마주하니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죽어있는 줄 알았는데, 여전히 내 앞에 살아 있었다. 어쩌면 그리워하던 감정이 아니었나? 이토록 말캉거리고 매끈한 감정이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내 안에 숨 쉬고 있었는데, 나는 잊고 있었다. 어쩌면 애써 덮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련하기도 하고, 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 감정의 형태들을. 먹먹한 가슴을 억누르며, 터져 나올 것 같은 울음을 참았다. 턱밑까지 차오른 그리움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숨을 참았다. 울음으로 가득 찬 목울대가 울렁울렁거렸다. 수많은 형태들의 물살로 영혼은 멀미를 앓기 시작했고,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심장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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