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홀리, 졸리 편
어느 날 갑자기 윌 바이어스(노아 슈냅)가 실종됐다. 동시에 신비스러움과 미스터리함을 간직한 일레븐(밀리 바비 브라운)이 등장했다. 모두 다 걱정인 가운데 마이크의 누나 낸시(나탈리아 다이어)와 스티브(조 키어리)의 사랑은 깊어만 간다. 낸시는 절친인 바버라와 함께 스티브 집에서 열리는 작은 파티에 참석한다. 하지만 이 파티에서 바버라는 정체 모를 괴물에게 납치를 당한다. 아무도 바버라가 실종된 지 모르는 채, 바버라가 정신을 차린다. 눈을 떠보니 아무도 없다. 낯선 공간이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로 친구인 낸시의 이름을 연이어 외쳐 보지만 낸시는 들을 수 없다. 그렇게 윌에 이어 바버라도 실종된다.
조이스(위노나 라이더)는 실종된 윌의 엄마다. 아이를 잃은 엄마가 다 그렇듯,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불안함과 초조함이 증가한다. 집안 구석구석을 뒤지고, 동네 주면을 샅샅이 찾았지만 아들인 윌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 땅으로 꺼졌을까, 하늘로 솟았을까. 아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근심과 걱정이 극에 달하고, 정체불명의 전화가 걸려와 기괴한 소리만을 낼 뿐이다.
그런데 그때 깜빡인다. 처음엔 단순 전기 결함, 정전인 줄 알았는데, 집안에 있는 조명들이 깜빡거리는 횟수가 잦아진다. 엄마의 직감이었을까. 조이스는 단번에 알아챈다. 이러한 이상현상이 아들인 윌이 보내는 신호라는 점을 꿰뚫는다. 윌의 형인 조나단(찰리 허튼)은 깜빡거리는 조명기구에 민감하게 구는 조이스를 어처구니없어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제발 정신 차리라"라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확신한다. 꺼졌다 커지기를 반복하는 조명의 반응이 아들이 살아있음을 나타내는 생존 징후라고 확신한다.
처음에 두 눈을 의심했다. 이 얼굴을 다시 볼 수 있다니, 이 이름을 얼마 만에 듣는 것인지 생각을 더듬어 올라가게 했다. 영화 <가위손>, <드라큘라>, <비틀쥬스> 등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위노나 라이더의 연기를 넷플릭스 드라마에서 볼 수 있어서 놀라웠다. 오스카 상에 두 번이나 노미네이트 되고, 수준 높은 연기를 넘어, 뛰어난 미모로 뭇 남성들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배우이자 여성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놀라고 반가웠던 이유는 간단하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에서 조이스를 연기한 위노나 라이더가 그동안 갖은 구설과 논란에 휩싸여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절도'. 위노나 라이더는 2001년 12월 비버리 힐즈의 한 백화점에서 5천500달러 상당의 의류와 액세서리의 절도 방지용 꼬리표를 들고 밖으로 나서다가 백화점 경비원과 몸싸움을 하게 된다. 곧바로 경찰이 체포됐는데, 위노나 라이더는 "다음 배역을 위한 연기"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범행을 부인한다. 검거 당시 약물 의혹도 있어 절도에 이어 약물 소지죄로 기소당한다.
실력 있는 변호사를 선임했지만, 위노나 라이더는 결국 유죄 판결을 받게 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이전에도 절도를 한 사실이 드러나 그녀의 만행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4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 3천700달러의 벌금, 3년 간의 보호관찰 등의 조치를 받게 되는데, 배우로서 화려한 연기 경력이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때 당시 이슈는 미국 9.11 테러의 배후로 알려졌던 오사마 빈 라덴의 사살 이슈까지 밀어낼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대중의 관심 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영화와 드라마에서 사라진 그녀를 넷플릭스 <Stranger Things, 기묘한 이야기>에서 다시 보게 됐다. 배우로서, 그리고 한 사람으로 밑바닥으로 떨어졌던 그녀의 부활(?)을 볼 수 있었다. 수많은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미모는 과거에 비해 손색이 없었는데, <Stranger Things, 기묘한 이야기> '홀리, 졸리' 편에서 두 아이를 가진 이혼모로 변한 것도 모자라, 한 아이를 잃고, 이 아이를 찾아 나서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피 끓는 모정(母情)을 보여줬다. 위노나 라이더는 '홀리, 졸리' 편에서 시쳇말로 '하드 캐리(팀워크가 중요한 게임에서 팀을 승리로 이끄는(carry) 역할)' 했다.
위노나 라이더의 연기는 추억을 돋게 했다.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에서 보여준 조이스라는 엄마의 모습은 과거 위노나 라이더가 보여줬던 미모와 연기를 저절로 생각나게 했다. 과거에도 무슨 배역이든 잘 소화했던 그녀의 연기력은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홀리, 졸리' 편에서 지금도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1990년 영화 <가위손>에서 조니 뎁이라는 뭇 여성의 마음을 설레게 했더 남성 배우와 견주어도 전혀 밀리지 않았던 전성기 시절의 모습 떠올리게 했다. '위노나 라이더'라는 이름만으로, 그리고 그녀의 존재감 때문에 다음 회차가 저절로 기대되게 했다. 과거의 구설수와 논란은 끼어들 틈이 없을 정도로 '홀리, 졸리' 편에서 연기력이 압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