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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콩 Feb 18. 2023

다채로운 샌디에고

리틀이태리/발보아 파크


미국에서 정착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더니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샌디에고를 추천했다. 따듯한 날씨에 다채로운 문화가 꼭 나에게 잘 맞을 것 같다는 이야기들이었다. 결론적으로 샌디에고는 정말 마음에 드는 도시였다. 하지만 여행하기엔 좋았지만 살고 싶은 도시인지는 잘 모르겠다. 주말을 이용해 2박 3일 정도 샌디에고 여행을 했다. 미국은 여행할 때마다 살인적인 물가로 나의 주머니를 오들오들 떨게 만든다.


미국의 물가

 처음 내가 미국을 왔던 건 2011년이었다. 그때 환율이 꽤 높았는데도 물가가 이렇게 높다고 느끼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당시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한인민박에 머물렀는데 1박에 약 30불 정도 냈던 것 같다. 5년 전 알렉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묵은 도미토리 호스텔은 주말에 100불이 훌쩍 넘었다. 10년 전과 물가를 비교해선 안되지만, 2011년, 2012년, 2018년, 2019년, 2022년 여러 차례 미국을 오고 가며 물가상승은 정말 매섭게 올라가고 있는 것 같다. 지난여름 샌프란시스코에서 길거리 핫도그를 하나 사 먹으려 했더니 10불을 내라 한다. 정말 핫도그번에 저렴한 소시지 하나 올라가는 게 전부인 핫도그인데, 10불이라니. 그때 환율로 핫도그 하나에 14000원이 넘는 셈이다.

 경제학을 잘 모르지만 미국의 임금은 타국가랑 비교하면 꽤 높은 편이다. 급여가 꾸준하게 계속 오르니 인플레이션이 계속 오르고, 나 같은 외지인은 이 물가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다만 이 국가 내에서도 급여를 잘 받는 직업들은 잘 받지만 그렇지 못하는 이들은 말도 안 되는 물가에 작은 방한칸 구할 수 없어 길거리로 나오는 홈리스들이 꽤 많다. 지난여름 산타크루즈에서 만난 한 우버 기사는 젊은이들이 2 잡, 3 잡을 뛰어야 겨우 월세를 내고 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 미국 내 월세는 어마어마하게 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월세 들인 것이다. 기본 3000불-4000불 정도를 지불해야 4인가족이 지낼만한 집을 겨우 구하는 것이다. 이번에 집을 구하며 알게 된 사실은, 신용등급이 없으면 집 렌트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신용등급은 직장이 있어야 하고 꾸준한 크레디트를 쌓아 올려야 렌트를 할 수 있는 것인데, 제대로 된 직장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집조차 구할 수가 없고 그리하여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로 형성된 것이다.

 

 우리 커플은 숙박비에 돈을 쓰는 것을 매우 아까워한다. 나는 맛있는 것을 먹거나 경험을 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지만 숙박비는 자고 일어나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너무 속상하게 느꼈던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2박에 정말 말도 안 되는 저렴한 모텔에서 280불을 지불했다. 3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이 면 2박에 다른 나라에서는 나쁘지 않은 퀄리티의 숙소에서 묵을 수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더 화가 나는 것은 대부분 주차비를 별도로 1일에 50불씩 받아 결국은 숙박비에 말도 안 되는 주차비를 더 추가하면 어마어마한 숙박비를 내야 하는 것이다. 조금 괜찮은 숙소에 묵을까 하고 보니 처음 보이는 가격은 1박에 150-200불 정도지만 텍스와 주차비를 합하면 1박에 300-400불은 거뜬히 도 넘는다. 말도 안 되는 퀄리티의 말도 안 되는 가격인 것이다.



리틀 이태리


 샌디에고 물가는 LA에 비해 조금 더 저렴하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비싼 레스토랑을 가자면 정말 비싸겠지만 리틀이태리에서 와인 한 병에 라자냐, 라비올리를 시켰는데 68불 정도를 지불했다. 팁을 내고 나니 약 80불 정도 냈던 것 같다. 영수증을 보고 놀라 사실 그다음 주 당일치기 샌디에이고 여행에서 또 갔더랬다. 음식맛은 소소했지만, 그 분위기와 와인은 최고였다. 나는 개인적으로 리틀이태리를 너무 좋아했는데, 정말 다양한 문화가 함께하고 그 문화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맛집을 찾노라 한다면 추천하지 않지만 분위기로 배부름을 충족시키겠다라고 한다면 추천하고픈 레스토랑이다. 참, 티라미수는 꽤 괜찮은 맛이었다. 두 번째 방문에서는 나는 파스타를 따로 시키지 않았고 티라미수만 시켰다. 라비올리는 별로였고, 치킨 팔미지아나는 꽤 먹을만했다. 사실 두 번씩이나 방문할 생각이 없었는데, 식당 앞 길거리 바이올린 연주자의 감성이 우리를 다시 이끌었다.

(좌) 리틀 이태리 레스토랑 앞 바이올리니스트/(우) 리틀이태리 파머스 마켓



파머스 마켓

리틀이태리에는 매주 수요일, 토요일(8:00~14:00) 파머스 마켓이 열린다. 최근에 본 파머스마켓 중 가장 크고 길고 많은 것들이 있었다. 다만 파머스마켓인데... 물가가 착하지는 않다. 우린 그리스와 레바논에서 온 올리브를 한 박스 구매했다. 가격은 15불. 파머스마켓이지만 현금잔돈이 없고 카드결제가 가능했다. (이상한 파머스마켓..)


발보아 파크(Balboa Park)
 

사실 큰 관심 없었던 발보아 파크. 시할아버지가 샌디에고에있는 동물원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해 줘서 검새개보기 시작했다. 사파리형식의 동물원은 우리는 패스했다. 이미 아프리카에서 많은 사파리를 경험했고, 큰 비용을 들여 동물원 입장하는 것에 대한 큰 흥미가 없었던 것이었다. 다만 스페니쉬 빌라지와 여러 건축물 구경에는 정말 재미있었다. 나는 알렉스를 2015년에 스페인에서 처음 만났다. 우리가 스페인을 여행하던 시절 이야기하며 수년 전 그때의 기억에 잠겨 걷기에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중간중간 무료 박물관도 있어서 미술작품을 보는 소소한 시간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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