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토세 시코츠코
5월 황금연휴에 떠나는 여행
5월 갑자기 생긴 연휴에 집에만 있기는 싫고 멀리 갈 시간은 안되고 뒤늦게 대명리조트를 예약하자니 객실도 없을 것 같고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가 홍콩을 갈까도 생각했었지만 너무 더울 것 같아 날씨가 선선한 곳을 찾다가 홋카이도로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신치토세 공항 인, 아웃 일정으로 며칠 전에 부랴부랴 비행기 티켓이랑 호텔을 예약했다.
비행기 티켓을 찾던 중 시간대랑 금액이 맞는 항공사가 진에어라서 처음으로 걱정 반 기대 반 예약 완료
전날 여행자보험 가입하는데 공인인증서 때문에 한 시간 이상을 끙끙대다가 겨우 해결하고 늦은 저녁을 먹고 짐을 싸고 대충 집을 정리하고 나니 벌써 나갈 시간! 언제나처럼 밤을 꼬박 뜬 눈으로 보내고 씻고 준비를 마친 다음 집 앞에서 4시 42분 공항버스를 타고 6시가 다 되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버스 안에서 혹시나 하고 동일한 일정으로 비행기표를 다시 검색해보니 내가 결제한 금액보다 몇 만 원 싸게 예약할 수 있는 좌석 등급이 오픈됐더라는...
당일 표도 인터넷에서 예약이 가능하구나, 아깝다 생각은 했지만 실시간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변경 수수료도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기존에 예약한 내용을 그대로 두었다.
오전 8시 20분 비행기라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도착 시간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역시나 황금연휴라 그런지 공항은 사람들로 붐빈다!
진에어는 따로 인터넷 혹은 모바일 체크인을 사전에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카운터에서 줄을 서서
체크인을 해야 하는데 도착해보니 이미 구불구불 줄이 길다! 그래도 다행히 수속을 해주는 직원들의
발 빠른 대처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비행기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그다음 전날 급하게 환전을 위해 위비 앱을 실행해보니 위비 토크 앱을 깔고 더 보기 버튼 클릭하면 환전 우대를 90%까지 받을 수 있는 이벤트가 진행 중인 것을 확인하여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깔고 3만 엔을 신청한 다음 가상계좌에 입금을 하고 당일 3층에 위치한 우리은행에서 단위를 적당히 섞어 엔화를 받아 챙긴 다음 바로 보안 수속을 밟기 위해 들어갔다.
그런데 그곳도 사람이 많다!
지난번 3월에 일본 여행을 위해 공항에 갔을 때 대기 시간이 길어져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뻔한 상황을 겪고 나서 이번에도 그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빨리빨리 검색대를 별 무리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입국 심사를 얼마간 기다린 끝에 받고 나서 아빠 생신 선물을 구매한 다음 모노레일을 타고 진에어 탑승동에 도착
원래 공항 도착하자마자 스타벅스에 들러 유효 기간이 다 되어가는 기프티콘을 써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려고 했는데 깜빡 잊고 바로 이동하는 바람에 사용을 못하게 되어 다른 브랜드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게이트 근처 파리크라상에서 당근 & 오렌지 주스를 파는 것을 확인하고 하나를 골라 결제한 다음 바로 벌컥벌컥 다 마셔버렸다!
조금 더 기다려 드디어 진에어 비행기 탑승
난 3명이 앉을 수 있는 열에서 창가 쪽 자리 배정...
탑승 대기 줄을 설 때 앞에서 여섯 번째 정도 순서였어서 빨리 배정받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대한항공 계열이라 그런지 비행기 자체는 사이즈가 작아도 안에 시설이나 좌석 공간 등은 저가항공 치고는 괜찮은 것 같다.
봄이라 베이비핑크 재킷을 입고 나왔는데 컬러가 너무 예쁘고 피부톤이 확 살아나는 것이 사진도 잘 받는다.
인천공항 -> 신치토세공항
인천공항에서 신치토세공항까지 2시간 정도 소요
잠을 못 잔 탓에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기내식 안내 방송이 나온다!
여승무원이 우선 물을 종이컵에 담아 먼저 주고 다음 기내식이 담겨 있는 박스를 건넸다!
열어보니 초밥이랑 빵, 딸기잼, 조그마한 바나나, 스푼, 포크, 물티슈, 휴지가 들어있다!
별거 없어 보였는데 의외로 맛도 괜찮고 구성이 나름 알차다!
배가 고프기도 했던 터라 급하게 뱃속에 넣고 또 꾸벅꾸벅 졸고 있는데 햇볕이 생각보다 뜨겁다!
날씨가 좋으려나 기대했던 것도 잠시 점점 하늘에 구름이 잔뜩!
오기 전 삿포로 날씨 정보를 찾아봤을 때 내내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걱정이다...
드디어 비행기는 공항에 별 무리 없이 내렸고 날씨는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그래도 비는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입국 신고서와 여권을 보여주고 입국 심사를 받은 다음 세관신고서를 내고 밖으로 나가려는데 매고 있던 가방을 좀 볼 수 있겠냐고 직원이 묻는다!
난 가방을 내려놓았고 뭐가 들었냐 하길래 옷가지가 들었다고 했더니 좀 보겠단다!
열어서 이것저것 살피더니 별거 없는 걸 알았는지 이내 그만 가보라고 얘기하더라는!
신치토세공항은 추석 때 스페인 가기 전 갔었고 거의 7개월 만에 다시 온 것!
그전보다 훨씬 더 깔끔해진 것 같고 그때는 좀 썰렁하다 느꼈었는데 그래도 이번에 보니 나름 공간이 알차게 꾸며져 있는 듯싶다!
신치토세공항 -> 시코츠코 이동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 다음 시코츠코행 로컬 버스를 타기 위해 1층으로 이동
밖으로 나가 시코츠코행 버스 타는 곳 위치를 알아두고 안으로 다시 들어와 편도 티켓을 구매했다! 가격은 1,030엔
11시 42분 버스가 도착할 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 공항 안으로 들어와서 자판기에서 복숭아 음료 하나를 사서 나와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시간 맞춰 버스가 왔다!
버스를 타고 얼마를 달리다 보니 JR치토세 역에서 부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올라타 내 옆자리에 앉았는데 내게 시코츠코행 버스가 맞는지 지명이 적혀있는 종이를 들이밀며 물어본다. 맞다고 하고 버스비며 오가는 시간이며 이것저것 안 되는 영어로 설명해주니 어디서 왔냐며 영어를 잘 한다고 덕담을 해준다!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니 자신들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인데 한국은 제주도를 가봤고 벚꽃을 좋아하는데 다른 곳은 이미 다 시즌이 지나서 시코츠코에 가서 벚꽃 구경을 해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일본어는 좀 하는지 돌아오는 버스 시간은 몇 시인지 조금 더
대화를 이어나갔다!
이상하게 늘 여행을 다니다 보면 내게 이것저것 묻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잘 모르지만 그래도 묻는 사람을 무시하고 지나갈 수는 없으니 최대한 친절하게 가르쳐준다고는 하는데 그 사람들은 어찌 느낄지...ㅋ
1시간가량을 달려 시코츠코에 버스가 도착했고 비로소 서로 즐거운 여행되라는 인사말을 남긴 채 그 부부랑 헤어져 길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시코츠코 도착
버스에서 내려 숙소 체크인 수속을 밟기 전에 아래쪽으로 내려가 시코츠 호수 입구 쪽을 먼저 살펴보았다.
하늘이 잔뜩 흐린 것이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
몇 개의 상점들이 있고 그곳에서는 해산물 꼬치, 옥수수, 감자 등을 파는 곳, 레스토랑, 커피숍, 그밖에 기념품 가게가 몇 군데 있었다.
시코츠 호수 비지터센터
시코츠 호수에 관한 전시실로 꾸며져 있고 관광 안내도 해주는 곳
시코츠 호수는 국립공원인만큼 환경청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한글로 된 치토세 관광 안내 책자도 구비되어 있고 그 밖에 관련 기념품점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이곳은 가족 단위로 방문해도 좋을 것 같은데 실감 나는 전시로 시코츠 호수가 생겨나게 된 과정이나 역사와 주변 자연 등에 관해 즐겁게 학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화상과 모형, 동영상, 이끼 동굴의 실물 크기 패널과 시각, 청각을 활용한 주변 생태계도 알기 쉽게 잘 꾸며져 있다.
점심 식사
시코츠 호수 비지터 센터를 구경하고 나와 주변에 점심을 먹기 위한 식당을 찾던 중 메뉴를 보기 쉽게 안내해놓은 곳이 있어 가게 안으로 들어가 홋카이도 버터 라멘이랑 샨쇼쿠동을 시켰다!
기내식으로 간단히 빵을 먹은 이후로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제대로 먹질 못해 양껏 주문을 했는데 두 가지 메뉴 모두 맛이 좋다!
무엇보다 버터 한 조각이 통으로 들어있었던 라멘도 먹기가 좋았는데 왜 집에서 끓이면 이런 맛이 안 나는지 모르겠다.
다음으로 샨쇼쿠동은 삼색 덮밥인데 밥 양이 살짝 아쉽긴 했지만 해산물의 신선도가 정말 환상이었다!
두 가지 메뉴의 총 결제 금액은 3,050엔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제대로 된 시코츠 호수 관광을 위해 가게를 나섰다!
시코츠코 (시코츠 호수 / 支笏湖)
지금으로부터 약 4만 년 전, 격렬한 화산 활동으로 탄생한 칼데라호로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신비의 호수라고 한다.
최대 수심은 360m에 이르고 엄동기에도 웬만해서는 얼지 않는 '일본 최북의 얼지 않은 호수'라고 한다.
수질의 투명도는 20m 깊이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일본 내 청정 수질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야마센 철교
주황색 철교는 홋카이도에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교로 1899년 홋카이도 관립 철도 카미카와선 (현재 JR하코다테선)의 스나가와 ~ 모세우시 사이의 소라치 강에 걸리는 [제 1 소라치 강 교량]으로서 사용되고 있었으나 1924년 오우지 제지회사에 팔려 [호반 다리]로서 현재의 장소로 이전되어, 당시의 오우지 경편 철도 (통칭 아마선)의 철교로서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 후 1951년 경편 철도가 폐지되어 1967년에 철교는 시코츠 호수의 심벌로서 치토세시에 기부되었고 현재의 것은 1997년에 수선 복원 공사를 실시해 새롭게 단장한 모습이라고 한다.
해가 저물어 오렌지빛으로 물드는 시코츠 호수에 철교의 실루엣이 비치는 광경은 향수를 자극하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기념 촬영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비인지 눈인지 추적추적 내리고 바람도 엄청 불어서 으슬으슬했지만 그래도 절경은 놓칠 수 없으니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버스에서 만났던 말레이시아 부부를 또 만나 사진도 찍어주고 바람이 불아 무척 춥다는 말과 함께 잠깐의 대화를 또 주고받고 헤어졌다!
일본 치토세 2박 3일 숙소
레이크 시코츠 츠루가 리조트 스파 미즈 노 우타
(Lake Shikotsu Tsuruga Resort Spa Mizu no Uta / 水の謌)
추운 곳에서 벌벌 떨다가 300엔짜리 옥수수 하나를 구매했다! 특이했던 것은 구운 옥수수를 파란색 통을 열어 뜨거운 물에 한 번 담갔다가 봉지에 싸서 준다는 거!
옥수수를 받아 외투 주머니에 넣고는 주변을 대충 둘러보다가 체크인을 위해 숙소 안으로 들어와 신발을 벗고 체크인 요청을 했더니 조금 기다리라고 하기에 화로 근처 소파에 앉아 가방을 내려놓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다행히 여행을 떠나기 며칠 전에 알아봤는데도 객실이 남아 있어 바로 예약해두었던 료칸 형태의 리조트인 미즈 노 우타는 우리말로 번역하면 물의 노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이곳은 총 3층 규모로 로비 가운데는 화로가 있어서 저녁 때는 마쉬멜로우도 구워 먹을 수 있다고 하고 입구 쪽에는 하프 연주자가 마침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주었다.
조금 기다리니 예약 확인을 위해 여권을 달라고 하여 주고 건네주는 서류도 작성을 하고 대기 시간 동안 따뜻한 물수건이랑 차를 주길래 받아 한 잔 마시고 나서 객실 안내를 받아 이동했다.
저녁 식사 시간이랑 객실 청소에 대한 안내, 다음날 몇 시에 나갔다가 돌아올 것인지 시간 체크, 마지막으로 석식, 조식 티켓을 받은 다음 직원이 객실을 나갔고 주머니에서 봉지에 넣어두었던 옥수수를 꺼내 먹었는데 삶은 옥수수처럼 푹 퍼지지도 않고 적당히 쫀득쫀득한 것이 정말 맛이 좋았다!
룸 넘버 216호
이 객실은 노천 온천이 딸린 화양실로 열쇠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옷장, 화장실, 욕실 등이 있다.
여기에 하나의 문을 또 열고 들어가면 거기에 더블 침대 2개가 있는 침실이 별도 공간에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턱을 넘어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안마 의자와 TV, 소파가 있는 거실 공간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소파 뒤쪽에는 노천탕이 별도의 공간에 꾸며져 있다!
노천탕 옆에는 누워서 쉴 수 있는 공간도 따로 마련이 되어 있고 바깥쪽 풍경도 가깝게 감상이 가능하다.
이곳은 혼자 쓰기엔 정말 넓디넓은 공간 다음에 꼭 부모님이랑 같이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실료는 2박인 것을 감안하면 고급 료칸보다는 조금 저렴한 편이지만 일반 비즈니스호텔 비용에 비하면 한 6배 정도 더 되는 것 같다!
객실 구경을 마치고 나서 안마의자에 앉아 여독을 풀고 잠을 못 잔 탓에 침대 위에서 쓰러져 자다가 예약해놓은 저녁 식사 시간이 다 되어 열쇠랑 카메라, 휴대폰을 챙겨 객실을 나왔다!
저녁때가 되니 좀 더 포근한 느낌을 주는 로비 분위기가 좋아한 번 쭉 둘러보고 시간이 조금 남아 3층 기념품점에 들러 살게 없는지 살펴본 다음 슬리퍼로 갈아 신고 연결 통로를 통해 레스토랑으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