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독립 출판을 하기로 마음 먹었는가?
독립 출판이란 말 그대로 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 스스로 자신이 만들고 싶은 책을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하고, 제작해서, 원하고 싶은 곳에서 판매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나 또한 기획부터 글쓰기, 교정, 편집, 디자인까지 인쇄를 제외한 모든 과정을 스스로 진행했다.
스스로 책을 만들면서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오기 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그러한 노력에 비하면 우리가 책 한권 당 지불하는 평균 약 만 오천원의 가격은 결코 그리 비싸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소비자에서 창작의 주체가 되고 싶었다.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의 이야기를 타인과 공유하고 싶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에서 작가로 불리면서 글을 쓰고 브런치 북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세계에서 이리저리 부유하는 글자들이 아닌, 하얀 종이에 활자로 뚜렷하게 인쇄되어 물성을 가진 진짜 책이 내 눈 앞에 있는 것을 보니 나의 글과 생각에 책임감이 생기기도 했다.
책을 출간하여 돈을 벌고 싶다는 욕심은 없었다. 그저 창작자가 되고 싶었다. 창작의 주체가 되고 싶었다. 항상 독자, 소비자, 구매자의 입장에서 컨텐츠를 접했지만 반대의 입장에서 창작자가 되어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컨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가진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다가 공모를 통해서 책을 출간하는 작가들도 많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대단한 스펙과 필력, 소재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 스스로가 하나의 출판사가 되어 모든 작업을 독립적으로 하기로 했다.
독립 서적의 출판의 과정은 그렇게 쉽지만은 않았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했다. 중간에 포기하려고 했던 적도 있었고, 실제로 글쓰기를 접은 적도 있었다. 왜 쓰는 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글, 읽혀지는 글이라는 생각을 하니 애써 포장을 하고 자기검열을 하면서 솔직해지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썼다. 쓰고 싶었다. 그리고 어느새 책이 내 손에 들어와 있었다.
이런 나의 첫 독립 서적 출간 과정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